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널찍한 사무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막상 둘러보면 크다고 볼 수도 없지만 사무실 한복판을 덩그러니 남겨놓고 오밀조밀 구석으로 모여있는 탓에 과장 좀 보태면 남는 공간에 축구장을 만들어도 될 정도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원을 더 뽑을 셈일까? 야밤에 취재를 가장하고 사무실을 급습한 디스이즈게임 멤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왠 <워크래프트 3> 멀티플레이 삼매경에 빠진 XL게임즈의 개발진들, 누가 사무실을 털어가도 모를 지경인데…. 한판 대결이 끝나자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모두 <XL1>에서 경주를 펼친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깔깔대는지,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이렇게나 재미나게 즐기는 모습도 흔치 않은 광경이다.
지난 4월 최초공개 이후 디스이즈게임은 <XL1>의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앞둔 XL게임즈를 다시 급습(?)했다.
회사 설립 후 2년 남짓의 시간이 흘러서인지 XL게임즈도 이제 개발사다운 면모를 제법 갖췄다. 기획자도 충원하고 인원도 25명으로 늘었다. 오스틴에 있는 5명의 미국인 개발자를 포함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분명한 자신감으로 넘치는 분위기지만 적잖은 긴장감도 느껴진다. CBT를 앞둔 <XL1>도 이제 숨을 고를 시점이다.
["XL1 이렇게 만들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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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속 330km의 가공할만한 발전속도
현재의 완성도로 가늠해보자면 불과 4개월 전에 목격한 <XL1>은 데모수준에 불과한 작품이라고 느껴질 만큼 가공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아직 차량끼리의 충돌엔진도 구현되지 않았고 입혀야 할 옷이 아직 많다”는 메인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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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 두 가량 밖에 목격할 수 없었던 차량도 CBT 시점에 이르자 24대가 됐다. 차종은 르망카나레이싱, 슈퍼카에서부터 미니카에 이르기까지 급수도 매우 다양하다. 세밀한 자동차의 외관은 정교한 디자인과 렌더링, 그리고 부드러운 색감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현실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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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디자인된 차량은 치즈가 피자에 녹아들 듯 자연스럽게 배경과 융화돼 실제 레이싱에 가까운 절묘한 현실감을 준다. 눈속임이 없는 레이싱 트랙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오브젝트를 많이 표현해야 하는 빌딩숲도 모두 렌더링 처리가 이뤄져 역동적인 레이싱 풍경을 연출한다.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RX7과 같은 명차를 구현하는 일이 왜 싫겠어요? 라이센스 차량을 도입함으로서 마니아들에게 어느정도까지는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린 우리들이 만든 차량으로 게이머들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XL1>의 기획자
“비교할만한 대상은 아니지만 <철권>이 게임과는 별개로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게이머들에게 어필했듯, 그런 커뮤니티가 <XL1>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게이머가 일정레벨에 도달했을 때 라이센스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의 서비스도 고려 중이긴 합니다만….”
☞ 손맛을 제대로 살린 레이싱
골격이 거의 완성된 덕분에 눈으로만 봐왔던 XL1을 직접 키보드로도 잡아볼 수도 있었다. 왠지 하드코어레이싱게임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서인지 오랜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간편한 컨트롤이 묘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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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키 4개로 핸들과 액셀, 브레이크를 해결하고 두 개의 버튼은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변속기능으로 이용한다. 드리프트와 그립주행의 묘미도 상당하다. 레이싱전용 휠이나 USB 게임패드를 활용한다면 <XL1>을 더욱 새로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키보드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손맛’을 집중화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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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타트 직전 RPM이 올라가는 음향과 기어의 변속음은 레이싱마니아라면 아드레날린이 치솟을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키보드컨트롤이 약간 민감한 감도 있지만 속도에 따른 차이다. <XL1>의 기획을 맡은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많은 플레이어가 한 화면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동시에 치고 나가는 장면이다. 제한적인 숫자의 플레이어들만의 경주를 즐길 수밖에 없었던 레이싱게임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XL1>은 한 경기에 총 16명이 넘는 레이서를 지원할 계획이지만, 일단 CBT에선 8명의 플레이어로 테스트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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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성과 대중성의 갈림길
지금 <XL1>에 남은 가장 큰 고민은 얼마나 대중성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다. PS2로 발매되어온 전설적인 레이싱게임 <그란투리스모> 시리즈가 그랬듯 최상의 전문성을 추구하면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 있는, 그런 레이싱게임의 개발이 가장 이상적인 목표란다. 따라서 초반 타겟층 역시 <그란투리스모> 등의 정통레이싱을 즐겨온 게이머가 중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설명.
“레이서즈 클럽 등의 사이트를 보면 알 수 있듯 레이싱마니아의 숫자가 의외로 많잖아요. 모터스포츠가 점점 대중화되면서 유저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도 좋은 기회가 될 듯 싶습니다”
늦은 시각에도 불구하고 TIG 레이싱관람(?)을 위해 달리는 XL게임즈 멤버들
허나 한정된 시장 상황아래 무작정 하드코어 레이싱마니아만을 유저층으로 좁힐 수 없는 탓에 XL게임즈와 퍼블리셔인 네오위즈는 ‘대중성’을 찾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XL1>에 구현된 게임모드는 일반적인 레이싱게임에서 볼 수 있는 타임어택과 게이머들간의 순위대결 등으로, 온라인이라는 특성에 맞춰 경주의 흐름을 어느정도 바꿀 수 있는 부스터 등을 삽입할 계획은 있지만 현실적인 레이싱게임의 범위를 벗어나는 시도는 도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란투리스모의 재미가 그랬듯 한계점에 도달하는 도전의 묘미가 <XL1>의 가장 큰 재미라는 것.
“그간 실사를 추구한 온라인레이싱게임은 상당히 많았지만 기획이나 물리엔진구현 등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에 외면 받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변칙레이싱이 아닌 정통성과 사실성으로 승부를 거는 레이싱게임. 괜찮지 않겠어요? ^^”
☞ 테스트는 짧고 굵게 간다
“사실상 게임의 골격은 완성된 상태입니다. 오히려 CBT를 진행하면 할수록 만들어놓은 것을 서서히 감춰야 할 상황이죠. 레이싱게임의 특징입니다. 따라서 테스트기간 자체는 매우 짧게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오픈베타를 정식서비스라는 각오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XL1>은 CBT를 하루 앞두고 있다. 모두가 ‘포화’상태에 이른 온라인시장이라고 하지만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달리는 쾌감을 이슬비에 젖듯 스며들게 만들어버리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