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클라이언트 게임의 비중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웹게임과 모바일게임의 급 성장에 따른 결과다. 중국의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17게임(17game) 순 징킹 (Sun Jingqing) 대표는 5일 코엑스에서 열린 KGC 2014 무대에 올라 중국 게임시장의 현황과 클라이언트 게임의 위기상황을 공개했다.
순 징킹 대표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클라이언트 게임 유저는 꾸준한 1억 5,200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 중 1/10에 달한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한해만 536억 6,000만 위안(약 9조 4,46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중국 게임시장의 부흥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성장폭이다. 2008년에만 유저수가 전년 대비 72.4%, 2010년 65.%를 기록했던 반면 2011년 이후에는 10%를 맴돌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8.6%의 한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0%~30%의 성장폭을 보였던 영업이익은 2013년에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대에 머무르며 저조한 성장곡선을 그렸다.
순 징킹 대표는 클라이언트 게임의 성장폭 감소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에서 찾았다.
하나는 소수 유저에게만 의지하고 있는 중국 특유의 비지니스 모델이다. 무료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는 중국 유저들은 과금 없이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습관’이 있다. 다만 소수의 유저들은 더 나은 보상을 위해 게임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들의 결제액수가 압도적으로 높아 개발사들이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순 징킹 대표의 설명이다.
결국 개발사는 VVIP를 위한 콘텐츠를 많이 내놓고, 이에 박탈감을 느낀 무과금 유저들은 게임을 이탈하게 된다. 그는 점차 게임의 인기가 떨어지면 과금 유저 역시 게임을 떠나는 이러한 악순환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중국 게임 유저들이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안 쓰면 게임을 못 하는 것’이었다. 아이템이 비싸거나 게임의 공평성이 떨아진다는 점도 이탈의 원인이었다. 그 밖에는 해킹과 계정의 안정성 등 보안 문제도 있다.
두 번째는 원인은 웹게임과 모바일게임의 급격한 성장이다. 실제 클라이언트 게임이 전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2008년에는 90%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으나, 2013년에는 64.5%로 대폭 하락했다.
순 징킹 대표는 중국의 네트워크 상황이 외부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설 근로자, 육아 도우미 등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직종의 종사자들은 게임은 커녕 인터넷 자체를 접하기 어렵다. 일반 샐러리맨도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PC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이후 캐주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접근성의 이유로 MMORPG 유저 역시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형세다.
그러나 순 징킹 대표는 클라이언트 게임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게임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0대~20대 남성 중심의 유저층이 점차 여성과 고연령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할머니, 아들, 손자가 컴플레인을 위해 함께 17게임 본사에 방문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클라이언트 게임의 확산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또한, 다양한 게임을 경험한 유저들이 점차 차별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사운드, 풍부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클라이언트 게임, 특히 MMORPG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 유형이 다양화되면서 고품질의 하이엔드 전략이 추세가 되고 있다. 유저들의 선호와 시대 발전에 따른 게임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MMORPG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모두 중국인에게 선호되고 있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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