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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선정적인 표현이 불쾌하다' 유저 항의에 스토리 바꾼 클로저스

12세 이상 이용가로는 부적절한 언어라는 지적, 당신의 의견은?

안정빈(한낮) 2015-05-13 14:59:20

<클로저스>가 선정적인 대사를 고치다가 스토리 전개까지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클로저스>는 지난 4월 30일 신규지역인 플레인게이트를 업데이트했습니다. 플레인게이트는 적 차원종의 본거지로 가기 위한 일종의 교두보로 외부차원을 지키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적으로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문제는 NPC와 주고 받는 대화의 '수위'였는데요. 플레인게이트부터는 평소에는 조용하던 NPC인 오세린이 스토리의 핵심인물로 부상합니다다. '딱딱이'라는 이름의 차원종을 길들인 오세린은 플레인게이트부터 딱딱이를 핑계로 거침없는 대사를 쏟아냅니다

 

'딱딱이가 두개골을 부순 뒤에 내용물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거나 '그런 곳을 씻겨달라고 부탁하면 안 된다' 등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사들이 이어지죠.

 

일부 유저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클로저스>의 등급분류는 12세 이상 이용가인데, 성적이고 폭력적인 캐릭터의 대사가 12세에는 어울리지 않고, 기존까지의 캐릭터성도 심하게 파괴한다는 이유입니다.

  

  

반발이 심해지자 <클로저스>의 시나리오를 총괄하는 오트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사과문의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오트슨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플레인게이트는 차원종의 세계와 가까운 지역으로, 사실은 이곳에 위치한 강력한 존재가 텔레파시 능력을 이용해 탐사대의 정신지배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정이 숨어있습니다. 오세린의 대화는 그 부작용이고요.

 

오세린의 대화에서 수상함을 눈치 챈 다른 캐릭터들이 사실은 지배된 줄 알았던 딱딱이가 강력한 존재의 부활을 돕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들은 강력한 존재의 부활을 막아내고, 오세린을 구해낸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문제가 됐던 오세린의 선정적인 대사가 사실은 '복선'이었다는 건데요.

 

오트슨은 복선과 충격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탓에 대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문제의 대사는 물론 앞으로의 반전까지 공개해버린 스토리 라인도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사의 선정성과 폭력성논란이 게임의 스토리까지 바꾼 셈입니다.

 

현재 <클로저스> 유저 사이에서는 12세 이용가인 만큼 대사는 수정될 필요가 있었다는 주장과 유저들의 불만에 일일이 시나리오까지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아래는 <클로저스>의 해당 스크린샷과 오트슨의 사과문입니다. 직접 내용을 보고 판단해봅시다.

 


 

 

트위터에 올라온 오트슨의 사과문

 

공식적인 자리도 아니고 개인 트위터에서 말씀드리는 게 송구스럽지만, 달리 말씀을 드릴 자리가 없어서 트위터에 내용을 올립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퀘스트 중 내용적으로 문제가 된 퀘스트가 있었습니다.

 

해당 퀘스트의 내용을 작성한 건 저였고, 회사 측에서는 내용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습니다. 해당 퀘스트의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표현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대사를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부적절한 단어선택과 표현을 했었다는 점을 인정하겠습니다.

 

오해하시는 것을 막기 위해 첨언드리자면, 해당 퀘스트에서 그녀가 그 같은, 기존의 성격과 맞지 않는 언동을 보였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은 적들의 세계와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까운 곳이었고 그에 따라 일종의 텔레파시스트였던 그녀는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탐사지역이 확장됨에 따라, 적들의 영역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던 존재가 깨어났고, 그 존재는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으로 탐사대의 정신을 몰래 지배하려고 했습니다.

 

이러한 술수에 가장 먼저 걸려든 것이 텔레파시스트인 그녀와, 그녀가 데리고 있던 스캐빈저였던 것입니다. 그녀와 그녀가 기르는 스캐빈저는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악한 존재에 의해 정신이 어느 정도 침식되었고, 그에 따라 평소와는 다른 언동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내용을 드러낸 것이 해당 퀘스트였습니다. 

 

사실상 그녀가 스캐빈저를 무장시킨 것도 탐사에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악한 존재에 의해 정신이 침식된 상태에서, 게이트 내부의 존재를 스캐빈저로 하여금 완전히 깨우기 위해 벌인 행위입니다.

 

또 현재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모르고 있으나, 설정상 그녀와 같은 정신지배 능력을 가진 능력자의 경우, 자기가 지배한 차원종에게 이름을 붙이거나, 필요 이상으로친하게 지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유니온 내부에 있습니다.

 

즉 그녀는 지금 매우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이후 그녀의 평소와 다른 언동이 점점 심해지면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들도 그녀의 상태가 이상함을 인지하게 되고 노력 끝에 그녀를 구한 뒤, 최종적으로 고난을 통해 성장한 그녀의 조력을 바탕으로 게이트 내부의 사악한 존재를 물리치게 된다는 내용이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드러날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내용 전개를 위해서는 최초에 그녀와 그녀의 스캐빈저가 평소와 다른 충격적 언동을 보이는 장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제가 저지른 잘못은 평소와 다른 충격적 언동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충격'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좀 더 중요한 부분을 간과한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깊이 반성하고, 해당 퀘스트의 내용은 전면 수정하였으며,이후의 전개도 상술한 것과는 다르게 진행시키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해당 퀘스트의 내용으로 인해 불쾌감을 가지신 모든 분께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좀 더 세심한 대사 작성과 캐릭터 묘사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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