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그라비티가 탄생한다.
그라비티 김정률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EZER에 매각한 자금을 바탕으로 그라비티에 버금가는 게임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김정률 회장은 "내년 초가 되면 새로 설립하는 게임회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게임회사 외에도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등의 사회환원사업도 같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지만 한국기업을 외국에 팔아넘기는 형태는 절대 아니다"며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키워서 해외에 수출하는 개념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률 회장은 "5명으로 설립했던 회사를 500명 규모로 키웠고 나스닥까지 상장했지만 그라비티를 더 이상 성장시키기에는 개인적인 역략의 부족함을 느꼈다"며 "세계적인 경영전문가가 나의 뒤를 이어 그라비티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라비티 이영수 이사도 “이번 신규 게임회사 설립은 김 회장이 오래 전부터 구상해 왔던 일”이라며 “처음에는 벤처 형태를 띠겠지만 빠른 시간에 급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정률 회장은 이미 국내의 유명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게임업계의 유능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라 조만간 새로운 게임업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영수 이사는 "김 회장은 게임사업을 25년 정도 해오면서 사람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 때문에 새로운 회사는 유능한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빡빡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떠나 해외에 회사를 설립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대해서는 “김 회장께서 국내에서 게임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라비티와 마찬가지로 국내를 기반으로 해서 해외에 주력하는 모습을 띨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새롭게 설립하는 신생회사가 외국 37개국에 진출한 그라비티의 최대강점인 해외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개발사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라비티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김 회장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 21일까지 회사에 출근하면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김정률 회장은 "EZER측에서 계속 그라비티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회장직을 유지할지는 모르지만 상근직으로 그라비티에 출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률 회장은 지분매각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30일 밤 회사 임원들과의 자리에서 “나한테는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게임판에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