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게임 마니아라면 알겠지만, 기존 슈팅 게임보다 무수한 탄막이 쏟아지는 슈팅을 흔히 ‘탄막 슈팅’이라고 부른다. 물론 정식 장르는 아니지만, 그 만큼 엄청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케이브(Cave, Computer Art Visual Entertainment의 약자)라는 비디오게임 회사가 이 장르에 일가견이 있다. 1995년 첫 작품 <도돈파치> 시리즈를 시작으로 <에스프가루다>, <데스 스마일즈>, <무시히메사마(벌레공주)>, <케츠이>, <프로기어의 폭풍> 등 수 많은 타이틀을 발매했다. 플랫폼도 아케이드를 시작으로 콘솔, 스마트 디바이스 등 점차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다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요즘 케이브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온라인 매장 폐쇄, 트위터, 개발일지, 공식 블로그 등도 닫고 있다. 핵심 인력인 아사다 마코토도 퇴사하며 슈팅 게임의 명맥을 잇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러던 도중, 케이브는 지난 주 2015년 신작 슈팅게임을 내놓게 된다. 새로운 IP로, 이름은 <고딕은 마법소녀(ゴシックは 魔法乙女: 얼른 계약하세요!(이하 고딕은 마법소녀))>다. 영문명은 <데스 가루다(Death Garuda>로 되어 있다. 현재 해외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선보였으며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게임은 기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유료 패키지로 출시했던 게임들과는 달리 무료로 출시됐다. 기존 케이브의 행보와는 다른 패턴이었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게임을 하고 나니 깨닫게 됐다. “케이브가 제대로 인앱결제에 눈을 떴구나…”. 케이브의 신작 <고딕은 마법소녀>를 체험해 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케이브, 슈팅게임 노하우에 인앱 결제를 담아내다
슈팅 게임에 스토리를 잘 녹여내기로 유명한 케이브 답게, <고딕은 마법소녀>는 처음부터 주인공 소년과 마법소녀들과의 계약을 벌이며 진행한다. 질 발라드라는 나라가 마물의 습격으로 위기에 처하자 주인공 소년의 앞에 세 명의 마법소녀들이 등장하며 게임이 시작된다.
스토리가 전개될 때마다 모든 캐릭터에 성우 녹음이 되어 있을 정도로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며, 일러스트를 보면 가운데 있는 남자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예상외로 목소리가 얇다. 아래는 스토리 및 인터페이스 영상이다. 함께 참고하자.
일단 스토리 전개와 함께 로딩을 마치게 되면 인트로에 등장했던 세 명의 마법소녀 중 한 명과 계약을 해야 한다. 물, 불, 바람 등 각각 원소가 부여되어 있으며 이후 일러스트 퀄리티도 훌륭한 편이다(스리 사이즈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취향에 따라 고르게 되겠지만, 어떤 원소의 마법소녀를 고르더라도 상관 없다. 향후 플레이 하면서(혹은 결제하면서) 다양한 원소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흐름이 마물의 습격에 위기에 봉착하고, 마법소녀와 계약까지 한 상황이므로 이제는 튜토리얼 플레이를 할 차례. 전투까지 친절하게 설명으로 안내해 준다. 물론 전투 이후에도 각종 메뉴의 기능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다. 준비된 팀과 더불어 플레이를 도와주기 위해 임의로 나열된 헬퍼 중 한 명을 고르면 플레이가 시작된다(플레이에 대한 특징은 아래 다시 설명하겠다).
플레이가 끝나고 나면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마주하게 된다. 기존 케이브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뭔가 많이 붙어 있다.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인앱결제 및 육성을 위한 각종 시스템들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구성으로는 주로 마법소녀들의 육성, 가챠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슈팅 장르로 진행되는 퀘스트를 제외하고는 <퍼즐앤드래곤>, <몬스터 스트라이크>와 인터페이스 구성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고딕은 마법소녀>에서 주인공 캐릭터는 ‘조종하는 유닛’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마법소녀’다. 보통 유저가 조종하는 캐릭터 또는 기체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강해지는 것이 일반 적인 육성 방향이지만, 게임은 얼마나 좋은 마법소녀를 얻느냐와 획득한 마법소녀를 강화하는 것이 캐릭터 육성의 주요 핵심이다. 가챠를 통한 수익은 이를 통해 주로 발생한다. 향후 추가 마법소녀가 등장하거나, 케이브의 타 슈팅게임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
획득한 마법소녀들은 프로필을 통해 정보도 알 수 있다(게다가 쓰리 사이즈까지...)
게임은 타 유저와 랭킹 시스템도 도입해 점수 획득에 대한 경쟁 요소를 부여했다. 높은 랭킹은 얼마나 좋은 마법소녀를 획득했느냐와 퀘스트에 맞는 마법소녀를 배치했는지 등에 따라 결정된다. 합성, 스킬 레벨업, 그리고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으로 체력, 사역마(게임에서 마법소녀를 부르는 말)의 기능 향상 등을 할 수 있는 ‘기도’ 등도 마찬가지.
