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대학교가 영화 <잃어버린 이름>의 촬영 소식을 알리면서 ‘게임중독’이라는 표현과 함께 ‘게임에 빠진 청년이 길가던 행인을 묻지마 살해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인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3일, 동신대학교는 학교 홈페이지 뉴스 코너에 영화 <잃어버린 이름>의 촬영 소식을 알렸다. <잃어버린 이름>의 연출은 차두옥 교수가 감독을 맡고, 동신대학교 방송연예학과 학생들이 출연한다.
<잃어버린 이름>은 게임 속 가상 공간과 현실을 혼동하는 주인공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다만, 동신대학교 측의 홈페이지 교내 뉴스에서는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과 ‘게임에 빠진 청년이 길가던 행인을 묻지마 살해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인용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동신대학교는 홈페이지 교내뉴스 코너를 통해 “이 영화의 배경은 2012년 11월. 게임중독에 빠진 중학생이 게임을 말리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고,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30대 부부가 영아를 방치해 굶어 죽게 만들었는가 하면, 게임에 빠진 청년이 길가는 행인을 묻지마 살인하고 PC방에서 장시간 게임을 즐기던 10대 소년이 숨지는 등 사회적으로 게임중독의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났던 시기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런 보도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짚지 못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그대로 인용하면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동신대학교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잃어버린 이름>의 감독을 맡은 차 교수는 “게임을 오락으로 즐기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도를 지나친 게임 이용과 피폐해진 정신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 교육적인 목적으로 만든 영화다”고 해명했다.
차 교수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전화통화에서 “<잃어버린 이름>은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모가 이혼하고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운 시간이 많은 주인공이 게임을 즐기며 게임 속에서는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가 된다. 점차 게임에 빠져 점차 가상과 현실을 혼동한 주인공이 다른 집을 털 계획을 세우다 경찰에 붙잡히고,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게임이 꼭 해악을 미친다는 내용은 아니고, 부모와의 대화로 풀 수 있다는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차 교수는 게임을 많이 한다고 가상과 현실을 분간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학생인 아들이 게임하는 내용을 보면 폭력적인 내용이 많더라. 기성세대들이 걱정하는 내용이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가상과 현실의 판단 기준이 애매해져서 정신적인 피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다. 영화나 드라마의 폭력성은 긴 러닝타임 중 일부일 뿐,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라 유해성에 빠져들기 쉽다”고 답변했다.
차 교수는 이번 영화 외에도 청소년 성매매를 소재로 한 <하얀 물고기>와 청소년 성장기 영화 <바다로 간 자전거>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에 촬영을 시작한 <잃어버린 이름>은 2월말까지 제작을 완료해 극장 상영을 추진하고 전국 중ㆍ고등학교와 청소년 관련 시설 단체에 DVD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