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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6] 마비노기 듀얼을 통한 글로벌 원빌드의 장단점 분석

권용필(스라블) 2016-04-28 12:13:50

최근 많은 게임이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서비스 형태로 글로벌 원빌드를 채택하고 있다. 글로벌 원빌드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많이 채택하며, 실제 적용했을 때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하고 있는 많은 게임 중, <마비노기 듀얼>의 라이브 서비스 담당 이희영 디렉터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디스이즈게임 권용필 기자

 



   

■ 왜 글로벌 원빌드인가? 

 

글로벌 원빌드는 ‘하나의 빌드로 글로벌(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글로벌’은 단순히 서비스 범위에 대한 의미이므로, 결국 서비스 형태를 의미하는 ‘원빌드’가 핵심일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 회사는 왜 원빌드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해외 서비스는 국가별 빌드를 따로 개발하는 방식이었는데, 서비스 국가가 늘어날수록 빌드 하나를 새로 만들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콘텐츠마다 빌드 별로 브랜칭, 머지, QA 등의 엔지니어링 비용이 커졌고, 코드가 비슷하지만 똑같지 않아 비슷한 QA가 별도로 발생했다.

  

원빌드 서비스를 채택한다면 빌드를 하나만 만들면 되므로, 일단 개발 측면에서 비용이 절감된다. 서비스/운영 측면에서도 관리 채널이 단일화되어 있으므로 비용이 절감된다. 또한 서비스 종료 개념이 없다시피 한 것과 모든 국가에서 최신 버전을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비노기 듀얼>은 이런 장점들을 고려해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선택했는데, 서비스 이후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지금부터 그 사례들을 소개해드리겠다.

 


  



 

■ <마비노기 듀얼> 글로벌 서비스에서 생긴 일 

 

<마비노기 듀얼>이 글로벌 소프트 런칭을 하면서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업데이트를 확인하면 보석 5개를 지급하는 단순한 이벤트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나타났다. 국가별로 시간을 전부 따로 입력해줘야 했던 것.

 

한국에서 정오일 때 다른 나라들은 시간이 전부 다르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벤트 시간이 애매한 국가의 유저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기존의 서버시간 기준을 로컬시간으로 바꾸자니 기기 시간을 돌리는 어뷰징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공지에 나라별 이벤트 적용 시간을 일일이 적어 넣었고, 이벤트 내용보다 나라별 시간 내용이 더 긴 공지가 만들어졌다.

 


 

이벤트의 기준이 되는 기념일이나 명절도 문제였다. 한국에는 추석이 있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고, 다른 나라에는 추수감사절이 있지만 한국에는 없었다. 전세계의 모든 기념일과 명절을 적용하자니 그것도 문제였고, 일부 국가를 기준으로 이벤트를 하자니 그것도 그것대로 문제였다.

 

뚜렷한 해결책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금은 해왔던 이벤트를 유지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일본 지사에서 게임 녹화가 가능한 게임메신저 ‘Lobi’ 서비스를 <마비노기 듀얼>에 적용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보내왔다.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 같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었는데, 알고 보니 Lobi는 일본 유저만 쓸 수 있으며 설치할 때 카메라 등의 앱 권한을 요구했다.

 

만일 실제로 적용한다면 특정 국가의 유저만 혜택을 볼 수 있고, 과도한 앱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는 유저들은 불쾌할 수도 있는 상황. 결국 글로벌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Lobi 서비스의 도입은 취소됐다. 

 


  


 

나라마다 법령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들도 있었다.

 

심의 등급을 받아 표기해야 하는 나라도 있었고, 결재 관련 규제가 있는 나라 등 다양했기 때문.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으므로 지금은 모두 해결 했지만, 원빌드 서비스에서 해결하기 더 귀찮은 문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하려면 다양한 언어를 하나의 빌드에 담아야 하는데, 이런 언어 때문에 생긴 문제도 있었다.

 

영어로 비속어에 해당하는 ‘shit’라는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해놨다. 그런데 일본 이름인 ‘요시타카(yoshitaka)’를 영어로 등록하려고 하면, 중간에 ‘shit’가 포함되어 등록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영어권의 비속어인 ‘shit’를 금지 해제할 수는 없어, 해당 유저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언어에서 생기는 문제는 UI에서도 나타났다.

 

특정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했을 때 길이가 엄청나게 길어져 UI가 넘치기 시작했던 것. 클라이언트가 다르면 해당 국가의 UI를 수정해 보기 좋게 만들었겠지만, 원빌드라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현재는 어떻게든 욱여넣어 적용하는 중이다.

 

같은 회사가 서비스하는 다른 글로벌 게임의 콘텐츠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마비노기 듀얼>과 <마비노기 영웅전>의 콜라보를 기획하며, 인기 캐릭터였던 델리아를 표지에넣은 콜라보 전용 특별 부스터를 만들었다. 문제는 글로벌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아직 델리아가 추가되지 않은 국가가 있었던 것. 당연히 해당 국가에서 수정 요청이 들어왔고, 이미지 작업이 끝난 부스터를 수정해야만 했다. 

 


  



 

■ 라이브 서비스를 하기에 난해한 글로벌 원빌드 

 

앞서 언급한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글로벌 원빌드의 모든 문제는 ‘개발팀이 유저 동향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라이브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유저 동향’인데, 여기서 말하는 ‘유저 동향’이란 커뮤니티 반응, 사회 분위기, 다른 게임들 서비스 분위기 등을 모두 포함한다. 개발팀이 이러한 유저 동향을 정확히 읽어냈을 때, 유저에게 정말로 필요한 신규 콘텐츠나 밸런싱 등을 서비스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원빌드에서는 개발팀이 모든 유저 동향을 정확히 읽는 것이 불가능하다. 커버해야하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지역별로 문화/종교/언어 등이 천차만별이라 방향성을 정하기가 난해하다.

 

결국 글로벌 원빌드가 개발이나 서비스/운영 측면에서 일부 비용이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유저 동향을 읽지 못해 생기는 문제까지 고려해보면 총 비용이 감소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 게임의 상황과 성격을 고려해 글로벌 서비스 형태를 결정하자

 

글로벌 원빌드에서 유저 동향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이야기 했지만, 회사 입장에서 비용 절감은 여전히 매력적인 장점이다. 게임의 장단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장점의 효과가 크다면 당연히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까?

 

글로벌 원빌드가 유리한 게임은 ‘유저간 인터랙션이 적은 게임’, ‘현지화를 안 해도 무방한 게임’ 등이다. 파악해야 하는 유저 동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임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경우에는 비용 절감의 장점이 훨씬 크게 반영될 것이다.

 

글로벌 원빌드가 불리한 게임은 ‘PC게임 또는 PC게임처럼 라이브 하고 싶은 게임’, ‘다른 유저와 경쟁하며 비교하게 되는 게임’, ‘유저간의 밸런스와 보상에 민감한 게임’, ‘문화/종교적인 이유로 로컬라이징이 꼭 필요한 게임’ 등이다. 파악해야 하는 유저 동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게임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경우에는 비용 절감의 장점이 희미해질 것이다.

 

여러분이 만약 어떤 게임을 글로벌 서비스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본인의 게임 상황과 성격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원빌드 서비스가 더 좋을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서비스가 더 좋을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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