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가 모바일게임 경영개선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모바일게임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 규모는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의 절반 이상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NHN엔터테인먼트가 실적이 부진한 모바일게임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서비스종료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이 나쁘거나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모바일게임들을 단번에 정리하는 일종의 ‘대규모 솎아내기’다.
먼저, <뿌요뿌요!! 퀘스트>와 <땅따먹기 리턴즈 with 섬란카구라>, <골든글러브>, <불량도>, <불꽃닌자>, <벌레공주>가 3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서비스 중인 30종 이상의 모바일게임 중 절반 이상을 종료할 계획인 만큼, 이후에도 추가적인 모바일게임 서비스 종료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대규모 서비스 종료는 정우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에서 추진했으며, 서비스가 종료되는 게임의 개발자들은 2~3주전에 이를 통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택과 집중, 가능성이 없는 게임들을 정리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게임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대규모 서비스 종료는 매출이 낮거나, 일일 방문자가 적거나, 글로벌 서비스의 가능성이 낮은 게임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는 게임을 개발자에게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는 건 유저나 개발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하루라도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게임은 대부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순위 100위권 밖에 머물러 있던 모바일게임들이다. 퍼블리셔와 개발사로서는 서버유지비와 업데이트 및 운영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매출이다.
서비스가 종료되는 게임 이외에도 계약이 종료되는 퍼블리싱 게임과, 글로벌 재런칭을 준비 중인 모바일게임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개발사의 선택에 따라 기존의 유저DB를 이용한 서비스 재개도 가능하다.
서비스 종료 직전까지 과금 이벤트, 먹튀 논란 '여전'
문제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서비스 종료 방식이다. <벌레공주>는 1월 5일까지 구입한 보석의 30%를 추가해주는 신년이벤트를, <뿌요뿌요!! 퀘스트>는 서비스 종료를 하루 앞 둔 2월 25일까지 10연속 뽑기를 하면 5성 혹은 6성 캐릭터를 무조건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가 종료되기 전까지 서비스 종료에 대한 어떤 공지도 없었다.
결국 이벤트에 참가한 유저들은 2~3개월짜리 시한부 콘텐츠에 돈을 지불한 셈이다. <뿌요뿌요!! 퀘스트>와 <벌레공주>는 이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 ‘먹튀’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뽑기이벤트 하루 만에 서비스종료 발표. 뿌요뿌요 퀘스트 ‘먹튀’ 논란
이번 먹튀 논란은 대부분의 개발사가 서비스 종료 몇 달 전부터 사용한 금액을 환불해 주거나, 아예 현금을 소모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아이템보다는 패키지 위주의 판매가 많은 모바일게임에서 회사 자체가 지속적인 운영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경우 이후 게임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당장의 매출만 보고 서비스 종료를 급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지나치게 급한 판단인 것 같다”고 밝혔다.
<벌레공주>의 이벤트와 종료 공지. <뿌요뿌요!!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과금이벤트 2달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