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모바일게임이 카카오 플랫폼을 떠나는 이른바 ‘탈 카카오’ 위기를 자체 앱 마켓으로 응수한다. 단순한 마케팅 채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유통의 역할 맡겠다는 선언이다.
1일 다음카카오는 게임 유통 채널 ‘카카오게임샵’을 열었다. 카카오게임샵은 마켓 형태로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게임을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은 없으며, PC와 모바일 모두 웹사이트 접속만 가능하다.
수익 배분 비율은 개발사가 65%, 다음카카오가 25%(결제 및 입점수수료 포함), 사용자 보너스 적립10%로 나뉜다. 21%의 기존 카카오게임 입점 수수료와 비교하면 다소 높지만, 구글 플레이가 가져갔던 30%가 사라지므로 개발사의 수익은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게임샵에서는 카카오페이(현재는 신한카드만 가능), 휴대폰, 신용카드, 문화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이용해 통합 결제 수단 카카오코인을 충전할 수 있다. 이용자는 카카오코인을 통해 카카오게임샵 게임 내의 아이템 및 캐시를 구매할 수 있다.
■ 홀로서기 성공한 <레이븐>에 카카오 아성 위협하는 ‘탈 카카오’
카카오게임샵은 게임사들의 ‘탈 카카오’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게임사에서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벗어나 글로벌 원빌드를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수료도 카카오를 기피하는 이유다.
특히 카카오 게임의 오랜 동반자 넷마블이 ‘탈 카카오’를 선언한 <레이븐>으로 구글과 애플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카카오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네이버와 공동 마케팅 제휴를 맺은 넷마블은 차기작 <크레노블레이드>에서도 카카오 게임 없이 단독으로 출시를 예고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웹젠의 <뮤 오리진>, 컴투스의 <컴투스프로야구 for 매니저>가 단독으로 출시됐으며, 넥슨도 <마비노기 듀얼>과 <슈퍼판타지워>, <광개토태왕> 등 다수 신작을 글로벌 원빌드 출시를 선언해 ‘탈 카카오’ 분위기 형성에 힘을 싣고 있다.
■ 카카오의 승부수 자체마켓, “수수료 낮춰 개발사 이익 높이겠다”
위기를 맞은 다음카카오가 던진 승부수는 자체 마켓이다. 카카오 게임 수수료를 피하는 개발사를 위해 마켓 수수료를 없애 주겠다는 것이다. 수수료는 구글과 애플이 떼 가는 30%보다 5% 낮은 25%를 선언했다. 유저에게 지급된 보너스 10%가 모두 소진될 경우 개발사는 전체 매출의 최소 65%에서 최대 71.1%까지 가져갈 수 있다.
다음카카오 게임사업팀 박준현 사업부장은 “카카오게임샵은 게임 이용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통 수수료에 대한 파트너사의 부담을 줄여 전체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서비스”라며 ”카카오게임샵이 충성도 있는 이용자를 모객할 수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샵의 폐쇄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 대신 카카오게임샵 홈페이지에서 별도의 게임 설치파일(APK)을 직접 다운받아야 한다. 게임샵의 자체 앱도 없는데다가, 카카오톡 내 ‘게임하기’에서도 게임샵으로 연결되지 않아 구글보다 접근성도 떨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이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 보여 제 2의 네이버N스토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샵1차 라인업에는 넷마블, 4:33, 위메이드 등 7개 게임사가 참여해 <몬스터길들이기>, <영웅> 등15개의 게임이 포함됐다. 오는 4월 14일에는 2차 라인업이 추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