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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로스트 아크 “영상으로 보여준 건 모두 실제 구현된 것이다”

지스타 2014 현장에서 만난 스마일게이트RPG 지원길 대표

김승현(다미롱) 2014-11-22 00:40:17
<로스트아크>가 20분에 달하는 신규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전투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이전 영상과 달리 탐험과 생활, 미니게임 등 다방면의 콘텐츠를 보여줬다. 새 영상에 대한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하지만 너무도 방대한 구상 탓인지 일각에서는 이러한 콘텐츠가 제대로 구현될지, 그리고 제때 완성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의견도 많았다. 과연 스마일게이트 RPG는 어떻게 <로스트아크>를 만들어 갈 계획일까? 지스타 2014 현장에서 지원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스마일게이트 RPG 지원길 대표


캐릭터 밸런스? 스킬개조와 조합으로 극복하겠다


13일 공개한 영상에 비해 콘셉트가 많이 다르다. 그 때는 전투에 집중했다면, 이번 영상은 비전투 콘텐츠에도 상당히 무게를 두었다.

지원길 대표: 사실 이번에 나온 콘텐츠 모두 13일 있었던 개발발표회에서 공개되었던 것들이다. 다만 그때 함께 공개한 영상이 액션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많은 유저 분들이 <로스트 아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더라. 그래서 이번 영상은 <로스트 아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담고자 노력했다.


‘워로드’ ‘배틀마스터’ 등 신규직업 3개를 공개했다. 사전에 공개된 직업만 7개, 목표까지 합하면 총 18개인데 유저들이 혼란스러워 하거나, 직업 간 서로 콘셉트가 겹치진 않겠나?

지원길 대표: 캐릭터는 처음 6개 캐릭터로부터 3개씩 분화되는 방식이다. 시작은 6개 캐릭터기 때문에 적응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콘셉트에 대해서는 이미 기본적인 것이 모두 짜여져 있다. 사실 설명만 들어보면 6개 캐릭터에 3개 전직을 더한 개념이지만, 타 게임과 달리 분화된 캐릭터가 운용법이나 콘셉트는 물론 UI, 무기 등 모든 것이 상이하다. 여기에 추가로 최종전직(?) 이후 또 다른 심화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캐릭터가 이렇게 많다면 밸런스나 선호도 문제가 발생할 법도 하다. 어떻게 대비할 계획인가?

지원길 대표: 특정 캐릭터에게 유저가 쏠리는 것은 다른 캐릭터가 매력이 없을 때가 아니라 게임이 하나의 가치만 제공할 때다. <로스트 아크>에서는 PVE나 PVP에 강한 캐릭터, 똑 같은 PVP라고 하더라도 특정 상황이나 직업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먹고 먹히는 상성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상성이라는 것이 단순한 직업 디자인 상의 기계적인 밸런스는 아니다. <로스트 아크>는 트라이포드라는 스킬 개조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가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수도 제한된다. 유저는 이러한 것을 고려해 끊임없이 상황에 걸맞은 스킬 조합을 고민해야 한다. 

어느 하나 정답이 없기 때문에 ‘취향’ 말고는 쏠림을 불러 일으킬 요소는 없을 것이다. (웃음)


신규 클래스인 ‘워로드’ 같은 경우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건랜스’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지원길 대표: 아무런 영감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얼마나 독창성이 있느냐 보다는 이것이 얼마나 더 재미있느냐를 따진다. 아, 물론 이 말이 무작정 복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과 비슷한 것이 있더라도 이것을 얼마나 짜임새 있게 발전시키느냐, 그리고 얼마나 게임에 잘 녹이느냐가 아닐까? 참고로 워로드 같은 경우 처음은 방패를 든 ‘탱커’ 성향의 캐릭터로 구상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너무 전형적이라는 의견이 있어 대포라는 이미지를 추가했다. 

MMORPG라는 장르 상 실제 느낌은 언급된 작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자세한 것은 2015년 있을 CBT에서 보여주겠다.




콘솔 RPG와 같은, 여행하고 싶은 RPG가 목표


신규 영상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항해나 숨겨진 지역 같은 필드 상호작용 요소다. 쿼터뷰 MMORPG치고는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지원길 대표: 단순히 전투와 파밍만 반복하는 전형적인 한국형 RPG의 구조를 탈피하고 싶었다. 온라인게임이 태동하기 전, 우리가 즐겼던 PC나 콘솔 RPG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최근 MMORPG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다.

이런 재미를 온라인에서도 구현하고 싶었다. 모험 콘텐츠, 월드맵 어드벤처라고 이름 지은 시스템이 바로 이것을 위한 것이다. 단순히 비주얼만 좋게 만들어 일회성 감탄사를 남기고 싶진 않다. 끊임없이 의외의 일이 생기고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마치 여행하는 것만 같은 RPG가 목표다.


그렇다면 반대로 일반적인 MMORPG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그런 콘텐츠가 힘들고 귀찮게 다가오진 않을까?

지원길 대표: ‘이러한 것도 재미있어’라는 생각으로 넣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퀘스트나 이벤트 등을 통해 꾸준히 이런 장치를 안내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싫어하는 유저들에게 강요하고 싶진 않다. 

