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의 명작, <시드마이어의 문명6(이하 문명6)>이 오는 10월 21일 출시를 앞두고 게임의 주요 특징 및 출시 계획 등을 알리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를 통한 게임 관련 설명은 파이락시스 게임즈의 안톤 스트렌거 게임 디자이너가 설명을 맡았다.
안톤 스트렌거는 “문명 시리즈의 출시가 벌써 25주년을 맞이했다. 발전을 거듭한 만큼 최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새로운 인류 역사가 지속해서 공개되어 왔다”며, “<문명6>는 <문명>시리즈 및 최근 출시됐던 <문명5>에서 배웠던 교훈,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됐다고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출시에 앞서 게임은 출시 25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이를 기념하는 프리미엄 패키지로도 출시됐다. 커버 아트북을 포함한 25주년 기념 주화 세트 및 장식 케이스, 아즈텍 문명 팩, OST 및 추후 출시될 DLC팩 4종 등이 포함된 디지털 디럭스 보너스 콘텐츠 등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안톤 스트렌거는 가장 큰 변화인 ‘도시 분할’에 대해 소개했다. ‘지구’ 시스템을 통해 도시 주변 타일에 여러 분야별 지구를 추가, 세밀한 도시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콘텐츠다.
각 지구는 도시 별 특수한 기능을 갖고 있다. 캠퍼스의 경우, 인근에 과학 연구실을 지어 도서관, 대학 등을 지을 수 있다. 위치 선정이 중요하며, 캠퍼스를 산 근처에 짓게 되면 과학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외부 침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보다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과거 시리즈는 게임 승리를 위해 비슷한 기술 경로를 밟는 경우가 많았다. 안톤 스트렌거는 <문명6>에서 이런 부분을 개선, 유저들이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명6>에서는 모든 기술 요소는 보너스를 얻으며 기술 개발 비용이 반으로 감소했다. 만약, 도시를 해양에 짓게 되면 해양 관련 연구에 부스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를 통해 문화를 연구하면 씨빅(Civic) 트리를 연구할 수 있는 요소도 넣었다. 각종 영감(inspiration)을 통한 비용 절감 방법도 있다.
<문명6>에서는 과거 시리즈의 인기 요소를 최신 버전에 맞게 일부 개념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첩보’. 스파이를 통해 가능하며, 스파이를 다른 지구나 도시로 보내면 외교력이 상승한다. 보낼 때마다 보너스를 얻을 수 있으며 프랑스의 카트리느 여제는 이 부분에 특화되어 있으며, 다른 문명 세력보다 외교 부분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첩보’는 정보를 가져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위치한 도시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상업지구, 영화관이 있는 지역의 경우, 도시에서 금화나 예술 작품을 훔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지구에 문화적 역량이 향상하게 된다.
또 다른 계승 요소는 바로 ‘종교’. 성지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한 시스템으로, <문명6>는 <문명> 시리즈 처음으로 종교 승리가 가능하게 됐다. 종교 승리를 활용하면 게임 초반부에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교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종교관을 찾는 것이 먼저다. 종교 관련 보너스는 게임 종료 시점까지 유지되며, 성지 지구에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유저가 플레이를 하다가 선지자를 찾으면 이를 성지 구역으로 옮기고 종교를 선택, 창시할 수 있다.
종교는 다른 도시에 전파를 할 수도 있는데, 성지가 있는 도시는 매 턴마다 자동으로 종교가 전파되며, 전도사를 이용하면 보다 빠른 전파가 가능하다. 종교 승리를 위해서는 다른 유저가 같은 종교를 믿고 있어야 한다.
<문명5>에 등장했던 ‘도시국가’는 타 도시로 사절단을 보내는 등으로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지구가 형성되어 있을 경우 더 많은 보너스를 얻을 수 있으며, 종주국이 될 경우에는 보다 많은 보너스가 획득 가능하다. 종주국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명의 사절단이 타 도시에 보내져야 한다.
<문명6>에는 총 24개의 도시 국가가 있으며 각 도시마다 고유 보너스를 갖고 있다. 종주국이 되면 동맹국이 함께 전쟁에 참여해주기도 하며, 금화가 있으면 일정 기간 동안 다른 도시 국가가 내 군대를 통제하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통제가 될 경우를 유의해야 한다. 종주국 보너스는 다른 유저보다 많은 사절단 보냈을 때에만 유지된다. 외교 상황을 통해 보너스는 시시각각 변경된다.
‘사회 정책 트리’는 <문명6>에서 선보이는 큰 변화 중 하나다. 기존에는 과학을 활용한 유저가 다른 유저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문명6>에서는 과학뿐 아니라 문화 등을 통해서도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불가사의뿐 아니라 기타 건축물의 건설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정부, 정책 요소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빅’ 트리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다양한 정부 형태를 구성할 수 있다. 일정 턴마다 ‘군사’, ‘경제’, ‘외교’ 등과 같은 여러 분야의 정책을 연구, 완료할 수 있으며, 해당 정책은 하나의 카드 형태로 존재한다. 같은 ‘군사’ 분야라 하더라도 ‘징병제’, ‘규율’ 등 다양한 카드로 세분화되며, 예상할 수 있듯이 각 카드마다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군사’, ‘경제’, ‘외교’ 외 ‘와일드카드’는 제한되지 않은 여러 정책 카드를 넣을 수 있다.
