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와 양사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협력하기로 하고,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했다”며 경영참여 이유에 앞서 지난 2012년의 일을 꺼냈다.
물론 넥슨도 지난 2년 반 동안의 협업이 성과가 없었음은 인정했다. 그리고 이를 기존 협업구조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영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항상 강조하는 것은 양사의 기업가치 증가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2년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직후 양사의 입장은 어떻게 변했는지 당시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다시 확인해보자.
2012년 6월 8일, 넥슨 엔씨소프트 지분 14,7% 확보 ‘최대주주’
FACT: 넥슨 일본법인은 8일 오후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넥슨이 인수한 주식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개인지분 3,218,091주로 주당 25만 원에 취득했다. 지분 인수에 들어간 비용은 금액으로만 따지면 약 8,045억 원이며, 대주주 프리미엄을 적용할 경우 약 1조 원에 해당한다. 지분 매각 이후 김택진 대표의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24.69%에서 9.99%로 낮아졌다.
넥슨의 입장 - 넥슨 일본법인 최승우 대표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다.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양사가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엔씨의 입장 - 김택진 대표
“게임과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하며, 향후 많은 협업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2012년 11월 1일, 넥슨 엔씨소프트 ‘마비노기 2’로 협업 시작
Fact: ‘넥슨 지스타 2012 프리뷰’ 기자간담회에서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본부장은 <마비노기 2>를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첫 협업 프로젝트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공동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엔씨의 입장 - 김택진 대표
“오랜 세월 동안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더 멋진 온라인게임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두 회사의 장점이 어우러져서 <마비노기 2>가 재탄생했으면 좋겠다. 여러분도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넥슨의 입장 - 데브캣 김동건 본부장
“아직까지 양사가 어떤 식으로 협력하게 될지, 어떤 역할을 서로 분담할지는 확답할 수 없다.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서 진행된다. 엔씨소프트와 처음으로 협력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마비노기 2>가 더 멋지게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2년 11월 7일, 김택진 대표 "넥슨과 초대형 M&A 준비했었다"
FACT: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직접 나선 김택진 대표는 인터뷰 자리에서 엔씨소프트의 지분매각에 대한 당초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처음에는 대형 M&A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발언
“넥슨의 김정주 대표가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양사가 합쳐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M&A를 추진하려고 했다. 8월을 목표로 추진했었지만, 뜻대로 안 됐다”
“그러다 보니 ‘한다, 안 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무튼 양사가 힘을 합쳐 M&A를 하려고 했던 시도는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였고, 더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외산 게임이 휩쓰는 상황에서 서로 힘을 합쳐 돌파하자고 뜻을 모았다”
2012년 12월 27일, 마비노기 2 개발팀 엔씨소프트 옆으로 이전
FACT: <마비노기 2: 아레나>(이하 마비노기 2)의 지스타 공개 이후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의<마비노기 2> 개발팀이 엔씨소프트와 가까운 곳에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하고 이전한다. 개발팀의 명칭도 ‘엔스퀘어’(N Square)로 바뀐다. 개발팀의 이전과 명칭변경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보다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협력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관계자
“<마비노기 2> 개발팀 이전 및 명칭변경 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것이 아직 없다. 다만, 현재 양사가 <마비노기 2>의 개발 협업에 대해 다양한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4년 1월 2일, 마비노기 2 개발 중단, 협업개발팀 해체
FACT: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공동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마비노기 2>의 개발이 중단.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협업개발본부 ‘N스퀘어’에 속해 있던 <마비노기 2> 개발팀은 김동건 본부장을 포함해 넥슨의 신설 개발조직 ‘게임기술연구소’로 이동,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입장- 서민 대표
“수년간 새로운 시도와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한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러한(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다. 적절한 시기에 보다 나은 모습으로 다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마비노기 2> 개발 조직은 앞으로도 회사의 핵심 개발 조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엔씨의 입장: 별다른 입장 발표는 없었음.
2014년 10월 8일, 넥슨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확보 15.08% 보유
FACT: 넥슨코리아가 10월 8일 엔씨소프트의 지분 8만 8,806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 8일 종가 기준(13만 원)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넥슨이 투자한 금액은 115억 원으로, 이로써 넥슨그룹은 일본법인과 한국법인을 합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5.08%를 보유하게 됐다.
넥슨의 입장 - 최현우 기업홍보실 실장
“(엔씨소프트의) 최근 주가 수준은 기업의 본질 가치 보다 크게 낮다고 판단해 투자 기업의 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 장내 매입 방식으로 추가 취득을 결정하게 됐다”
“엔씨소프트 지분의 15%이상을 확보했다고 해서 엔씨소프트 매출이 넥슨 재무재표에 오른다든지, 회계처리방식이 바뀌지는 않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경영 참여 계획은 없을 예정이다”
엔씨의 입장 - 윤진원 커뮤니케이션 실장
“넥슨이 공시한대로 이번 추가 지분 매입은 단순 투자 목적이다. 지분 매입에 대해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계속 주시할 것이다. 현재 지분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엔씨소프트가 가진 우수한 기술 개발력과 성장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4년 12월 8일, 공정위, 넥슨 엔씨소프트 기업결합 승인
FACT: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번 기업 결합 승인은 넥슨이 지난 10월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인수합병과는 무관하다. 넥슨은 지난 10월 넥슨코리아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0.38%를 추가로 매입하며 기업결합의 최소 요건인 지분율 15%를 넘겼다.
넥슨의 입장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식 추가 매입 계획은 없다”
엔씨소프트의 입장
“(넥슨이) 단순투자목적을 밝혔기 때문에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고, 추가 지분 변동 등이 있을 경우 재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1월 27일, 넥슨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하겠다."
FACT: 넥슨은 공시 및 보도자료를 통해 엔씨소프트로부터 취득한 지분 15.08%의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넥슨의 입장 -
“어려운 글로벌 게임 시장환경 속에서 양사가 도태되지 않고 상호 발전을 지속해 양사의 기업가치가 증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엔씨소프트와 대화해 나갈 것이다”
엔씨의 입장
"넥슨재팬의 이번 투자 목적 변경은 지난해 10월 ‘단순 투자목적’이라는 공시를 불과 3개월 만에 뒤집은 것. 이는 넥슨재팬 스스로가 약속을 저버리고, 전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심히 유감."
"엔씨소프트와 넥슨재팬은 게임 개발 철학, 비즈니스 모델 등이 이질적이어서 이번 넥슨재팬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고, 더 나아가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