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엑스엘게임즈는 오는 13일에 업데이트될 예정인 <아키에이지> 신규 종족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업데이트될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아키에이지> 출시 3년여 만에 추가되는 신규 종족 '워본'과 '드워프', 각종 시스템 추가 및 개편, 향후 비전이 공개됐다.
이날 <아키에이지> 개발실의 이광로 PD는 소개에 앞서 "기존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에아나드 업데이트 이후, 수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영웅 시스템이나 국가 시스템 등을 하나씩 정비하고 완성해 왔다. <아키에이지>의 근간 시스템이 그동안 어느 정도 완성되어 왔고, 이제는 '오키드나의 증오'를 통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국내에서 <아키에이지>가 출시된 이후 3년 반이 지났다. 많은 일을 거치며 게임을 이탈하는 유저도 적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글로벌 매출도 6천억 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유저들에게 차가운 대우를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를 들고나온 개발진의 각오도 남다르다. 신규 종족과 신규 능력 외에도 <아키에이지>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인 '노동력'(생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기력) 시스템을 개편하고, 기존에 무한정 사용할 수 있던 노동력 회복 캐시 아이템에도 계정 단위로 3시간의 쿨타임을 줬다. 매출 감소를 각오한 결정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내용과 QnA를 정리했다.
■ 신규 종족, "라이트 유저를 위한 디딤돌 될 것"
이번에 추가되는 신규 종족 '워본'과 '드워프'는 기존 4개 종족과 달리 '변신'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생성 후 각 종족의 초반 2개 지역에서 30레벨까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며, 30레벨부터 각각 종족에 맞는 변신을 할 수 있다. 변신 후에는 고유의 스킬을 사용하며 평소보다 높은 전투력을 낼 수 있는 식이다.
누이아 대륙(서대륙) 세력의 드워프는 기계공학에 특화된 종족이라는 설정으로, '기갑병'으로 변신할 수 있다. 반대로 하리하라 대륙(동대륙) 세력의 워본은 100년 전에 멸망한 전투 종족이 부활했다는 설정으로 '육식자'로 변신 가능하다.
엑스엘게임즈의 조용래 기획팀장은 새로운 종족을 소개하면서 "출시된 지 3년이 넘게 지난 게임인 만큼 상위권 유저와 라이트/신규/복귀 유저 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신규 종족은 그런 라이트 유저 및 신규 유저가 쉽게 게임에 익숙해지고 따라잡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신규 종족 '워본'과 '드워프'. 각각 육식자와 기갑병으로 변신할 수 있는 종족이다.
■ 신규 능력 증오,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한 고민"
<아키에이지>의 특징은 10가지 특성 중 3가지씩 조합하는 방식으로 120가지 직업이 나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에 추가되는 능력 '증오'는 그런 120가지 직업에 더욱 다양성을 주는 요소가 된다.
증오는 기존에 3개씩 골라 조합하던 10가지 특성과 달리, 기존의 특성 위에 추가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가령 격투/환술/철벽 능력으로 조합된 캐릭터라면 격투(+증오)/환술/철벽 조합이나 격투/환술(+증오)/철벽 조합 등으로 세팅할 수 있는 셈이다.
증오 능력은 어떤 능력과 조합하는가에 따라 다른 스킬이 추가되므로, 기존 120가지 직업 중 동일한 직업이더라도 증오를 어떤 능력에 붙이는가에 따라 전투 스타일도 바뀔 수 있다.
또한, 이날 설명에서는 "증오 능력과 관련된 추가 스킬 포인트는 주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기존에 보유한 스킬 포인트를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능력에 증오를 붙이는가, 어떤 스킬을 포기하고 증오 스킬을 추가하는가 등 다양한 전투 패턴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증오는 기존의 10가지 능력과 조합되어 새로운 스킬을 열어주는 요소다.
