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한게임에 '게임팩'이라는 서비스가 추가됐습니다. 일정 시간동안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정액을 지불하면 100여 개에 달하는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싱글플레이 게임 모음집이었죠.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으로 주가를 올리던 한게임의 이런 행보는 과연 어떤 전략이었을까요? 이와 관련해 AOGC 2007에서 NHN 김석환 캐주얼서비스 유닛장이 '캐주얼게임 시장의 새로운 발견 - 싱글 다운로드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한게임의 전략과 계획을 들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강연 중인 NHN 김석환 캐주얼서비스유닛장.
안녕하세요. NHN에서 캐주얼서비스유닛을 맡고 있는 김석환이라고 합니다. 캐주얼게임 시장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뽑긴 했는데요, 이에 대한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게임 사업 모델 다변화의 결론, 게임팩
NHN의 게임사업 전략의 이슈는 2가지입니다. 웹보드 중심의 사업 모델의 다변화와 편중된 비즈니스의 다변화죠.
웹보드 게임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보니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그렇지 못한 게임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나는 게임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순환 구조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할 시장의 기회는 어디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게임 시장을 4가지로 나눠봤는데요. 일반적인 웹보드 게임 시장과 MMORPG 시장, 미들코어의 캐주얼 게임 시장, 그리고 라이트 캐주얼 게임 시장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라이트 캐주얼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이미 다른 게임들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레드 오션'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라이트 캐주얼 게임 시장은 어떤가라고 살펴봤더니 아직은 국내에선 적극적이거나 큰 행동을 보이는 업체는 없더군요.
그래서 웹보드 게임은 이미 한게임이 강력한 비즈니스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캐쉬 카우'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라이트 캐주얼 게임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해 여기서 새로운 기회로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게임팩인데요. 한국은 물론 북미, 유럽, 남미 지역에 게임 패키지를 서비스하는 미국의 오베론 미디어와의 제휴를 통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100여 개의 게임팩 라인업. 2008년까지 300여 개의 라인업이 예정되어 있다.
◆ 게임팩 서비스 전략의 3가지 키포인트
'게임팩'이라는 이름은 2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의 공장(팩토리)이라는 의미와 추억의 콘솔에서 사용하던(혼자 즐기고 게임별로 구매하는) 게임팩이라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고 있는데요, 우리의 지향점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이름입니다.
게임팩 게임의 특징은 4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완성도 높은 게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다운로드형 싱글 플레이, 다양한 장르와 라인업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큰 특징은 다운로드형 싱글 플레이라는 특징입니다.
기존의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이런 류의 비즈니스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비슷한 사례가 예전에 있었던 PC 패키지나 저가형 주얼 시디들인데요, 그런 게임들보다 훨씬 가볍고 캐주얼한 게임들이죠.
사실 게임팩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에 회의적 시각이 있었습니다. “과연 이 게임을 얼마나 하겠는가, 그리고 돈을 내고 하겠는가?”라는 것인데요. 이런 류의 게임 시장은 어느 시장에나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팩 서비스의 키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첫째로 ‘유저가 원하는 게임을 찾기 쉬운가?’인데요. 게임의 태그나 각종 검색 서비스를 통해 제목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게임과 성격의 특성들을 명확히 해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이죠.
둘째는 ‘포장의 묘미’입니다. 같은 게임 컨텐츠라도, 포장에 따라서 구매 욕구를 당길 수 있습니다.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테마 게임이나 게임 차트 등의 서비스를 통해 재미 요소를 높이고, 게임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진입장벽의 최소화’입니다. 게임을 접하고 다운로드, 실행하기까지의 진입장벽을 최소화하기 위해 게임팩의 모든 게임에는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다운로드를 받아 60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고로 오베론의 게임들은 모두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주로 북미 개발사가 개발했는데 영어권 게임이다 보니 한국인들이 막연한 거부감이 있어요. 애초부터 아시아권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자가 2바이트를 지원하지 않아 한글화도 어렵습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은 힘들기 때문에 ‘게임 리뷰’라는 것을 추가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유저 코멘트 공간을 마련하고 게임 공략기를 제공해 영어 게임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것이죠.
한게임 게임팩이 서비스 중(혹은 예정)인 주요 기능들.
◆ 차별화된 유료모델로 승부한다
게임팩은 기존 게임들과는 차별화된 유료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통 클로즈 베타 후 오픈베타를 거쳐 상용화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생기는 문제점이 일시-일괄적 무료 제공으로 참여 기회가 제한되어 버리고 특정 시점에서 일방적으로 유료화 됩니다.
게임팩은 처음에 무료로 이용하게 하고 게임에 몰입될 시점인 60분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시켜 게임을 즐기게 유도하는 순환 구조입니다.
게임팩의 가장 큰 이슈는 본질적으로 게임 산업이 갖고 있는 흥행 문제 해결에 전략적 접근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캐주얼 게임이 나왔지만 뛰어난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 있어도 돈을 벌지 못하면 서비스가 접히는 구조거든요.
옛날에 재미있게 즐긴 게임을 현재 즐기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게임팩은 그렇지 않죠. 라인업에 포함되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 게임팩은 2가지 유료 모델을 갖추고 있는데요. 17,900원에 게임을 개별 구매하는 모델과 7,000원에 모든 게임을 30일간 즐길 수 있는 월정액 모델입니다. 이 중에서 월정액 모델이 인기가 많고 대부분의 수익이 여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팩의 주 타깃층은 ‘시간이 없지만 놀고 싶은, 그리고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된 직장인’입니다. 게임 방식이 낯설긴 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재미있는 게임 퀄리티로 승부한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존의 게임들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무엇이 다릅니다’라고 홍보하지만 게임팩은 보다 라이트한 유저들에게 심심한 순간의 해결책으로 단순한 게임의 유쾌함을 본능적으로 자극해 짧은 순간에 공감을 유도하려고 합니다.
간편한 즐거움을 핵심으로 유저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메인 게임을 만들게 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다른 게임으로도 옮겨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미니 인터뷰> NHN 김석환 캐주얼서비스유닛장
TIG > 게임팩의 이용 가격이 좀 비싸다는 의견이 일부 있는데 조정될 계획은 있는가?
내부에서도 가격의 저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가격 자체에 대한 조정을 고려하진 않고 있다. 대신 현재의 2가지 요금제 이외에 다양한 패키지 모델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옵션 부분에 많은 선택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TIG > 게임팩에 한게임 자체 개발 게임이나 타 업체의 게임이 들어갈 가능성은 있나?
아직은 없다. 게임팩 서비스는 전적으로 오베론 미디어의 컨텐츠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퀄리티 좋은 게임이 있다면 오베론 미디어를 통해 나와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오베론 쪽으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TIG > 앞으로 게임팩이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게임팩의 비즈니스 모델의 정착이 가장 큰 목표다. 게임 시장에 게임팩이 정착하면 월 정액제 과금 등에도 새로운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