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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영상) 전세계 게임 개발자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다

비난 영상부터 행정 소송 기부까지. 반이민 행정명령 개발자 반응 모음

김승현(다미롱) 2017-01-31 16:09: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전세계 게임계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대선 공약인 ‘난민 입국 봉쇄’를 위해 이라크, 이란 등 7개 이슬람 국가 국민(미국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자 포함)에게 90일 간 비자 발급을 중지하고 테러 위험 국가 출신 난민의 입국 심가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난민 입국 프로그램도 120일 간 정지된다. 이로 인해 해당 국가 국민의 입국이 거부되거나 미국 공항에 억류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특정 종교, 특정 국가의 입국을 제한하는 이 행정명령은 전세계적으로, 전분야에 걸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것은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 구글부터 MS, EA까지…. 주요 게임업체의 잇단 비판

 

인섬니악 게임즈는 30일, 테드 프라이스 대표와 회사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인섬니악 게임즈의 테드 프라이스 대표는 영상에서 “개탄스러운 일이다. 반이민 행정명령은 차별적이고 미국 헌법에도 위배되는 행위다. 우리 미국은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이민자들의 국가여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인섬니악 게임즈 외에도 다수의 단체가 공식적으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미국 게임 개발사들의 모임인 EAS는 “미국 게임산업은 전 세계의 혁신가와 스토리텔러의 기여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 국가 안보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우리 산업이 세계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에 의해 발전했음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 정부에 주의를 촉구했다.

 

국제게임개발자협회(IGDA)도 케이트 에드워즈 이사의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게임 개발과 그 열정에 정치적, 지리적, 문화적, 인구학적 경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린 게임 개발의 창의적 열정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정 명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는 공식 트위터에서 “이 행정명령에 공포를 느낀다. 우린 이 정책 때문에 GDC에 참석하지 못하는 모든 이들의 표를 환불해 주겠다. 그리고 그들의 ‘추방’을 막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라며 강한 어조로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EA, 구글 등 대형 게임 업체 관계자들도 비판에 합류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대표는 직원들에게 “나는 이민자이자 MS의 대표로서, 이민자들이 우리 회사와 국가, 그리고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을 수없이 경험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오랫동안 정부에게 알려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EA의 앤드류 윌슨 대표 또한 내부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EA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과 포용’을 축소하는 그 어떤 행동도 거부한다”며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구글플레이의 자밀 몰레디나 게임사업부문 인디게임 담당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정책이다. 나는 트럼프를 거부하고, 미국이 바로 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관계자의 이런 의사 표현 외에도 전세계 구글 관련 회사에서 직원들이 정책 반대 시위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 소송 비용까지 기부하겠다

 

일부 업체와 개발자들은 단순히 정책 비판뿐만 아니라, 실제로 소송 비용의 모금을 돕기도 했다. 미국의 모바일게임 업체 ‘도츠’(Dots)는 자신들의 게임에 ‘반이민 행정명령 소송 비용 모금 페이지’를 링크했다. 도츠의 파울 머피 대표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 약 25만 명의 유저가 이 링크를 클릭했다.

 

 

직접 소송 비용을 기부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뉴클리어 쓰론> 개발사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블램비어’는 29일부터 30일 하루 동안 발생한 모든 수익을 ‘반이민 행정명령 소송 비용’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인디 개발팀 ‘카드보드 컴퓨터’도 자신들의 게임 <캔터키 루트 제로>를 50% 할인하고, 할인으로 인한 모든 수익을 ‘반이민 행정명령 소송 비용’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전세계적인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강경하기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반이민 행정명령을 반대하는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을 해임했다.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명령 집행을 거부해 법무부를 배신했다”는 것이 해임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