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이머들의 아지트였던 PC방이 전면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마이스루에이’ 하남성 대표(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는 지난 3월 11일, 중국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돕기 위해 PC방을 폐쇄하자는 안건을 상정하였다.
중국이 청소년 보호를 위해 PC방을 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2002년 9월, ‘중화인민공화국국무원령 제363호-인터넷서비스업체관리조례’를 통해 PC방을 미성년자 출입 금지 구역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 극단적인 정책은 청소년 보호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오쩌둥의 사상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법안이 통과됐음에도 중국 PC방 대다수는 청소년 출입을 암암리에 허용해왔다. 중국 정부에서도 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기적인 공안의 PC방 순찰과 엄격한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게 했지만 청소년의 PC방 이용률은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2009년 란저우 대학에서 발표한 보고서인 ‘청소년 인터넷 사용 실태’에 따르면 청소년 인터넷 이용 장소 5개 항목 중 PC방이 전체 평균 56.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의도와 달리, PC방 청소년 출입 금지 법안이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0년 이후 다시 PC방 규제에 대한 움직임을보이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이 현재 PC방 폐쇄 안건을 상정하기까지 이르렀다.
‘PC방 전면 폐쇄’라는 파격적인 안건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는 찬반이 크게 갈리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 플랫폼 텐센트의 한 이용자는 “PC방에서 청소년들이 20시간 넘게 게임 하는 걸 보면 위험해 보인다”며 안건에 찬성했으며 가장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반대로 “술이나 담배처럼 더 위험하고 안 좋은 것들도 많은데 왜 유독 PC방만을 폐쇄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 역시 상당한 동의를 얻고 있는 상태다. 다른 사이트에도 “PC방은 중국 게임 산업 발전의 기반이다”, “청소년을 위해 PC방을 폐쇄한다는 건 아무런 해결책도 되지 않는다” 등의 글이 올라오며 마이스루에이 대표의 안건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