■ 노동력 개편,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개편할 것"
신규 종족과 신규 능력이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분이라면, 노동력은 반대로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아키에이지>의 경제 시스템의 주축이 되고 있으며, 전투를 제외한 대부분의 콘텐츠에는 이 노동력이 소모된다. 때문에 노동력의 소모량, 노동력 회복, 노동력 소모 대비 수익 등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개발진이 이번 업데이트에서 노동력 개편을 통해 선택한 것은 '노동력 대비 수익 강화', '노동력 회복 아이템의 쿨타임 적용'이었다. 기존 방식이 무한정 사용 가능한 노동력 회복 아이템을 들이부으며 플레이하는 방식이었다면, 개편 후에는 회복량이 적어지는 대신 적은 노동력으로 그 이상의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인 셈이다.
생산/제작 등의 기술 숙련도와 제작법도 노동력에 맞게 개편되고, 새롭게 '대가' 숙련도가 추가된다. 대가 숙련도는 한정된 기술 개수만 선택할 수 있는 대신, 소모되는 노동력이 최대 40%까지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제작법이 개편되고 새로운 숙련도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기존처럼 모든 제작 기술을 마스터하지 않더라도 주로 사용할 기술을 대가 숙련도까지 성장시키면 그걸 바탕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동력 대비 수익 증가로 노동력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업데이트의 목표다.
■ 편의성 개선과 새로운 전장
그 외에도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전장이 추가된다. 대규모 주거 지역이 추가되고, 자신의 마을을 발전시키며 수익을 얻는 주민 시스템도 선보인다. 생활 점수는 기존에 노동력을 통해 얻을 수 있었는데, 업데이트 후에는 이를 가족 콘텐츠로만 얻을 수 있도록 개편된다.
종족 퀘스트도 더욱 강화되고, UI가 개편되어 지난 이야기와 현재의 진행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게임을 떠나 있던 복귀 유저라면 본편의 지난 스토리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생활 콘텐츠가 좀 더 강화 및 개편된다.
주사위, 창고, 강화 확률 등 각종 편의성도 개선된다.
■ 개발실 Q&A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에 대한 소개가 끝난 뒤에는 Q&A가 진행됐다. 엑스엘게임즈 사업본부의 장석문 본부장, 개발실의 이광로 PD, 조용래 기획팀장, 양종근 AD가 각각 자리했다.
왼쪽부터 장석문 본부장, 이광로 PD, 조용래 기획팀장, 양종근 AD.
Q>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계획은?
장석문 본부장 : 확실히 <아키에이지>는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좋은 평가만 받은 건 아니다. 게임이 지금 변한다고 고객도 당장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그 변화를 고객이 느끼게 되는 시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계속해서 '좋아지는' 것이다. 물론 콘텐츠만 있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고, 운영과 사업이 함께 따라가야 한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기반 시스템을 다지고 있다. 고객들로부터 가장 항의를 받는 부분 중 하나가 작업장과 관련된 단속 이슈인데, 파고들어 본다면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당장 눈앞에 오토로 보이는 캐릭터가 있다고 해도, 이 캐릭터가 오토인지 확증을 잡으려면 플레이 로그나 기술적인 장치 등이 많이 필요하다. 단순히 눈에 보인다고 무턱대고 단속을 했다간 역으로 소송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걸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도 다양한 기반 시스템 중 하나다.
Q> <아키에이지>는 예전에 미형 캐릭터 위주보다는 판타지를 더 추구한다고 했는데, 드워프를 보니 미소녀가 나왔다. 이렇게 디자인된 이유가 있는가?
양종근 AD : 신규 종족을 준비하면서 내부에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함에 있어 다양한 유저의 취향을 맞추고 싶었다.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반면 우락부락한 캐릭터도 있다. 단순히 미형이나 판타지에 치우치기보다는 캐릭터의 스타일 폭을 넓혀간다는 느낌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함에 신경 쓰게 됐다.
귀여운 외모로 눈길을 끈 드워프 여성 캐릭터.
Q> 각종 커뮤니티에서 "국내 유저는 테섭 취급을 당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갈등은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가?
