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관련 커뮤니티를 들여다 보면 전문 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라든지, 아마추어 팀에서 개발 경험을 키우라는 등 다양한 조언이 쏟아진다. 이 가운데 <버블파이터>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이태성 기획자의 취업 전 ‘스펙’은 볼품 없다. 게임 기획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적도 없고, 개발 경력도 전무했다.
그렇다고 이태성 기획자가 ‘무스펙’자는 아니었다. 그가 기획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스펙은 무엇이었을까? 또 기획자로 자리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NDC 15에서 이태성 기획자가 공개한 기획자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과 신입 기획자가 알아야 할 꿀팁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 경쟁력은 ‘차별화’ 자소서/포트폴리오 작성하는 ‘꿀팁’
1. 경쟁자를 염탐하라.
먼저 다른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찾아보라는 게 이태성 기획자의 조언이다. 과거 게임 구인 사이트에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던 것 과 달리 지금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지만, 이력서 제목이라든 보유 스킬 같은 등의 정보는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경쟁자들의 현황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인사 담당자 눈에 띌 수 있는 차별점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2. 자기소개서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스펙이 아닌 나만의 경험을 기술하라.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 기획자를 꿈꿨던 이태성 기획자는 학창시절부터 실행해온 계획을 토대로 작성했다. 중학교 때는 좋아하는 게임의 개발사를 방문했던 경험이라든지, 고등학생 시절 게임이 좋아 프로게이머에 도전했던 경험을 담았다.
사실 그의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일들이기도 하다. 실제 그는 프로게이머가 되지는 못했지만, 대회에 참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맥을 쌓거나 알파 테스터로 선정돼 업계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에도 도움이 됐지만 기획서 작성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게 이태성 기획자의 설명이다.
3. 포트폴리오는 기획서 외에도 ‘고민’을 담아라.
예를 들어 ‘온라인 MMORPG 전투 시스템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지루하지 않은 게임 플레이 동선 개발 방법’과 같은 게임 플레이 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자신만의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신입 기획자로서 현재 어떤 고민과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이태성 기획자가 넥슨 면접 당시 주목을 받았던 내용이기도 하다.
참고로 기획서 관련 포트폴리오는 총 3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기획서 한 장만 보면, 업무 이해 수준과 스타일을 판단할 수 있는 가운데 너무 많은 분량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이태성 기획자는 시스템 기획서, 콘텐츠 기획서, 레벨 디자인 기획서 정도로 기준을 정한 후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를 추가하라고 권했다.
4. 작성한 기획서는 피드백을 받아라.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분명하다. 작성해본 기획서는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피드백을 받아라. 현직 개발자의 피드백은 포트폴리오 퀄리티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태성 기획자는 고등학생 시절 김학규 IMC 대표의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직접 메일을 통해 기획서를 보내고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 입사 초기 신입 기획자가 알아야 할 ‘꿀팁’
1. 회사의 모든 기획서를 찾아서 정독하라.
대부분 회사의 공용폴더에는 지난 기획서들이 남아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어떻게 출발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그 밖에 해당 회사가 어떤 게임을 준비했었고 포기했는지 추후 기획서를 쓸 때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업무 스타일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 커뮤니티 사이트를 탐독하라.
이는 서비스 중인 게임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및 그 외 커뮤니티에 가입해 읽어봐야 한다. 유저들의 불만을 체크해 기록해 두면 추후 개선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토론할 때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은어는 개발자들도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필수요소다. 커뮤니티를 통해 은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3. 피드백을 두려워 말아라.
선배 개발자는 신입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 작성이 끝난 기획서는 선임 개발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발전에 도움이 된다. 단, 게임 기획서는 단순할 수록 좋다. 내용이 많으면 읽는 사람이 귀찮아 할 수 있다. 내용에 대한 집중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미지는 첨부하되, 말을 늘려서는 안 된다.
4. 게임 플레이 경험은 많을 수록 좋다.
기본 발상 및 디테일한 발상을 위해서는 게임 경험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라면 끓이는 법’을 떠올려보자. 재료로 냄비, 물, 라면, 불이 떠오를 것이다. 장착 아이템 시스템 기획에서 ‘아이템을 장착하면 외관이 바뀐다’든지, ‘레벨 제한이 있어서 캐릭터 레벨이 낮으면 장착할 수 없다’와 같은 발상은 RPG를 해본 사람만 가능하다. 나아가 내구도, 강화, 귀속시스템과 같은 디테일한 부분의 역시 게임을 경험하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
5. 독서는 다양하게.
당연히 기획자에게 다독은 필수다. ‘많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양함’이다. ‘맥심’과 같은 트렌디한 잡지는 신선한 표현과 상품, 기사를 볼 수 있어 아이템 소개와 프로모션에 도움이 된다. ‘네셔널지오그래픽’과 같은 잡지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설정에 취약한 기획자에게 좋다.
6. 게임 회사 구인사이트를 들여다봐라.
각 회사는 구인사이트에 필요한 인재의 요구 능력을 기재한다. 사용하고 있는 개발 프로그램은 물론 경제학 지식, 수학 및 통계 지식 등 업무에 필요한 요소들이 올라와 있다. 취업 후에도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 업계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