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 개봉 영화들의 성적이 부진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이 재미있다. 사람들이 집에서 <헤일로3>를 하느라고 영화를 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5일, 북미의 광고 및 마케팅 전문 웹진인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가 흥미로운 시각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최근 영화 흥행이 저조한 이유로 Xbox360용 FPS게임 <헤일로3>를 지목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 26일 <헤일로3>가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많은 관객들이 집에서 게임을 즐기느라 영화관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미디어 바이 넘버스(Media by Numbers)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 집계된 영화 티켓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7%에 그쳤다. 이는 1999년 이후의 10월 주말 중 가장 성적이 나쁜 것이다. 지난 해 가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6%의 매출이 감소했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는 이 <헤일로> 효과의 직격탄을 맞은 영화 중에서 유명 영화배우인 벤 스틸러 주연의 <하트브레이크 키드>(The Heartbreak Kid)를 그 예로 들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감독인 패럴리 형제가 만든 이 영화는 제작비만 6천만 달러나 소요되었으나 시장에서의 성적은 천4백만 달러에 그쳤다.
덴버 소재의 시장조사 단체인 잰코 파트너즈(Janco Partners)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히키는 <헤일로3>가 영화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유를 “<헤일로3>와 영화의 주요 소비자 연령층이 서로 겹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몇 주간 이 현상이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같은 결과에 그다지 놀라지 않고 있는 듯 하다. <헤일로3>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조쉬 골드버그는 “우리는 <헤일로3>를 영화처럼 홍보했다”고 밝히며 “현재 우리는 영화만큼이나, 또는 영화보다 더 덩치가 커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