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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차이나조이 리포트 ① - 더 이상 짝퉁의 나라가 아니다. 진화하는 중국게임

정우철(음마교주) 2015-07-30 23:39:28
산차이의 나라. 즉 짝퉁을 양산하고 저작권을 무단으로 도용해 불법복제에 가까운 게임을 만들던 나라. 그리고 이를 당당하게 자기 게임이라고 소개하는 나라.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의 게임에 대해 이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개념은 이미 옛말이 됐다. 

차이나조이 2015가 7월 30일 개막했다. 올해 차이나조이는 시작부터 많은 일들이 있었다. 중국 콘솔게임 시장의 개방, 자국 온라인게임 규제 철폐, 모바일게임의 부흥, 그리고 쇼걸의 복장규제와 행사의 다양화 등 기존 차이나조이와 다른 면모를 기대케 했다.

실제로 행사장에 들어선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E3, 혹은 게임스컴에서 볼 수 있었던 IP를 차이나조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블의 <어벤져스>는 기본이고, <스타워즈> <원피스> <나루토> 등의 유명 IP는 기본이다. 과거에는 또 짝퉁이네라고 했겠지만, 눈앞에 있는 건 당연히 모두 정식 라이선스를 받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스타워즈>도 무대 위로 올릴 수 있는 중국.

<보더랜드> <콜오브듀티> <몬스터헌터> 등의 온라인버전은 중국 개발사와 손잡고 만들어 선보였다. 콘솔게임 업체의 양대 산맥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형 부스를 차렸다. 심지어 소니는 컨퍼런스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선보일 콘텐츠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순간 부러웠다. 지금까지 중국, 아니 차이나조이라고 하면 사우나조이, 기자들의 실미도라 부르며 한 수 아래 게임쇼로 보던 고정관념이 한 순간 사라졌다. 지금까지 한국의 그 어떤 게임쇼에서 해외 유명 개발사와 플랫포머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은 없다.

게임도 투박했던, 딱 보면 중국게임이네~ 했던 수준이 아니다. 다수의 모바일게임이 등장한 올해 차이나조이에서는 PC온라인게임이라고(그래픽과 부드러운 액션을 보면) 볼 수 있을 만큼 세련된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부스를 내본 적이 없는 EA도 차이나조이에는 참가.

또한, 올해 차이나조이는 PC온라인에 이어 콘솔게임, 그리고 모바일게임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게임쇼가 됐다. 과거 한국 온라인게임 중심의 중국 게임쇼에서, 규모에 못지 않게 내실마저 갖춘 게임쇼의 기본을 올해 만들어냈다.

온라인은 물론, 모바일 그리고 콘솔게임까지 중국 개발사들이 참여한 타이틀로 부스를 채웠다. 중국게임은 우리가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자존심과 자만에 빠져있을 때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기술적으로도, 그리고 콘텐츠 적으로도 발전했고 거대 자본을 앞세워 유명 IP라는 포장까지 준비했다.

더불어 중국 정부는 게임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그동안 있었던 규제를 풀고 있다. 그사이 우리는 각종 게임관련 규제와 적대적인 사회적 시선,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남들이 한발, 두발 앞서나가는 동안 반걸음, 아니 일보 후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진화하는 기술과 개발. 여기에 IP라는 포장을 더해 글로벌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게임

차이나조이 2015 첫날. 행사장을 돌아보고 관계자를 만나 취재를 하면서 이제 중국의 게임은 우습게 보던 과거의 모습이 아님을 몸소 느꼈다. 평범한 필부가 내공을 쌓고 IP라는 비급을 통해 무림고수로 환골탈태해 강자로 변하는 모습. 이것이 지금의 중국게임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더 이상 중국게임은 무시할 수도 무시해서도 안되는 존재가 됐다. 조직위원회는 차이나조이를 '게임을 중심소재로 한 문화적 황금기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 단순한 슬로건은 아니다. 적어도 차이나조이 2015는 그 시발점이 됨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필부가 내공을 쌓고 비급을 얻어 무림고수가 되는 무협지의 스토리가 지금 중국 게임산업의 스토리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