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의 체험기를 통해서도 다루었지만, <서든어택2>는 11년째 소위 '잘나가는 게임'의 후속작이다. 여전히 장르 점유율 85%, 전체 게임 중에는 15%를 점유하고 있으니까. 그런 게임의 후속작을 만든다는 것은 분명 적지 않은 부담이다.
넥슨지티의 김대훤 개발총괄 이사는 강연에 들어가면서 "만약, 여러분이 서든어택 팀의 리더라면 서든어택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잘 되는 게임을 더 잘되게, 그러면서 현 시대의 흐름과 유저의 니즈를 반영하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물은 것이다.
약 30분의 시간 동안, 김대훤 이사는 강연을 통해 여전히 잘되는 <서든어택1>을 기반으로 더 나은 <서든어택2>를 만들게 된 과정, 그리고 <서든어택2>를 개발하면서 염두에 둔 개발과제 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서든어택2> 개발을 위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겠는가? 김대원 이사와 비교해 보자. 강연 내용을 담았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넥슨지티의 김대훤 개발총괄 이사
■ 캐주얼 FPS <서든어택>, 11년 동안 FPS 1위를 유지하기 위한 시도들
먼저 <서든어택>이 FPS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설명하겠다. <서든어택>은 가볍고 쉬운, 속칭 '캐주얼함'으로 11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목표제공 시스템'을 도입, 유저들에게 플레이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하는가 하면 '클랜' 시스템의 고도화를 꾀하면서 '이게 정말 FPS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장르를 파괴하는 다양한 방법도 시도했다. 최근에는 장르 융합적인 콘텐츠 시도 및 틀에서 벗어나는 이슈 메이킹도 시도했다.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라이브 서비스의 정의는 크게 '다듬는 것'과 '새로운 것을 넣는 것', '이슈화해서 유저를 모으는 것'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먼저 '다듬는 것'을 살펴보자. 한 가지 예를 들면, <서든어택>에는 '클랜전'이 있다. 이는 여러 명의 유저가 목적의식을 갖고 게임하게 만든 콘텐츠다.
하지만 개인 일과가 서로 다른 이상 클랜전을 매번 같은 구성원이 하기는 어렵다. 일부만 할 수도 있고 어떨 때는 혼자서 할 수도 있다. 다른 클랜과 잠시 함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클랜에서 탈퇴한 뒤 함께 하는 클랜에 가입했다가, 다시 탈퇴해서 원래 클랜에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유저들은 이에 익숙해져 있었고, 반복하며 클랜전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농구장에서 사람들이 어울리는 방식을 생각했다.
보통 농구장에서 팀 경기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하면 혼자 온 사람이 있는지 주변에 물어보고 있다면 누구나 참여해서 어울리곤 한다. <서든어택> 클랜전도 이와 같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칭 시스템을 자동화해 적용했다.
탈퇴와 재가입의 불편함 없이 누구나 자동화를 통해 클랜전 매칭을 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다행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는 클랜전 이용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위 사례를 통해, 우리는 유저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서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불편함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익숙한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라이브 서비스 단계는 이를 캐치해서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새로운 것을 넣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이것을 왜 하는지, 하면 무엇이 좋은지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서든어택>은 캐주얼한 게임이라는 이유로 이런 부분을 많이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를 위해 한 해 동안 3~4차례 주기로 목표제공 시스템을 넣었다. 접속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목표를 제공해서 유저들에게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덕분에 콘텐츠 중요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게 됐다.
마지막으로 이슈화하는 것. <서든어택>은 11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신규 유저를 모으기 어려운 단계다. 아무리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넥슨지티는 유저들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일례로 저돌적인 이슈메이킹을 한 것이 있다.
한글의 자음, 모음으로 무기를 만들거나 매번 이슈가 되는 연예인을 기용해 캐릭터로 선보였다. 셀카봉의 경우는 화제 된 지 한 달도 안돼서 넣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했던 이국주 씨 캐릭터가 꽤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자리를 빌려 이국주 씨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
이러한 것들을 위해서는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싱도 중요하다. 내부 상황을 모두 말하기는 어렵지만 <서든어택> 조직은 이슈 발굴부터 반영하고 그것을 완성해서 넣기까지 과정을 그동안 치밀하게 구성해왔다. 트렌드 수집에도 노력하고 있다. 게임업계뿐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층이 무엇을 얘기하고 관심 있는지를 살핀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중앙 집중적인 긴밀한 조직 구조를 운영했다. 넥슨의 각 게임 팀에 있는 본부장은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결정과 그에 따른 과정을 감당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빠르면서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서든어택2... 현 시대에 맞는 모습, 그리고 가장 '서든어택스러운' 후속작
하지만, 이런 노력을 거쳤는데 왜 새로운 <서든어택2>를 만들게 됐는지에 대해 궁금함을 갖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이를 다루기 위해, 잠시 과거 얘기를 하겠다.
<서든어택>이 넥슨에 인수된 후 사업적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시기가 있었다. 당시 해외 타진을 많이 했었는데, 많은 퍼블리셔들이 <서든어택>에 대해 '혁신적인 요소가 없다', '비전이 없어보인다', '너무 오래된 게임이다' 등 부정적인 모습이 많았다.
2011년이었던 당시를 고려하면 당연하다. <배틀필드3> 같은 뛰어난 퍼포먼스를 가진 게임들이 즐비한 상태였으니까. 과연 <서든어택>은 앞으로도 잘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타 게임들을 통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이 들었다. 타 장르지만 <언차티드>의 경우 IP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당시 시대에 맞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운터스트라이크>도 11년 만에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를 출시하는 등 노력하고 있었고. 이런 기술의 반영에 뒤처지면 <서든어택>도 1인칭 게임으로 몰입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줄어들겠다는 우려도 들었다.