물론 슈팅 게임이기 때문에 현란한 컨트롤은 필수다. 최근 스마트 디바이스로 출시되면서 케이브의 게임들이 다소 쉬워졌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전투를 접하게 되면 단순히 쉽다고 만만하게 보면 높은 랭킹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높은 랭크를 위해서는 스테이지에 맞는 효율적인 팀 구성은 필수(오른쪽)
■ 퀘스트 모드, 간단해 보이지만 고려할 것이 매우 많다
이번에는 퀘스트 모드를 알아 보자. 위에서도 말했듯이 퀘스트 모드는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흐름으로 슈팅 장르를 즐길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영상을 보면서 확인하자.
퀘스트 모드는 챕터와 스페셜 퀘스트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진행할 때마다 서서히 챕터가 추가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챕터에는 이지(Easy)부터 노멀, 하드, 데스(Death) 등 난이도가 나뉘어 있으며 이지 난이도만 클리어 해도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다.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AP를 소모하며 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캐시아이템 (또는 시간)이 필요하다.
각 스테이지에 입장하기 전에는 유리한 속성이 어떤 것인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동일하거나 상성에 약한 속성을 들고 가면 데미지가 매우 약하고, 낮은 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적들은 속성이 있으므로 유리한 속성(마법소녀)를 미리 장착해야 한다. 스테이지 진입하기 전 서포터와 헬퍼, 아이템을 고르는 화면에서 유리한 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속성, 특징 별 팀 구성을 잘 짜야 한다(오른쪽).
각 전투에서 획득한 점수는 온라인 랭킹으로 연결되는데, 랭킹 점수는 게임 스코어와 높은 콤보, 그리고 클리어 등 세 가지에서 받은 점수로 합산된다. 또한 이 세 가지는 최대 S 등급까지 받을 수 있는데 C등급부터 S까지는 각각 달성할수록 골드부터 보석(캐시 아이템)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챕터와 난이도 등을 고르고 유저를 도울 헬퍼와 아이템 등을 선택하면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게 된다. 미리 밝혔지만 게임 내 등장하는 미소녀들은 주인공을 돕는 역할(주인공이 게임 내 사용하는 무기 및 소프트)로만 등장한다. 아쉽게도, 플레이 내내 남성 주인공만 보게 된다. 그나마 획득한 마법소녀들은 게임 내 프로필 등을 통해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퀘스트 모드에서는 적절한 서포트 스킬 사용과 슛 공격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포트는 슈팅게임에서 일종의 ‘폭탄’과 같은 스킬부터 체력이 소진 될때까지 유저를 돕는 역할 등 다양하다. 슛 공격은 유저가 결정한 메인 및 서브 마법소녀와 헬퍼 등이 사용된다. 실시간으로 교체가 가능하므로 적 속성 또는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할 수도 있다. 플레이 하단에 보면 각 마법소녀들이 자신을 내보내 달라는 팝업 메시지를 날리기도 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로 보스와 맞붙는 상황이다. 입장 전 속성이 중요하다고 밝혔지만 속성에 대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 바로 보스 대전이다. 보스는 통상 무수한 탄막 공격과 더불어 다양한 속성의 소형 구체를 날리는데, 속성에 맞는 구체를 맞추면 큰 데미지가 퍼지며 보스에게 강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맞춰야 할 구체는 타깃 표시가 되며, 이외에 맞지 않는 속성은 히트가 되지 않으므로 적절한 회피와 명중이 높은 랭크 획득에 있어 핵심 요소다.
주인공-마법소녀의 케미가 최고치에 달하면 일시적으로 공격이 상승하는 '러브 맥스' 모드도 발동(오른쪽).
■ 고딕은 마법소녀, 케이브의 기사회생 열쇠 될 수 있을까
게임은 케이브의 슈팅 시리즈 중 본격적으로 인앱결제를 전면에 내세운 모델이다. 과거 선보인 <데스 스마일즈>에도 등장하긴 했으나 유료 애플리케이션이었고 극히 일부에만 영향을 주는 요소였기에 이번 경우와는 다르다. 케이브의 인앱결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인 셈이다.
물론 게임 자체는 우수하다. 케이브의 슈팅 게임 시리즈를 즐겨본 유저라면 <고딕은 마법소녀>는 슈팅 게임 개발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아 시나리오나 연출 요소, 게임 플레이 등이 전반적으로 탄탄하게 잘 짜인 느낌이다. 향후 추가될 마법소녀들이나 콘텐츠도 기대된다. 부디 <고딕은 마법소녀>가 성공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잡아 케이브를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