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온라인>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둘러싼 엠게임과 CDC게임즈의 분쟁이 법정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양쪽의 주장은 서로 엇갈리면서 대립하고 있다.
엠게임은 지난 3월 CDC게임즈와 맺은 <열혈강호 온라인> 중국 퍼블리싱 재계약과 관련, 지금까지 계약금 500만 달러(약 46억 원) 중 10%인 50만 달러밖에 지급되지 않아 계약이 자동 해지되었다고 17일 밝혔다. 엠게임에 따르면 6월, 9월, 10월에 걸쳐 전액이 지급되도록 계약 당시 협의가 끝난 상태였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온라인>의 원활한 서비스와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CDC게임즈 측에 수차례 계약 이행에 대해 요청하였으나, 최종 통보일까지 지켜지지 않아 지난 10월 12일 계약 해지를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CDC게임즈는 18일 북미와 아시아권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기술지원과 보안문제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엠게임에 법적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 계약 불이행 여부 놓고 양사 팽팽한 대립
CDC게임즈는 엠게임이 계약서에 명시된 ‘불법적인 외부의 침입이나 해킹으로부터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부분과 ‘엠게임은 게임 유저들에게 질 높은 게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버그를 수정하고 보안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에 무책임한 대응을 해왔고, 결국 <열혈강호>가 중국에서 사설 불법서버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엠게임은 18일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CDC게임즈의 계약 불이행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엠게임 홍보팀 장혜선 실장은 “올해 초까지 CDC게임즈에 엠게임의 직원이 상주하면서 계속 지원업무를 해왔고, 엠게임 현지법인에서도 최대한 기술지원을 제공했다. 엠게임 직원이 CDC게임즈로 출장을 다닌 내역부터, 어떤 부분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모두 자료로 갖고 있다”며 “올해초 재계약 과정에서 CDC게임즈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엠게임의 훌륭한 기술지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는 부분이 있다. 어떤 기술지원이 부족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혜선 실장은 “중국 시장에서의 해킹이나 불법서버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열혈강호 온라인>만의 일도 아니다. 이는 엠게임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의 모든 온라인게임사가 함께 겪고 있는 고통이다. 이를 엠게임의 계약 불이행으로 단정짓고 규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CDC게임즈의 주장을 반박했다.
■ 법정소송까지 갈 경우, 양사에 모두 타격
만일 이번 분쟁이 법정소송으로 확대될 경우, 엠게임과 CDC게임즈 양사가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CDC게임즈는 당초 엠게임에 500만 달러(약 46억 원)를 현금으로 투자하고, <열혈강호 온라인>과 <풍림화산>에 각각 500만 달러를 지불하는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투자금인 500만 달러는 이미 지불되었지만, 두 게임에 대한 1,000만 달러(약 92억 원) 규모의 계약금은 아직 입금되지 않고 있다. 엠게임 입장에서는 <열혈강호> 재계약금 외에도 CDC게임즈에게 받은 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CDC게임즈도 이번 분쟁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사업전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CDC게임즈는 지난 8월 대규모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 및 판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분쟁으로 CDC게임즈에 대한 한국 게임사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약속된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부분은 다른 국내 게임사들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다. 지금까지 중국 게임사와 한국 게임사 간에 분쟁이 벌어졌을 때면 거의 빠지지 않고 로열티나 계약금 지급 불이행이라는 악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열혈강호 온라인>의 중국 서비스와 유저DB 문제다. 만약 엠게임과 CDC게임즈의 파트너쉽이 깨질 경우 엠게임은 <열혈강호 온라인>의 중국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아야 한다. 이때 CDC게임즈가 중국 <열혈강호 온라인>의 유저DB를 넘겨주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서비스되어온 <열혈강호 온라인> 중국 서비스는 초기화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엠게임 홍보팀 장혜선 실장은 “유저DB 등의 문제까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양사와 중국 유저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CDC게임즈와의 원활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CDC게임즈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