장르적인 부분도 큰 위기로 다가왔다. <아이온>,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장르 자체에도 큰 변화가 오면서 FPS 장르 특성으로만 우위를 점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논의를 한 끝에, 결론은 FPS 장르가 한계에 부딪힌 것은 맞다. 하지만 높은 몰입감만큼은 대체불가능이라고 판단했다. 경영진을 설득했다. 과거 <서든어택>을 리뉴얼 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얘기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서든어택>의 장르 점유율은 90%. 그룹 내에서 꼭 해야 하나 하는 우려가 있기는 했지만 <서든어택>의 미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 꼭 해야 한다고 밀어붙였고, 결국 <서든어택2> 개발에 착수했다.
콘셉트를 생각하면서 과거 '경쟁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당시 게임들은 정통, 밀리터리, 웨스턴을 소재로 한 FPS였다. <서든어택>이 캐주얼 FPS인 것과는 반대. 경쟁작은 '다름'을 주제로 시작했다.
하지만 <서든어택>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듯 결국은 이도 저도 아니게 된 모양새가 많았다. 이것은 우리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든어택>을 잇는 게임은 정말 '서든어택다운' 것이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졌다.
<서든어택2>는 플랫폼 전략도 수립했다. 2는 단순 후속작이 아닌 하나의 큰 플랫폼이다. 온라인 대전 콘텐츠로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다. 그 안에는 <서든어택>이 하나의 콘텐츠 그룹으로 포함돼 있다. 이후 여러 가지 IP도 마찬가지 그룹으로 붙여나가는 형식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이는 <서든어택2>가 장르 독점을 유지함과 동시에 확대를 시도하기 위함이다. 같은 것은 정말 같게, 다른 것은 정말 다르게 하자는 것이다. <서든어택>이 캐주얼 1위면 <서든어택2>는 그를 잇고, 대신 정통 FPS는 직접 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으니 트리플 타이틀과 협업을 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리스폰 사와 <타이탄폴> IP 협약을 하게 됐고 <타이탄폴 온라인>이 현재 개발 중이다. 올해 내로 어떤 형태든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서든어택2가 추구하는 모습... '그래픽', '타격감', 그리고 '핵심 게임성'과 '다양한 모드'
마지막으로, <서든어택2>가 추구하는 모습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다. 먼저 그래픽. 유명한 게임들은 저마다 특징이 있듯이 <서든어택2>도 마찬가지로 고유의 모습을 시도하고자 노력했다. 보통 '그래픽이 좋다'는 것은 '사실적이다'와 일맥상통하다. 또한, 사실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이것이 과연 대전게임에 맞는 것인가'는 논의도 했다.
서비스 경험 결과, 대전게임에 맞는 그래픽은 어지럽지 않아야 오래 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잘 보여야 한다. 무작정 화려한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약간의 톤다운이 필요하며, 여러 가지 요소를 도입한 결과 현재의 외형적인 모습이 나왔다.
총기와 캐릭터의 경우는 조금 화려하게 노출했다. 언리얼 엔진3를 사용했지만, 최신 메커니즘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다듬었다. 배경이 진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나머지 요소는 조금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추구하는 모습으로는 타격감 잡기. 3가지 요소를 중점으로 개발했다. 먼저 즉각적이면서 과장된 부분을 계속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사실적인 부분과 조금 거리는 있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다양한 상황별 데스 리액션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타격 방향과 부위에 따른 움직임을 통해 현실감을 조성했다. 마지막으로는 명확성. 이는 유혈효과가 그 예인데, 과장될 경우 캐릭터가 안 보이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개발했다.
세 번째로 핵심 게임성을 계승했다. <서든어택2>는 <서든어택>의 게임성에 대해 무빙, 시야각, 속도감, 기타 플레이 요소에 대해 철저히 승계했다. 로그 분석을 통한 플레이 일치 여부 검증을 비롯해 초고속 카메라로 0.01초 단위 오차까지 없도록 했다. 브레이킹, 드롭샷 등 1에서 많이 쓰이는 기술들도 모두 구현됐다.
네 번째로는 게임을 하면 할수록 남는 것들을 강조했다. 사용자가 FP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손과 총이다. 매번 보는 총을 나만의 총기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커스터마이징으로 표현했다. 6~7개 파츠가 교환이 가능하게끔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모드가 있다. 공교롭게 최근 AI(인공 지능)가 이슈인데, 내부에서도 상호작용이 가능한 모드들을 개발 중이다. 넥슨지티 내 대전 경쟁 콘텐츠 만드는 팀이 총 4개다. MOD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함을 잘 알고 있기에 4개의 특징 있는 팀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빠른 것은 알려진 '스쿼드 워'로, 오픈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일 것이다. 물론 그 밖에 UI 개선, 비슷한 유저들과 대전을 벌이는 시스템 개선 등 여러 가지 모습도 보여드릴 것이다.
얼마 전 실시한 CBT는 최고 동접이 36,108명, 누적 접속자 수 285,685명을 기록했다. 좋은 성과를 얻었다.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서든어택>과 다른 게 그래픽 조금 나은 것 빼고는 없다는 얘기가 다수다. 맞다. 의도한 부분이다. 위 설명 들을 보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부분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OBT 이후 콘텐츠들을 다수 더해 <서든어택2>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아래 보여드리는 스크린샷은 미리 보여드리는 <서든어택2>의 향후 모습들이다. 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튜토리얼을 조금 색다르게 전개해서 몰입감을 주도록 할 것이다. 새로운 방향으로 다듬은 만큼 다른 느낌의 <서든어택2>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