애초에 <로스트아크>의 목표부터가 ‘RPG가 줄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자’다. 전투만 하는 것이 좋다면 그것만 해도 무관하다. 어디까지나 선택지 중 하나니까. 물론 그 경우 그 콘텐츠가 주는 재미나 보상은 얻지 못하겠지만, 그것은 모든 선택지가 그런 것이 아닐까? 

아, 참고로 <로스트아크>에는 특정 콘텐츠가 필수 콘텐츠가 될 강력한 보상 같은 것은 없다. 그러니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겨달라.




반딧불을 풀어 맵을 밝히거나 재단에 불을 피워 숨겨진 던전을 찾는 등 필드에 상호작용 요소가 많다. 혹시 이러한 요소가 필드나 던전에 얼마나 구현될까?

지원길 대표: 일단 정해진 것은 없다. 기획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지역에 얼마나 장치를 넣어야지’같은 정량적인 기획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차피 각 필드가 유저에게 주는 경험의 양은 일정하지 않다. 

만약 초반 지역 필드면 빠른 성장 탓에 유저에게 많은 것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반면 최후반 필드라면 어쩌면 유저가 하루 중 대부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정량적인 기획보다 더 신경쓰고 있는 것은 이러한 장치들이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얼마나 선사하느냐다. ‘필드에 XX개의 장치를 넣자’라는 기획보다는 ‘플레이 타임 X시간 당 이런 경험을 최소 한 번은 하게 하자’가 더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영상 중반부 배를 타고 바다를 여행하는 ‘월드맵 어드벤처’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것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지원길 대표: 순수하게 ‘탐험’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캐릭터가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배를 얻어 바다에 나갈 수 있게 된다. 유저는 배를 몰아 숨겨진 지역을 밝힐 수도 있고 해적선 습격과 같은 랜덤 이벤트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 이외에도 해상에서만 가능한 생활형 콘텐츠, 무인도 점령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연계를 고민 중이다.




섬을 발견하고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 섬은 유저 개인의 공간인가, 아니면 길드 등 특정 단체를 위한 공간인가?

지원길 대표: 기본적으로는 개인 공간이다. 다만 아직 자세히 공개하긴 힘들지만 유저 간 교류를 할 수 있는 무언가의 장치도 추가될 예정이다. 2015년 CBT를 기대해달라. (웃음)


“다 만들 수 있냐고? 조급해하지 않겠다”


‘생활레벨’이라는 별도의 레벨이 존재하더라. 그렇다면 혹시 전투 없이 생활 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가?

지원길 대표: 솔직히 장르 특성 상 그것까지 배려하긴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유저 간의 교류라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로스트아크>의 생활형 콘텐츠는 거쳐가는 무언가가 없다. 저레벨에 만드는 생산물이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유저들에게 필요가 생긴다. 때문에 저레벨 지역에서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라도 고레벨 유저와 교류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전투레벨보다 생활레벨이 높아질 수도 있다. 




생활 스킬 영상을 보니 채광만 하더라도 곡괭이부터 채광폭탄까지 도구가 다양하더라.

지원길 대표: 기본적으로 생활 스킬이 성장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아지는 방식이다. 다만 성장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모조건 나중에 얻는 도구가 좋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채광 스킬의 경우 초반에는 곡괭이만 사용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채광폭탄이나 채광 전용 기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분명 나중에 해금되는 도구일수록 범용적으로 좋은 쓰임을 가진다. 하지만 폭탄이라면 위력(?)은 좋아도 섬세한 작업은 힘드는 등의 각각의 특성은 존재한다. 


‘술 많이 먹기’나 ‘카드게임’ 등 미니게임을 많이 선보였다. 어느 정도 볼륨을 계획하고 있으며, 게임 내 비중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가?

지원길 대표: 현재 5~6종이나 계속 개발 중이라 최종적으로 몇 개의 미니게임이 적용될지는 모르겠다. 미니게임은 말 그대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로스트 아크>의 콘텐츠 기조 자체가 다른 콘텐츠와의 연계이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콘텐츠가 되진 않을 것이다.



관람객이나 유저들 모두 반응이 좋다. 다만 목표한 콘텐츠가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것이 온전이 구현될지 우려하는 인원도 있다.

지원길 대표: 게임을 만들 때부터 들었던 질문이다. (웃음) 일단 중요한 것은 이것을 다 만들 수 있느냐라는 물음표다, 이것을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괜히 현실에 안주했다가 <로스트 아크>가 그저그런 게임이 되기를 원치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영상이 전부 콘셉트라는 것은 아니다. (웃음) 일단 현재 영상으로 보여준 것 모두 실제 구현된 것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다만 이와 별개로 갈 길이 아직 멀다. 전투 외의 콘텐츠는 아직 완성도도 떨어지고 콘텐츠 간 유기적인 연결도 고려해야 한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완성도 위주로 느긋하게 나가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기획이 한 번도 엎어지지 않았던 만큼 모두 예상하는 것보다는 빨리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스타 이후 계획이 궁금하다.

지원길 대표: 이제는 영상 대신 시연 가능한 버전을 선보여야 하지 않을까? 다만 아직 그 방법과 규모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자세한 것은 지스타 끝나고 회사 휴가가 다 끝난 다음에 생각하고 싶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