매 시리즈마다 화제가 됐던 ‘지도자’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안톤 스트렌거는 개발 입장에서도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매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도자의 선정 기준은 ▲ 세계 많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자, ▲ 역사를 통해 여러 시대를 대표하는 리더 등이다.
잘 알려진 ‘간디’가 이와 같은 인물. 간디는 강력하고 평화로운 종교 지도자다. 다양한 종교가 한 지역에 있을수록 혜택을 많이 누릴 수 있다. 만약 다른 유저가 간디를 공격하면 공격한 유저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 다른 지도자인 수메르의 ‘길가메시’의 경우, 야만인 전초기지를 파괴하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타 세력과 동맹 맺어 전투를 벌여도 마찬가지. 만약, 길가메시와 동맹을 맺었다면 이와 같은 혜택을 공유 받을 수 있다.
안톤 스트렌거는 지도자 캐릭터 제작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명6>의 경우에는 각 세력의 캐릭터를 만들 때 애니메이션 느낌이 살아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시각적인 것과 더불어 그의 대화, 제스쳐 등을 통해 각각의 지도자 성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지도자는 자신만의 역사를 바탕으로하는 ‘의제’가 있으며, 이 것은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의해 형성된다. 첩보 통해서만 공개되는 특수 조건을 요구하는 의제도 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진행됐던 질의응답 내용 전문.
TIG> 새롭게 도입된 종교 승리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안톤 스트렌거: <문명6>에서는 종교, 군사간 균형이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문명5>에서 종교는 평화적인 것에만 집중됐다. 하지만 <문명6>에서는 전투와도 맞물려 있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명6>에서는 종교를 통한 종교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유저들이 종교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는 많은 선택이 주어질 것이다.
TIG> 과거 시리즈에는 간디가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 난폭한 ‘폭군’으로 변하는 부분이 있었다. <문명6>에도 이러한 점이 반영될까?
안톤 스트렌거: <문명6>에서는 25년 역사를 담고자 한 만큼 과거 시리즈의 여러 가지가 반영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간디가 어떻게 발전하고 진화하느냐’는 것. 간디는 굉장히 평화로운 지도자이지만 ‘숨겨진 비밀 의지’가 있다. 플레이 후반부에는 이런 점들을 보여주게 될 수도 있다. 이를 발견한 팬들이 어떤 피드백 줄지 기대가 된다.
TIG> 그렇다면, 위와 같은 점은 간디의 인물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시리즈를 플레이한 유저의 니즈를 반영한 것인가?
안톤 스트렌거: 아무래도 팬의 니즈가 많이 반영된 측면이라고 말할 수 있다.
'폭군' 간디는 특수 조건을 이용하면 <문명6>에서도 발동(?) 가능하다.
TIG> 과거 시리즈에서 그리스 바빌로니아 문명은 동맹을 활용한 전개가 대부분이었다. <문명6>에서는 멀티플레이에어서도 이런 전개가 가능할까?
안톤 스트렌거: 내부에서도 멀티플레이어를 통해 다양한 점을 살펴봤다. 싱글, 멀티플레이 상관 없이 리더의 힘이 똑같이 유지되도록 했으며, 물론 특정 상황에서 일부 리더는 강력해지기도 한다.
TIG> 지구 개념이 도입될 경우 일부 지형이 부족한 지역이 생겨나지 않을까?
안톤 스트렌거: 군도도 <문명6>에 포함되어 있다. 5와 유사한 요소다. 역사를 바탕으로 특정 요소가 추가, 강화되는 정도다. 새로운 도시 개념에 있어서 타일은 중요한 요소다. 지구의 위치를 지정하면 이를 변경할 수 없다. 그래서, 유저가 문화적인 부분에서 군도 시스템을 이용하면 주변 국가를 탐험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주변 환경을 탐험하며 문화, 관광 보너스 찾을 가능성 높아진다.
TIG> 문명 지도자의 선정은 무엇인가?
안톤 스트렌거: 위에서 설명했던 대로 지리학적, 문명을 대표하는 것이 주 선정 기준이다. 물론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중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그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문명을 소개하고 싶은 것도 있다. 영국의 경우 그 동안 게임에는 등장했으나 지도자가 없었다. <문명6>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이 선정됐다.
TIG> 불가사의 효과의 선정 기준은?
안톤 스트렌거: 불가사의를 짓는 공간, 기회가 많아졌다. 전작에서는 불가사의 짓는 공간이 협소했고 서로 다닥다닥 붙어있어야만 했다. 이번에는 타일 시스템 도입되면서 불가사의가 제대로 상세한 디테일이 포함되도록 했다. 또한, 불가사의 지을 때 나오는 영화적인 효과는 3, 4편의 팬들이 좋아했던 요소다. 전작은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표현됐다.
