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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5] “소통과 자율성이 가죽장화까지 먹는 듀랑고를 만들었다”

안미루 PM의 개방과 소통으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 만들기

송예원(꼼신) 2015-05-21 15:28:29

게임과 같은 창의적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조직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1일 NDC 15 강단에 오른 <듀랑고: 야생의 땅>의 왓 스튜디오 안미루 PM은 ‘소통’과 ‘자율성’을 꼽았다. 

 

조직에 사람이 늘어날 수록 복잡성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팀 단위로 묶을 수 밖에 없고 결국 피라미드 형태의 위계구조가 형성된다.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애플 등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조직의 형태다. 

 

단점도 있다. 소수에게 권한이 집중돼 평사원 등 개인의 개성이 무시되기 쉽다. 또한 부서간 장벽 때문에 정보의 격차라든지 이기심 발생으로 협력이 이루어지는 것도 어렵다. 이는 창의력을 중시하는 게임개발에 더욱 치명적이다. 

 

게임 개발에 있어 위계 구조의 장점을 살린 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안미루 PM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는 해외 IT 회사에서 답을 찾았다. “픽사나 구글, 너티독 등 위대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았어요. 바로 소통과 자율성이었죠” 

 



30명이라는 적지 않은 개발자가 모인 왓스튜디오는 어떤식으로 소통하며 자율적으로 운영될까?

  

우선 모든 구성원이 부서를 뛰어넘는 소통을 하기 위해 ‘그룹웨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그룹웨어는 문서 및 작업을 공유하는 게시판 형태의 툴로, 구성원이 작업내용을 모두 기록하도록 되어있다. 자신의 팀이 아니더라도, 스튜디오 전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업무에 필요한 요청사항이나 조언은 자유롭게 댓글로 작성한다. 특히 그룹으로 진행되는 채팅툴도 지원되는데, 이를 통해 상부 보고 없이 실무자들이 끼리 직접 소통한다.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 함으로써 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 환경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소통은 조직원들의 높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듀랑고: 야생의 땅>의 아이템과 전투시스템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개발자들은 업무 배분 당시 모두 신입사원이었다. 작업자들은 리더로부터 ‘아이템 개발’, ‘전투시스템 개발’과 같은 큰 범주만 제시 받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왓 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는 직접 업무를 지시하는 게 아니라, 공간을 보고 공을 넘겨줌으로써 직접 골을 넣어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해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문제 파악이 어렵지 않고 다른 구성원의 도움을 통해 빠른 해결도 가능하다. 

 




<듀랑고: 야생의 땅>의 ‘방침 전투 시스템’은 소통과 자율성이라는 왓 스튜딩의 장접이 십분 발휘된 사례다. 기획자가 그룹웨어를 통해 해당 전투 시스템의 제안서를 올렸다. 이를 지켜본 애니메이터는 제안서를 애니메틱으로 구체화 시켰다. 누가 시킨 것도, 요청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두 결과물을 본 프로그래머는 짧은 시간 내에 구현해 게임에 적용시키는 데 성공했다. 

 

안미루 PM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에 대해 강조했다. “한 구성원을 채용할 때는 믿음과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물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길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전구 하나를 개발하기 위한 수천 번의 실패와 같이 독창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의미 있는 과정이죠.” 

 

그러나 왓 스튜디오의 선택이 정답이 아니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가장 <듀랑고: 야생의 땅>을 개발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모든 조직은 같을 수 없겠죠. 원활한 조직 운영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왓 스튜디오 안미루 프로젝트 매니저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