장석문 본부장 : 콘텐츠가 먼저 공개되는 지역에서 테섭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풀어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일부 게임은 해외에서 먼저 콘텐츠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오히려 "국산 게임인데 왜 해외에서 먼저 나오느냐" 하는 의견을 받는다.
해외 유저를 위한 테스트라기보다는, 해외보다 먼저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다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무래도 개발자가 한국인이다 보니 국내 기준으로 제작하게 되고, 자연히 한국 서비스에서 먼저 콘텐츠가 공개되는 것이다.
물론 구글이나 애플처럼 회사 규모가 아주 커서 글로벌 빌드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먼저 한국에서 콘텐츠를 공개하고 차후 해외 서버에 현지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지화 과정에서 현지 유저에 맞게 콘텐츠를 수정해서 내보내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테섭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대부분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질책인데, 이건 우리가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국내 서버도 좀 더 완벽해지도록 열심히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아키에이지> 해외 서버는 현지와 과정에서 국내와 업데이트 내용이 달라진 부분이 많다.
Q> 예전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노동력에 대한 방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노동은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
조용래 기획팀장 :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노동력 부분이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노동력은 <아키에이지>의 경제에서 중심에 있는 요소다. 그래서 사업부와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이 "노동력 아이템에 쿨타임 넣자"는 부분이었다.
일단 노동을 했을 때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유저가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주자는 것이 이번 경제 시스템의 큰 방향이다. 특히 오래된 게임인 만큼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가 게임을 따라갈 수 있게 해야 했다. 그래서 노동력 대비 금화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업데이트 후에는 게임에 복귀하거나 새로 시작해도 충분히 자신의 노동력을 어디에 집중시키느냐에 따라 금화를 벌 수 있다. 대가 숙련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아키에이지>의 경제 시스템은 모두가 자신의 노동력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노동력과 관련해서 쌓여온 문제가 게임을 떠난 유저의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냥 시 금화를 얻을 수 있게 하는 부분도 내부에서 논의가 많았다. 오토가 사냥으로 금화를 버는 것이 가장 경계 대상이었지만, 당장 게임을 하는 유저에게 있어선 사냥을 통한 금화 획득이 필요했다.
장석문 본부장 : 사업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노동력 회복 아이템의 매출을 줄인다는 결정이 쉬운 건 아니었다. 하지만 조용래 팀장이 "이렇게 해야 게임이 재미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웃음)
해외에선 게임이 잘 됐는데 국내에선 이탈하는 고객이 많은 상황이 그동안 아쉬웠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좋아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재미'라고 믿고 있다.
노동력 회복 아이템에는 쿨타임이 적용되고, 노동력을 쓰는 활동의 수익성이 올라간다.
Q> 노동력과 회복 아이템이 개편될 경우 기존에 축적된 노동력 회복 아이템은 어떻게 되는가? 계정 공유 아이템이라면 신규 서버가 오픈됐을 때 유저간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조용래 기획팀장 : 유저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신규 서버인 '곤' 서버에서 기존 계정의 노동력 회복 아이템 '황홀한 여명'을 사용할 수 있는가다. 기존 아이템을 신규 서버에서 사용하지는 못한다.
