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카드뉴스] 재미있는 게임은 언젠가 뜬다. 레드사하라의 두 번째 고집

불멸의 전사2의 테스트 시작한 레드사하라 탐방기

안정빈(한낮) 2016-02-01 15:12:31

게임은 재미가 최고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죠. 당장의 매출부터 퍼블리셔와의 관계, 더 크고 안정적인 기회까지, 재미만 보고 가다가는 놓치기 쉬운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여기에 지친 많은 개발자들이 아예 '인디게임'을 내세우고 있죠.

 

디스이즈게임에서 <불멸의 전사2>를 개발 중인 레드사하라에 눈길을 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발초기부터 퍼블리셔를  배제한 채로 미드코어 RPG에 집중된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어 커다란 성과를 거뒀고, 후속작 역시 재미와 소통을 위해 마케팅과 홍보에 유리한 퍼블리싱보다는 독자 서비스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최근 첫 테스트를 시작하고 눈에 띄는 반응을 얻어낸 레드사하라와 <불멸의 전사2>의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
 
하지만 어느새 잊혀진 상식
 
2014년,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두 번째 전쟁이 시작됐다.
 
몇 년 새 급성장한 모바일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대형 업체들은 자존심을 건 후속작들을 선보였다.
세븐나이츠, 블레이드, 큐라레, 별이 되어라 등등...
 
경쟁이 심해지며 개발비는 어느새 온라인게임을 따라잡았고, 광고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총 대신 광고가, 총알 대신 자금이 빗발치던 바야흐로 모바일게임의 춘추전국시대였다.
 
그리고 그 치열한 전쟁터에 듣지도 보도 못한 작은 개발사 하나가 뛰어들었다.
'레드사하라' 총 인원 13명. 평균연령 30대 중반. 특이사항: 돈 없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그들의 믿음은 단 하나
'재미있는 게임은 언젠가 뜬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전쟁터와 같던 당시의 현실 앞에선 고지식하고 쓸모 없어 보이던 그런 믿음
하지만 그 믿음 하나를 위해 대책 없는 짓을 벌인 사람들
 
게임의 재미를 위해 퍼블리셔를 포기했고 
'이유1: 유저들과 직접 소통해야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홍보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이유2: 그 돈이면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덩치가 몇 배는 되는 개발팀도 홍보예산이 몇 십 배는 되는 게임도 재미는 어디까지나 평등하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이야기 '차라리 계란으로 바위를 쳐라'
 
"하지만 출시 직후부터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마케팅 하나 없던 게임은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출시 다음날 20위, 열흘 뒤에는 10위,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순위
 
개발사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iOS 검수가 늦어지자 아이폰 유저들에게 안드로이드 기기 대여비를 지원했고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가 되자 모바일게임 최초로 버전별 뽑기 확률을 공개하고, 현금 뽑기가 아예 없는 서버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까지 찾아보기 어려운 '기행'에 가까운 행동 재미만이 살 길이라는 믿음을 가진 그들이기에 가능한 행동
그리고 2014년 4월 15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6위 달성 
 
"진심을 담은 계란은 결국 바위를 깼다."
 
그렇게 그들은 전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붉은 사막을 뜻하는 그들의 이름처럼 지옥을 버텨냈다.
하지만 기쁨이 영원할 수는 없었다.
 
끝을 모르고 커지는 시장. 그에 비해 돌이켜보면 미흡했던 출발
 
지금의 게임으로는 재미에도 한계가 오리라 판단한 그들은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작의 흥행으로 조금은 성장한 회사, 다행히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는 조건도 갖췄다.
 
8등신으로 늘어난 캐릭터와 굳건해진 세계관 설정
전작의 장점인 길드중심의 친목을 유지하되 RPG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넣은 후속작
 
하지만 그 사이 경쟁은 몇 배 더 치열해졌다. TV광고에 수 백억을 쓰는 회사도 생겼고 100명에 가까운 개발팀을 운영하는 회사도 생겼다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하는 거라도 잘하자" 주변의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믿는 구석은 하나
'재미있는 게임은 언젠가 뜬다' 
 
이번에도 퍼블리셔 없이, 이번에도 홍보비는 최소한으로. 그래서 시작한 후속작의 테스트
 
"그리고 기적처럼 유저들도 그들을 기억했다."
 
당초 1천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던 불멸의 전사2 LBT는 마케팅 하나 없이도 유저가 몰린 탓에 당첨자를 3배 이상으로 늘렸다.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진행될 LBT일정도 유저들의 요청으로 2월 4일까지 연장했다.
 
"재미있는 게임은 언젠가 뜬다. 그래서 게임은 반드시 재미있어야 한다." 
레드사하라 이지훈 대표 2014년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