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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5] 넥슨 오웬 대표 “상업적 게임 아닌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겠다”

오웬 마호니 대표의 NDC 15 환영사 정리

김승현(다미롱) 2015-05-19 15:52:43

게임의 근본은 재미입니다. 상업적인 성공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게임,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면 그 결과로 따라올 따름입니다.”

 

넥슨의 오웬 마호니 대표가 19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NDC 15에서 이 같은 내용의 환영사를 발표했다. NDC 15의 주제는 ‘패스파인더’. 오웬 마호니 대표의 환영사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아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오웬 마호니는 환영사를 시작하며 <컴퓨터 스페이스> <퐁>과 같은 고전 게임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두 작품 모두 지금 보면 별 것 없는 게임이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재미를 보여줬다. 특히 <퐁>은 컴퓨터 게임 최초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둬 초기 비디오게임 업계의 성장을 견인했다. <퐁>의 성공에 힘입어 <스페이스 인베이더> <배틀존> 등 수많은 명작이 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게임의 성공 덕에 너무도 많은 이들이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IT 업계는 물론, 시리얼 회사나 개 사료 회사도 게임에 뛰어 들었다. 이 중 창의적인 게임을 만든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남의 성공만을 쫓아 갔다. 그 중에는 남의 성공조차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게임도 있었다. ‘아타리 쇼크’를 일으킨 <E.T>가 대표적이었다.

 

영화 <E.T>는 영화 역사 상 손에 꼽힐 정도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었다. 유통사는 게임도 <E.T>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다면 성공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통사는 개발자에서 크리스마스 전까지, 즉 5주 만에 게임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400만 부 생산된 게임은 10% 채 팔리지 않았고 남은 재고는 뉴멕시코 사막 한가운데 파묻혔다. 마호니 대표의 말을 빌리면 게임이 창의력을 버려 ‘쓰레기’가 된 사건이었다.

 

 

마호니 대표는 지금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페이스북 게임이 뜨면서, 모바일게임이 성공하며 수많은 이들이 업계에 뛰어들어 생긴 일이었다. 수많은 이들이 남의 성공만 좇아 생긴 일이었다. 그 중에는 그가 이끈 넥슨도 있었다.

 

마호니 대표는 이런 사실을 고백하며 다시는 아타리 쇼크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야기한 것은 NDC 15의 주제인 ‘개척자’였다. 게임의 재미는 남을 따라가지만 않고 스스로 고민하고 다른 것을 시도했을 때 나오는 것. 업게 모두 기존의 성공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미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지난 7년 간 업계는 게임의 근본 목적을 망각했습니다. 게임은 재미를 위해 존재합니다. 성공은 재미가 가져다 주는 결과일 뿐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보다 새로운 재미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 같은 이야기를 하며 NDC 15가 넥슨과 다른 개발자들에게 ‘개척’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마호니 대표는 넥슨 또한 기존의 과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미를 꾸준히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닌, 10년, 20년 뒤에도 개발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예술적인 게임이 목표다. 

 

마호니 대표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길은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던 큰 길일 수도 있고 찾기도 힘든 작은 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길을 탐색하든 게임계 전체적으로는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넥슨은 이러한 개척을 응원하고 우리 또한 이런 개척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만약, 개발자들이 우리 안에서 이같은 길을 함께 걷길 원한다면, 전 세계 모든 넥슨 임직원을 대표해 환영하겠습니다”라며 환영사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