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김태곤의 도전, 아틀란티카의 4대 키워드

태무 2007-09-18 13:07:20

<거상>으로 경제를, <군주>로 정치를 선보였던 엔도어즈의 김태곤 이사가 17일 새로운 게임 <아틀란티카>를 공개했습니다. 김태곤 이사 특유의 ‘MMORPG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긴 <아틀란티카>는 놀랍게도 S(Strategy)RPG, 그것도 온라인에 맞춰 변형된 ‘턴’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MMORPG에서 ‘턴 방식’이라니, 참 의외입니다.

 

하지만 김태곤 이사는 “장르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아틀란티카>가 사람들의 마음에 들까 하는 것인데 계속 유저의 입맛에 맞게 수정,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네 가지를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용병 나이를 먹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다

 

<아틀란티카>는 턴 방식을 채택한 만큼, 한 유저가 최대 9명까지의 캐릭터를 조작하게 됩니다. 즉, 자신의 주인공 캐릭터 1명에, 8명의 용병이 더해지는 것이죠. 이해가 좀 어려운가요?

 

모든 유저는 <아틀란티카>에 접속한 후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튜토리얼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3명의 용병이 주어집니다. 예언가, 총병, 포병, 검사, 궁사, 야수사, 바이킹, 마녀 등 8종류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죠.

 

유저는 평상시에는 주인공 캐릭터로 필드를 돌아다니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용병을 불러내 함께 싸우게 됩니다. 대표적인 스크린샷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9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그룹으로 돌아다니고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각 용병은 능력치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모두 다릅니다. 같은 검사라도 광역기술을 사용하는 검사와 대인전에 강한 검사가 따로 있죠. 때문에 비록 클래스는 8가지지만 무궁무진한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는 셈입니다. 물론 클래스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요. 또 이런 용병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전략이 생겨납니다. 어떤 용병을 앞에 세우느냐, 뒤에 세우느냐에 따라서 전투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죠.

 

용병을 얻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저레벨의 용병이야 그저 중개상을 통해 구입하면 되지만, 몇 개의 지역에서 재료를 모아 봉인석을 만들고 용병을 소환해야만 얻을 수 있거나, 혹은 몇 개의 연계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 해야 얻을 수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모든 용병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능력치가 변화합니다.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높아지지만 근력은 떨어지죠. 이렇게 되면 용병을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겠죠?

 

<아틀란티카>의 용병 및 결혼, 2세 시스템에 대한 소개.

 

 

<아틀란티카>의 용병들은 자기들끼리 사랑을 하고 결혼은 물론, 자식도 낳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각 마을의 교육기관(학교, 유치원)에 맡겨서 또 다른 용병으로 성장하는 것이죠.

 

나이가 들어 능력치가 떨어진 A라는 용병을 은퇴시키고, 그의 아들인 B로 그 자리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또, 유저 캐릭터와 용병 간의 결혼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유저의 후계자로 사용할 수 있죠. 유저 캐릭터도 나이가 먹으면 능력치가 떨어지니까요.

 

김태곤 이사의 말에 따르면 “양육은 다른 게임의 전직과도 같은 의미입니다. 결국 보다 좋은, 혹은 다른 종류의 능력을 가진 유저 캐릭터로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라고 합니다.

 

 

 

30초 제한의 턴 방식 전투가 주는 긴장감

 

<아틀란티카>는 전형적인 턴 방식 전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마을이나 필드에서 이동할 때는 실시간이지만, 적과 마주치면 화면이 전환되면서 턴 방식의 전투가 펼쳐집니다. 물론 필드상에서는 적도 1마리, 유저 캐릭터도 1명으로 보이지만 전투에 들어가면 각자 데리고 있는 부하(용병)들을 모두 불러내 함께 싸우게 되죠.

 

이렇게 여러 명이 싸워야 하는데, 정통적인 턴 방식이라면 어떨까요? 대기시간이 너무 길겠죠. 그래서 <아틀란티카>에서는 한 턴을 30초로 제한했습니다. 공격턴에는 공격을 30초 안에, 방어턴에서는 방어를 30초 안에 끝내야 합니다.

 

또, 한번에 3명까지의 유저가 파티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투시에 최대 27명(유저 3명 x 최대 캐릭터 9명씩)의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죠. 이 때에도 30초 룰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세 명의 유저는 각자 데리고 있는 캐릭터의 조작을 30초에 안에 마쳐야 합니다. 27명의 캐릭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되는 거죠.

 

3명의 유저가 파티를 맺고 27명의 캐릭터가 보스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조작이 익숙하지 못하다면 좀 어렵겠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직접 시연을 하면서 조작에 익숙하지 못해 30초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적응하면 그런 걱정은 없을 것 같네요.

 

“조작에 대해서는 단축키나 Tab을 이용한 전환 등 다양한 편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보 유저는 마우스로 이것저것 조작해야겠지만 고수들은 마치 전략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듯이 단축키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또 개인적으로도 가장 궁금했던 것은 왜 실시간으로 구현할 능력이 충분한데 턴 방식을 채택했는가 하는 부분이었죠. 김태곤 이사는 MMORPG에 대한 고민, 그리고 전투시스템의 깊이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변화와 유저가 받아들이는 변화의 궤적이 달랐던 것 같아요. 개발자들은 우리 공성전이 이렇게 변했으니 다르게 받아들여주겠지 하고 바라지만 유저들이 바라볼 때는 이거나 저거나 똑 같은 거죠.

