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 8,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슈퍼셀은 어떤 체제로 운영될까? 거대한 몸집과 달리, ‘셀’ 중심의 작은 조직규모가 슈퍼셀 개발 운영의 핵심이다.
<헤이데이>의 류종웨이 선임 개발자는 19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NDC 15 강단에 올라 슈퍼셀의 게임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류종웨이에 따르면 슈퍼셀은 게임 프로젝트에 따라 셀 중심으로 최소한의 인원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평적인 구조 속에서 빠른 의사결정 진행하기 위함이다.
현재 슈퍼셀을 이끌고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이 가장 큰 규모인 50명으로 구성돼 있다. 슈퍼셀의 이름을 최초로 알린 <헤이데이>는 현재 2명의 디자이너와 4명의 아티스트, 코더 5명 등을 포함해 총 15명이 개발 및 운영을 맡고 있다.
류종웨이는 “팀이 작아야 모든 구성원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시장 대응 및 유저 반응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작은 규모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퍼셀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개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데는 각 팀이 유기적으로 개발에 임하기 때문이다. <헤이데이>, <클래시 오브 클랜>, <붐 비치>는 서로 다른 장르와 특징의 게임이지만 모두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만든 페이스 북 SDK를 다른 팀에서도 활용하고 있다”며, “전사적으로 UI를 비롯해 플랫폼에 필요한 SDK까지 개발에 필요한 소스를 공유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단위 개발은 어떻게 진행될까? <헤이데이> 팀은 먼저 모든 구성원이 한데 모여 브레인 스토밍부터 시작한다. 모두가 동일한 자격으로 자유로운 토론을 나누며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모은다. 이 중 개발 콘텐츠가 확정되면 리더와 3~4명의 디자이너가 한데 모여 현실 가능성을 의논한다. 플레이어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보상을 얻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디자이너의 컨펌을 받은 내용은 아트 디자이너와 코더에게 넘겨져 실행 방법을 만든다. 아티스트는 UI를 코더는 구동 로직을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의논한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 완성된다.
테스트 과정은 유기적인 팀 문화를 활용한다. 팀 내부 테스트에서 통과된 콘텐츠는 전사적인 플레이 테스트가 진행된다. <클래시 오브 클랜>, <붐비치> 팀은 <헤이데이> 개발팀에게 동료이자 가장 빠른 피드백을 주는 테스터다. 타팀에는 헤비유저와 라이트유저가 고르게 섞여 있어 데이터의 정확도 높은 편이다.
브레인 스토밍에서 테스트까지의 과정은 수도 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짧게는 몇 주, 길게는 수개 월까지 이어진다는 게 류종웨이의 설명이다. 따라서 테스트에서 일정 수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면 리더는 망설임 없이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종웨이는 “리더가 ’조금 만 더’라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개발 기간을 끝도 없이 늘릴 수 있다. 플레이어가 요구하는 좋은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조의 장점을 살려 리더가 빠르게 판단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