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개발하는데는 많은 인력과 시간, 그리고 돈이 들어간다. 때문에 게임의 론칭은 게임사에게 있어 항상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는 행사다. 특히 대규모의 자원이 투입되는 온라인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어느 게임이 OBT가 부담되지 않겠냐만은 최근 오픈한, 혹은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3개의 타이틀은 이번 출정이 더 부담스럽다.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형제 때문에, 호적수들조차 줄어든 어려운 환경 때문에, 혹은 회사의 운명을 짊어졌다는 위치 때문에….
■ 정액제 MMORPG의 희망이 되어줘, <파이널 판타지 14>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비중이 줄어든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눈길을 모았던 신작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이제는 중량급 신인을 찾아보기도 힘들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14일 OBT를 시작하는 <파이널판타지 14>의 흥행 여부는 한국 MMORPG 시장에서 적지 않은 무게를 지닌다.
<파이널판타지 14>는 오랜만에 등장한 스토리와 협동 중심의 타겟팅 MMORPG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많은 MMORPG가 이 장르에 도전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맞설 타이틀이 등장하지 않았다. 일본식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불리는 <파이널판타지 14>의 성적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한 <파이널판타지 14>는 한국에서 2년 반 만에 등장한 정액제 MMORPG다. <테라>부터 <블레이드 앤 소울>, <아키에이지> 등 많은 중량급 신작들이 정액제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끝까지 이 요금제를 유지했던 게임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파이널판타지 14>는 랜덤박스 없는 정액제라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공개해 업계와 유저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2년 반 만에 등장한 중량급 정액제 게임인 만큼 시장에서도 게임의 성적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파이널판타지 14>는 오는 14일 OBT를 시작한다. OBT 콘텐츠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지스타 2014에서 <파이널판타지 14>의 요금 모델에 대해 이야기한 요시다 나오키 PD
■ 온라인 <건담> 게임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7월 30일 프리런 테스트를 시작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퍼블리셔인 반다이코리아와 건담 팬 모두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먼저 반다이코리아에게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그들이 처음으로 서비스를 총괄하는 온라인게임이자, 향후 반다이코리아가 추구하는 온라인·모바일 통합플랫폼의 축이 되는 타이틀이다.
건담 팬들에게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지난 5월 서비스를 종료한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의 후계자로 취급되는 작품이다. SD건담이라는 소재, 그리고 개발사 트리니티 게임즈에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의 핵심 개발진이 대거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건담> 시리즈의 캐릭터와 기체가 총출동하는 'MORPG'다. 게임은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의 CBT를 실시했다. 허나 굼뜨고 불편한 조작감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적지 않은 유저가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러한 낮은 조작감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러한 불만을 안 것인지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2차 CBT부터 조작감 개선에 집중했다. 2차 CBT에는 움직임 개선과 함께, 크로스 헤어와 조준 시스템이 추가돼 원거리 무기의 편의성을 높였다. 그리고 프리런 테스트에서는 캔슬 기능을 강화하고 공격 후 딜레이를 줄여 보다 빠른 액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과연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의 이런 변화는 건담 팬들의 기대와 반다이코리아의 계획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까?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현재 정식 오픈 시에도 플레이 데이터가 유지되는 ‘프리런’ 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반다이코리아는 약 한 달간 프리런 테스트를 진행한 후 정식 오픈을 실시할 예정이다.
■ 회사의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 25일 OBT 시작하는 <애스커>
25일 OBT에 돌입하는 <애스커>는 최근 오픈한 그 어느 게임보다 어깨가 무겁다. <애스커>는 <블레스>와 함께 네오위즈게임즈가 사활을 걸고 있는 2대 RPG 타이틀 중 하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주력 매출원인 고스톱·포커류 게임(이하 고포류)에 대한 규제 때문에 오랜 기간 부진을 이어갔다. 다행히 지난 1분기, 모바일 고포류 게임의 선전 덕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애스커>는 이런 네오위즈게임즈가 수년 간 허리띠를 졸라매며 만든 타이틀이다. 그런만큼 <애스커>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실적발표가 있을 때마다 언급되었고, 어느덧 <블레스>와 함께 네오위즈게임즈의 미래를 상징하는 존재까지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개발된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게임은 최초 공개 당시, 중세시대 X파일이라는 콘셉트와 사실적인 물리액션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개발 상의 한계로 물리액션 요소의 적용이 미뤄줬고, 대신 게임은 유저가 임의로 적을 무력화시키고 헛점을 만들어내는 주도적인 액션을 주 무기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콘셉트 변화 때문에 쓴소리도 들었다. 1차 CBT에서는 게임의 타격감과 조작감도 좋지 않아 쓴소리가 더욱 많았다. 하지만 <애스커>는 10개월 만에 실시된 2차 CBT에서 타격감과 조작감을 전면 개편하고, 기존 던전의 절반 이상을 새로 만드는 등의 강수를 둬 기존 테스터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게임은 지난 4일, 3일 간의 스트레스를 실시하며 OBT에 박차를 가했다.
과연 <애스커>의 변신은 네오위즈게임즈를 다시 한번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까? <애스커>는 25일, 40레벨 분의 스테이지와 신규 콘텐츠인 진영 기반 레이드와 함께 OBT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