단, 노동력 자체가 계정 단위다 보니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면 신규 서버 캐릭터로 그 노동력을 쓸 수 있는 부분은 있다. 그래서 발표와 함께 최대한 빨리 기존 아이템을 샵에서 단종시켰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쿨타임 없는 회복 아이템을 쓰는 유저가 앞서가는 건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장석문 본부장 :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예측하고 토론했는데... 제작 공정상의 이슈가 있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발표를 빨리하고 상품도 바로 단종시키자"였다. 3일 정도 텀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가장 문제 되는 건 기존 캐시 상품의 성능을 우리가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돈을 받고 판매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이를 유지시킬 의무가 있었다. 만약 유저가 돈을 내고 구매한 아이템에 우리가 갑자기 쿨타임을 넣어버리면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가 많다. 때문에 기존 아이템을 단종시키고 새로운 아이템을 내는 걸 선택하게 됐다. 이 부분은 고객의 질타가 있다면 우리가 욕먹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한 가지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건 발표에서 단종까지 3일간의 텀은 매출을 노린 건 아니었다. 그리고 기록을 확인해 보니 생각만큼 물량이 많이 풀리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기존의 쿨타임 없는 노동력 회복 아이템이 신규 서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Q> 본부장, 기획팀장, 프로듀서, 아트 디렉터에게 각각 묻고 싶다. <아키에이지> 본연의 재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광로 PD : 아마 이 자리에 있는 4명이 조금씩 다른 의견이 나올 것이다. PD 입장에서 말한다면 <아키에이지> 고유의 재미는 다른 MMORPG보다 진보된 개념이 많이 들어간 점이라고 생각한다.
MMORPG의 본질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아키에이지>에는 그 고민이 담겼다. 게임에서 개발자가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플레이하면서 쓰는 이야기가 메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MMORPG가 다른 장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이야기를 하나 꺼내면, 예전 모 서버에서 서대륙의 패권을 쥔 CK라는 원정대가 있었다. 이 원정대는 당시 서대륙 내에서 생활 콘텐츠의 큰손이었던 드라이어드 원정대와 연합해서 한쪽은 전투, 한쪽은 공급을 담당하는 식으로 동대륙과 전쟁을 벌였다.
그런데 어느 날 CK 원정대원이 아군을 약탈하는 일이 있었고, 분쟁이 일어난 결과 공급을 담당하던 원정대가 동대륙과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커뮤니티에서도 이걸 놓고 박쥐다, 노동자의 권리다 등등 논쟁이 많았다. 이런 드라마가 모두 유저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유저들에게 샌드박스라는 도구를 쥐어주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아키에이지> 본연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조용래 기획팀장 : 내가 생각하는 <아키에이지> 고유의 재미는 '자유 의지의 선택'이다. 선택의 고민, 고민으로 인한 즐거움을 이번 업데이트에 담았다. 기존의 10가지 능력 조합도 그런 선택과 고민이었고, 고레벨이 되면 어떤 능력에 증오를 각성시킬 것인가를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초식 유저라면 어떤 기술을 대가 숙련도로 할 것인가, 우리 서버에서는 어떤 기술이 돈이 되는가, 어떤 기술이 틈새시장을 노리기에 좋은가를 고민하게 된다.
작게 본다면 생활 점수 개편도 그중 하나다. 생활 점수를 얻는 방법이 노동력에서 가족 콘텐츠로 바뀌는데, 이 점수로 양을 살지 젖소를 살지 고민하는 것이다.
양종근 AD : 스스로 <아키에이지>를 개발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월드에서 수많은 유저가 동시에 날틀을 타고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나도 직접 그 자리에 있었고, 아주 짜릿한 기억이었다. 샌드박스 게임을 만들다 보면 "유저에게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게 하자"는 꿈이 생긴다. 그리고 지금도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집을 배치하고 가꾸는 등의 플레이에서 오는 이야기와 인터랙션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다.
장석문 본부장 : 개인적으로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같이 플레이하는 '친구', 혹은 적대 세력의 '유저'라고 생각한다. 훗날에 AI가 사람보다 똑똑해지고 스스로 판단까지 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어느 게임이든 사람과 플레이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전투, 대규모 전투, 무역, 하우징 등 콘텐츠가 많은데, 각각의 콘텐츠 자체는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그런데 이걸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서로 오밀조밀하게 관계를 이루도록 짜여 있다. 예를 들어 전투는 거의 안 하고 하우징 위주로 즐기는 초식 유저를 보자. 하우징에 필요한 고급 재료는 전투에서 나온다. 그렇게 유저를 다른 콘텐츠로 이끌고, 그곳에서 다시 다른 유저와의 관계가 형성되고 함께 플레이하게 하는 것. 그것이 <아키에이지>의 재미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