TIG> 튜토리얼 과정이 자세하지 않아서 초보자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안톤 스트렌거: 게임 내 ‘어드바이저’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이는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을 위한 것이다. 향후 튜토리얼은 처음 접하는 팬들이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될 것이다. 물론 한국어로도 완벽 지원될 것이다.
TIG> <문명5>는 실사기반 그래픽이었는데, 이번 타이틀은 조금 아기자기하게 바뀐 느낌이다.
안톤 스트렌거: 아트 디렉터가 개발 초반부에 내린 결정이다. 시리즈 새로 출시할 때마다 이미지를 반전, 고민하는 과정이 있었다. <문명5>는 문명의 고유 특징을 반영한 실사 위주였지만, 플레이 후반부가 되면 많은 것이 지도에 나타나면서 뭐가 뭔지 파악하기 힘든 문제점이 있더라. 그래서 <문명6>를 개발할 때는 그래픽을 전면 변경하면서 후반부에도 지도 나타난 것이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만들었다.
TIG> 시리즈 하면 언급되는 것이 <문명4>의 OST ‘바바예투’다. <문명6>에는 이를 작곡한 크리스토퍼 틴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바바예투’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안톤 스트렌거: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마 많은 이들이 들으면 또 한 번의 그래미 수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좋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에너지 넘치고 열정적인 음악이다.
참고로, <문명6>의 음악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점 다양한 분위기로 바뀐다. 고대 시대의 경우 기본적인 튠에 충실한 음악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했던 음악이 풍성해지고 풀 오케스트라로 들여진다. 지도자를 선택하거나 바꿀 때마다 그에 맞는 테마도 추가된다. 다른 여러 게임 시스템 마찬가지로 유저가 음악을 통해 새로운 경험 쌓기를 바란다.
TIG> 핵무기는 <문명6>에도 있을 것 같다.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나?
안톤 스트렌거: 일단 핵을 이용한 공격은 핵무기와 열핵무기 두 가지로 나뉘다. 공격 방법은 미사일, 비행기 폭탄, 잠수함 미사일 등 세 가지. 핵무기를 사용하면 타일 뿐 아니라 주변 타일도 파괴. 함께 근접한 지역 총 7개 타일이 파괴된다. 그러나 열핵무기는 더 강력해서 7개 타일 밖에 있는 주변 타일도 파괴된다.
이전 시리즈 마찬가지로 핵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지도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핵무기를 맞은 지역 주변에는 방사능이 퍼지게 된다. 그 타일은 다시 쓸모 있게 만들기가 거의 힘들다.
TIG> 유저들이 모드(MOD)를 통해 X-COM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긴 바 있다. <문명6>에서도 가능할까?
안톤 스트렌거: 모드는 과거 제공했던 방식으로 동일하게 지원할 것이다. 모드는 계속 유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만들어 낼 새로운 모드들도 기대된다.
TIG> 시리즈를 보면 긍정적인 측면으로 문명을 발전시키는 모습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문명의 발전에는 부정적인 모습도 있다. 독재자들도 있고. 향후 이런 점들이 구현될 수 있을까?
안톤 스트렌거: 물론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시리즈를 개발함에 있어 부정적 요소보다는 긍정적인 요소를 가급적 많이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부정적 인물이나 요소들이 추가될 것 같지는 않다.
TIG> 실제 역사와 문명을 다루는 만큼 교육적인 측면에서 활용도 가능할 것 같다.
안톤 스트렌거: 학생들이 세계사를 더 공부하고 흥미 가질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도 있다. 몇 년 전에는 장애가 있는 이들이 <문명5>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TIG> 기술을 통해 발전할 경우, 디스토피아적인 문명 발전도 가능할까?
안톤 스트렌거: 과거 시리즈 중 <알파 센터우리>가 그랬다. 한 기술이 별도의 외계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추정해보는 요소도 있었다. <문명: 비욘드 어스>도 이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문명6>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세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팬들이 이를 반영한 모드를 개발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TIG> 레딧에서 <문명2> 한 게임을 10년 했다는 유저가 있다고 들었다.
안톤 스트렌거: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다. 당시 디자이너가 개발한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길래 이렇게 오랫동안 플레이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 토론도 많이 했다. 이분이 이렇게 게임을 하다 보니 다른 유저가 모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더라. 이를 이용한 콘텐츠를 <문명5> 맵 안에 올려놓기도 했고.
TIG> 향후 우주를 배경으로 한 <문명> 시리즈를 다시 출시할 계획은?
안톤 스트렌거: <문명: 비욘드 어스>를 개발할 때 밸런스 맞추는데 노력했다. 하지만 <알파 센타우리>를 사랑했던 팬들이 많이 실망했고 우리 또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며, <문명6>에도 관련 콘텐츠가 포함될 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