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에 1만 9,800원짜리 MMORPG가 등장할 전망이다.
게임업체 모이라온라인은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신작 온라인게임 <그로타 온라인>을 소개하면서, 한 시간에 1만 9,800원짜리 유료아이템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이라온라인에 따르면 <그로타 온라인>은 무료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에 들어가 있는 유료아이템인 ‘몽환서’를 1만 9,800원, 9,900원, 2,200원에 팔 계획이다.
‘몽환서’는 1레벨 캐릭터를 20레벨, 30레벨 등으로 한 시간 동안 변신시켜주는 아이템으로 1만 9,800원짜리 ‘몽환서’를 살 경우 50레벨 캐릭터로 한 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이 장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일 5시간을 50레벨 캐릭터로 플레이할 경우 10만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
'몽환서'를 구입하지 않고 무료로 게임을 하면서 레벨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모이라온라인 관계자는 "하루 24시간 동안 게임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레벨까지 올리는 데에 10일이 걸린다. 50레벨이 될려면 24시간 씩 1년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그로타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레벨이 무한대인 게임이다. 1차 개발 버전에서는 최고레벨이 50이지만 2차 개발 버전에는 최고레벨이 더욱 올라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루에 3시간씩 <그로타 온라인>을 하는 무료 유저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유저는 8년 동안 꾸준히 게임을 해야만 50레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최고레벨 제한이 50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무료로 레벨을 올리는 시간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MMORPG를 가장한 사행성게임?
그렇다면 한 시간에 2만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보상이 따르는 것일까? 설명회를 찾은 참가자(일명 점주)들의 가장 큰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모이라온라인
다만 모이라온라인은 <그로타 온라인>을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의 성인 사행성게임이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라진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게임인 <그로타 온라인>으로 붕괴된 성인게임 이용자를 유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행사장에서 나눠준 소개자료에는 게임산업진흥법의 하위법령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도박성 게임머니’에 대해서는 정부가 거래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MMORPG의 게임머니’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거래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양도한 경우에는 그 권리가 소진되고 그 저작물의 유통이나 재판매를 규제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는 ‘최초판매원칙’을 언급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게임 아이템을 유저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한 저작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결국 MMORPG의 형식을 도입해 환금성이 있는 아이템을 서로 거래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 달에 4천만원 벌 수 있다
모이라온라인은 PC방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사업모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모이라온라인 관계자는 “연 1,000만원의 가맹비를 내면 해당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15%를 점주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또 10개의 매장을 확보할 경우 대리점이 될 수 있고 이와 같은 대리점을 5개 이상 확보할 경우 총판의 권한을 가지게 된다. 이때 대리점과 총판은 각각 2.5%, 1.5%의 추가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1만 9,800원짜리 아이템을 구입하는 유저가 매장에 10명이고 이들이 각각 10시간씩 플레이를 할 경우 해당 매장은 한달에 891만원의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만일 유저가 50명일 경우 4,450만원이 된다”고 말했다.
재심의 대상 될 수도
한편 모이라온라인은 “지난 8월 17일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받았다”며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입장은 다르다.
디스이즈게임이 게임위에 확인한 결과 모이라온라인의 <그로타 온라인>은 재심의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위 관계자는 “모이라온라인에서 클로즈베타테스트 용으로 <그로타 온라인>의 심의를 접수했다. 당시에는 게임 아이템이 없었고 과금체계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 외형적으로 순수한 MMORPG로 보여 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만일 한 시간에 2만원에 가까운 돈이 투입되는 형태라면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온라인게임을 가장한 사행성 게임이 많다. MMORPG의 형태를 띈 게임도 있다. 이런 게임은 게임위에 제출한 심의 자료와 실제 게임플레이가 다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로타 온라인>의 클로즈베타테스트는 9월 7일 시작되며 10월 말에 오픈베타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