 

그리고 턴 방식의 RPG는 예전 패키지 시절에도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장르입니다. 거기서 재미가 검증되었고, 그때의 팬들은 아직도 남아있죠. 시장은 충분합니다. 실제로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까 하나 둘씩 장점이 보이더군요. 무엇보다도 별개의 전투맵에 30초라는 제한시간을 두다 보니 ‘전투’에 몰입하게 됩니다. 전략성도 생겨나고요. 전투 그 자체가 재미 있어지는 거죠.”

 

 

 

국가와 길드, 그리고 경제

 

최대 3명까지 가능한 파티가 아닌, 좀더 큰 규모의 전쟁을 원한다면 길드전과 국가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틀란티카>는 실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유럽, 중동아시아 등의 도시가 모두 구현되어 있죠. 유저들은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아틀란티스 대륙이 몰락한 원인과 음모를 파헤치게 됩니다.

 

그런데 도시는 구현되어 있지만 국가는 구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목에 국가전이라고 써놓고 무슨 소리냐고요? 국가는 길드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가령 A라는 길드가 있다면, 이 길드는 영국이나 미국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거죠. 영국이나 미국에는 꼭 A 길드원이 아니더라도 B 길드원, C 길드원이 모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길드 연합이 되겠죠.

 

또한 길드는 도시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시연버전에서도 한양, 런던, 베이징 등 다양한 도시들이 있었는데 이런 도시들은 모두 길드가 소유하게 됩니다.

 

길드가 도시를 소유하면 도시에 건축물을 세우거나, 정책을 바꾸는 등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죠. 또 세금을 매기기도 합니다. 물건에 붙는 세금은 물론이고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붙는 이동요금도 세금이 붙고, 해당 도시를 장악한 길드에게 그 세금이 돌아가게 되죠.

 

통치를 잘 못하면 손해가 되기도 합니다. 세금이 너무 높거나 치안이 나쁘면 주민들이 떠나가요. 도시에는 기술을 가르쳐주거나 퀘스트를 주는 NPC들이 있고, 일반 주민들도 있습니다.

 

통치를 잘 못하면 NPC와 일반 주민들이 모두 떠나는 거죠. 맵을 이동하다가 실시간으로 떠나가는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군요.

 

길드가 도시를 어떻게 소유하냐고요? 간단합니다.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값을 부른 길드가 갖게 됩니다. 그런데 평생 소유하는 건 아닌데요, 일정 기간 동안 통치를 하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다시 무소유가 되어 경매에 붙여지는 겁니다. 그럼 길드전은 무엇일까요?

 

“길드전은 그 도시의 소유권을 놓고 벌이는 전쟁이죠. 그렇다고 도시의 소유권을 뺏어오는 것은 아니고, 소유권을 무효화 시키는 것입니다. 기간을 단축시키는 거죠. 예를 들어 A라는 길드가 서울을 소유하고 있을 때, B가 길드전을 걸어 승리한다면 A의 소유권은 무효가 됩니다. 그럼 A와 B는 다시 경매에서 소유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세금 외에도 생산, 제조, 채집 등 다양한 경제활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김태곤 이사의 전작인 <군주>에서처럼 산업과 생산활동이 아주 활발한 MMORPG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양의 전경. 도시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전략+정치+경제 생소하다? 역으로 생각해보자

 

참 색다른 요소가 많이 들어가있죠? <아틀란티카>는 김태곤 이사의 장기인 ‘정치’, ‘경제’, ‘턴 방식’을 모두 모으고, 거기에 또 MMORPG로서의 재미를 덧붙여서 하나의 게임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색다른 게임이어서 걱정도 됩니다. 지금까지 국내 MMORPG에서는 색다르거나 너무 튀었을 때 결과가 좋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도 ‘직관적이지 않다. 적응이 쉽지 않겠다’며 우려를 하더군요. 저 역시 이런 걱정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김태곤 이사는 <아틀란티카>의 성공에 별다른 걱정이 없어 보입니다.

 

“온라인게임에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라서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생소함은 곧 신선함이죠. 타겟 유저인 20대 남성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향수가 어린 시스템일 것이고, 턴 방식의 RPG를 접하지 못한 유저들에게는 신선한 게임으로 다가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1차 클로즈 베타도 시작하기 전에 게임의 성공을 논한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또 김태곤 이사의 말에서 느껴본 <아틀란티카>는 성공 가능성이 꽤나 높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한 우물만을 파온 김태곤 이사가 이토록 단호하게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틀란티카>는 올해 하반기에 클로즈 베타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미 모든 전투시스템과 대부분의 마을과 퀘스트가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하네요. 태무의 예상입니다만 10월 중으로 1차 클베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산 MMORPG의 가장 파격적인 도전이 곧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