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5억 원. 바로 라이엇 게임즈가 2012년부터 5년 연속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후원한 기부금이다. 올해도 이러한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계속됐다. 라이엇 게임즈는 국립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문화재청과 함께 후원 약정식을 진행했다.
회사는 올해 8억 원 규모 금액을 추가 기부하며 총 35억 원의 금액을 문화재청에 기부하게 됐다. 문화재청이 운영되면서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후원한 56개의 후원 기관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국내도 아닌 해외 기업, 게임사가 선의의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는 것.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대표는 오늘(11일) 열린 후원 약정식을 통해 8억 원의 추가 금액 기부와 함께 4개 영역에 걸친 올해 후원활동을 소개했다.
먼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4대 고궁의 보존관리 사업을 지원한다. 경복궁 내 건청궁(乾淸宮), 궁중의 수랏간인 소주방(燒廚房)을 대상으로 창호, 도배, 장판 등 실내 전통방식 재현사업이 진행되며, 덕수궁 온돌수리, 창덕궁 내의 고건축물 창호 목재장식 정비, 창경궁 내 영춘헌(迎春軒)과 집복헌(集福軒) 보존관리 등 다양한 곳에 기부금이 쓰이게 된다. 대표적이며 상징적인 문화유적지인 4대 고궁에 대한 가치를 키우고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보존관리사업 지원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 라이엇게임즈 측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문화재청 및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과 함께 해외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 환수 사업에도 추가 기부금이 전달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4년 美 허미티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석가삼존도’ 환수를 도운 바 있으며, 올해에도 미국 워싱턴 D.C 소재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활용을 위한 후원 기업으로 참여했다. 문화재 환수 및 반환을 추진, 확정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이상의 집’ 지원 계획도 공개됐다. 이상의 집은 천재 문학가 이상(李箱, 1910-1937)이 살던 집 터에 자리한 문화공간으로 이상과 관련된 기록이 남아있는 유일한 장소로서 문화유산국민신탁 보존자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기부금은 이상의 집 내 방문객 편의시설 확충에 쓰이게 된다.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대표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기억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재 공간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어는 물론 청소년, 장애우 등의 역사 체험 및 교육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충무공 이순신 톡톡’ 교육 프로그램에도 기부금이 사용된다. 이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상 학생들이 당일 또는 1박 2일 일정으로 이순신 장군의 주요 유적지를 방문하는 유적 탐방 프로그램으로 2017년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올 해부터 문화재청 및 미래희망 우인과 ‘창덕궁’에서 진행해 온 문화유적지 탐방 및 성인식 개념인 ‘관계례’ 체험 프로그램도 지속 병행할 예정이다.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대표는 “항상 게임사가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이유는 바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하는 문화이고, 그것을 지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활동이기 때문이다”라며, “게임과 문화재 모두 한 번 생성되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기회를 주시는 문화재청 및 관계사에게 감사드린다. 문화재를 보존하려는 일련의 활동을 통해 모든 이들이 문화재에 관심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나선화 청장은 “라이엇 게임즈의 5년 간 계속되는 후원은 유산 환수 및 각종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기업 및 개인이 도와주신 열정과 뜻을 널리 알리는 것도 항상 계속하겠다. 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대한민국의 문화 정체성을 넓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약정식 간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전문.
TIG>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는 곳이 58곳이라고 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문화재청: 2005년부터 문화재지킴이 사업 통해 국민과 함께 지키는 문화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기준 총 193억 원의 후원 금액이 모였다. 일반 기업은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하지만 이 외에도 기술적, 인력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된다.
보통 특정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후원으로 연결되는데 비해 라이엇 게임즈의 지속성은 큰 장점이다. 문화재 환수에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사회활동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고 싶다.
TIG> 라이엇 게임즈 본사는 국내의 이런 활동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라이엇 게임즈: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했다. 한국 사회와 유저 위해 함께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글로벌 타 지역에서도 재해에 대한 도움부터 청소년 교육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국이 제일 체계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 및 각 지사에서도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고 있다. 매년 문화재청에 기부금을 전달 드릴 때에는 문화유산신탁에 전달, 그 곳에서 각 프로젝트의 진행 계획이나 예산, 일정 등 모든 것을 함께 논의하며 진행한다.
TIG>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이 6년 째 문화재 부실관리를 지적 받고 있다. 후원사 입장에서는 제대로 후원 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 수도 있을텐데.
문화재청: 상세히 답변 드리기 어렵지만 아마 문화재청 기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예산뿐 아니라 조직 인력 등 여러 부문에 걸쳐 내려오는 결과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후원 금액은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모든 관리를 맡고 있어서 조금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TIG> 말했듯이, 라이엇 게임즈의 이러한 활동은 해외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이다. 국가차원에서 격려를 해야하지 않나. 또한, 국가에서 문화재 보존을 위해 예산을 더 확충할 수는 없나.
문화재청: 어느 부처든 그렇겠지만 항상 예산이 부족하다. 문화재 예산은 전체 예산의 1.8%, 약 6,800억 원 정도 된다. 전국 문화재를 모두 관리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고건축 하나 복원하는데 수십억 원이 들어가니까. 그렇다고 무조건 예산을 늘릴 수는 없다. 정부 정책상 주요 사업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다른 쪽에 배정하는 것도 있고.
관람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소소한 부분에 들어가는 복구 사업은 일일이 예산을 신청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은 국외 문화재 환수를 하기에는 매우 큰 도움이다.
표창은 일정 기준이 있다. 각 기관 표창은 1, 3년 단위이며, 정부 포상은 5년 이상을 할 경우다. 작년에는 기준이 안됐지만 앞으로는 라이엇 게임즈가 꼭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TIG> 5년째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목표는?
라이엇 게임즈: 2012년 시작하면서 단기적인 목표라던지, 얼마 정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꾸준히 문화재를 위해 보태고 고민하면서 함께 한다는 것이 장기 계획이다. 5년차에 접어든 만큼 그동안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을 했고 무슨 노력이 더 필요한지 계속 고민하겠다. 꾸준히 활동한다는 것이 기본 바탕이다. 이 모든 것은 다 유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우리와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