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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카드뉴스] 우리는 왜 게임을 만드는 걸까? '크리티카'에 담긴 사연

안정빈(한낮) 2016-02-26 23:14:48

우리는 왜 게임을 만드는 걸까요? 여기 재미를 위해 뭉쳤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퍼블리싱까지 종료된 최악의 상황에서 그들은 정말 뜻밖의 상황을 마주쳤습니다. <루니아전기>에서 <크리티카>로, 2년 뒤 다시 <크리티카>의 자체서비스를 결정하기까지. 올엠의 험난했던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옮겼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세 남자가 있었다.
오락실에서 모인 남자들, 그저 게임이 좋아서 모였던 남자들

게임을 너무나 좋아했던 그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0년 회사를 설립한 그들은 다양한 일들을 전전하다
2006년 첫 게임인 <루니아전기>를 출시했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도전하기에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들의 손에는 익었던 액션은 일반 유저들을 좌절시킬 만큼 어려웠고
무리한 부분유료화와 밸런스는 서비스가 끝날 때까지 발목을 잡았다.

7년에 걸친 서비스와 대대적인 한 번의 개편
게임을 잊지 못하는 유저들을 위한 프리서버마저 열어보지만
결국 그조차 여의치 못해 문을 닫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잖나?"
올엠 이종명 대표의 이야기

그리고 2013년 두 번째 도전인 <크리티카>
경험은 충분했다. 아니,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너무 달라진 시장, 여전히 부족한 아이템과 캐릭터의 밸런스
초반에 눈에 띄게 몰렸던 유저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빠져나갔다

그렇게 다시 2년을 보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퍼블리셔와의 계약까지 종료됐다.
액션게임에만 바친 10여년, 손에 쥔 건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게임 하나뿐이었다.


'그냥 다 접을까?'
솔직히 한 번쯤은 들었을 고민

올엠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크리티카>의 유저들을 초대해 비공개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들이 지금부터 가야 할 길은 그저 게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달려가기에는
너무나 멀고, 막막했으니까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솔직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질문은 두 가지.
왜 크리티카를 지금까지 하고 있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나?

하지만 인터뷰 당일,  한 유저가 던진 예상외의 답변에 모두는 침묵했다.

'제가 열심히 할 테니까 계속 서비스 해주면 안돼요?'

침묵 속에서 유저는 말을 이었다.
'남들은 다 재미없다고 해도 저한테는 이게 인생게임이에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이야기
그리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이야기

우리가 좋아서 만든 게임을 누군가가 좋아해줬다.
한차례 넝마가 됐던 게임에 호응하고 누군가는 감히 '인생게임'이라는 말까지 붙여줬다.

"아!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구나"

어느새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든 개발자가 모였고 
모든 인터뷰가 끝났을 때는 그 누구도 '왜 게임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


2015년 12월 15일 그렇게 <크리티카>는 자체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는 2월 27일에는 '살아있음'을 축하하는 3주년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누군가가 좋아해주는 것의 경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