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산업 관련 포럼, 토론회가 자주 열리는 가운데 오늘(30일) 오전, 서울 강남 테헤란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재도약 가능 여부를 진단하는 자리 ‘2017 굿인터넷클럽 4차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을 비롯해 한양대 황성기 교수,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 등 학계, 업계 종사자 등 다양한 인물이
참석했다. 기본적으로 산업에 대한 규제를 중심으로 얘기가 오고 갔다.
참석자들은 게임업계 모두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책임 있는 자율규제 시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병관 의원은 업계 규제 개선은 무엇보다 ‘업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소 규제를 위해서는 업계의 자율 규제가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과거 업계가 피동적으로 움직이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서 벗어나 업계 큰
형님 격인 이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규제에 대한 입장을 비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규제를 통한 정부 통제를 받는 시장으로 형성됐지만, 중국은 좀 더 자율규제에 가깝고 효율이
떨어지는 규제는 바로 폐기하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발전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일부 기업에서 발생한 규제를 기본적으로 업계 전반적인 이슈라고 인식, 함께 개선 의지를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을 대하는 태도 역시 모난 돌로 여겨질까 해서 말을 아끼는 것이 아닌 적극 의견을 밝혀야 개선된다고 말했다. 황성기 교수도 “현재 업계에 많은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추가 규제는 필요 없다”며 청소년 강제 셧다운제 같은 기존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결제 한도 규제에 대한 내용을 언급, 불필요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관련 규제는 게임 산업법에도 없는 내용이지만, 규제를
하지 않으면 심의를 받을 수 없기에 규제 아닌 규제가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자율 규제는 ‘규제의 주체’가 되는 것으로 책임과 권한이 부여되는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강신철 회장도 결제 한도 규제가 법적인 근거가 없으므로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이 업계 인식 전환을 언급한 것처럼, 현재 셧다운제
유예 중인 모바일게임 시장도 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불합리한 제도가 재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급분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현업에 종사 중인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등급이 정해지는지 알지 못하고, 이 점이 직, 간접 적으로 개발에 규제로 작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고자 애초에 해외 출시만 하는 개발자도 있다고 밝혔다.
닌텐도 스위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같은 게임이 나오지 않는 원인은 ‘규제’ 때문일까. 강신철 회장은 규체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며, 규제가 산업 성장을 저해한 측면 외에 수익률 이 떨어지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사라져서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수록 시장이 늘어나고 이는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지는데, 국내에서는 수익 창출을 위주로 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재 대표는 국내 시장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많은
기업, 종사자들이 이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위 게임이 모두 RPG, 자동전투, 가챠
등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새로운 시도가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 고착화에는 빠른 게임 출시도 한 몫을 했다는 의견이다. 김 의원은
“과거와 달리 3개월 만에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이전처럼 빠르게 개발하려다 보니 일부 회사와 같은 사례를 낳았다. 물론, 모든 회사가 그런 경우는 아닌데 대부분의 회사가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전반적인 인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성기 교수는 규제를 올바르게 잡기 위해서는 게임산업과 정부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수직적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에서 문제를 논의하는 기회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