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전이'와 연애를 하려고 했더니 웬 꼬마에게 축구공을 맞고 철창 신세가 됐다. 국내의 한 대학생이 여름학기 과제로 개발한 <배드엔딩 탈출 넘버 원>의 엔딩 중 하나다.
<배드엔딩 탈출 넘버 원>은 '오모군'이라는 유저가 "친구가 여름학기 과제로 비주얼 노벨 게임을 만들었다. 작동이 되는지 확인해 달라"라면서 블로그와 루리웹 등지에 게임을 배포해 알려졌다.
게임은 <소녀전선>의 캐릭터인 '스프링필드'와 연인이 되려 노력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며, 인터넷 유머나 애니메이션, 게임 패러디를 쉴새없이 등장시킨다.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며 올바른 선택지를 골라 스프링필드와 연애 전선을 이어가야 하지만, 선택지를 잘못 고르면 황당한 배드엔딩을 볼 수 있다. 제목 그대로 '배드엔딩'을 탈출하는 것이 일단의 목표다. 오모군의 표현에 따르면 "엔딩은 대충 15가지"가 있으며, 그 중에는 스프링필드와 결혼에 성공하는 엔딩도 있다.
<배드엔딩 탈출 넘버 원>은 어떤 선택지가 배드엔딩으로 빠질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언제든 지난 선택지로 돌아가거나 한 번 읽은 텍스트를 건너뛰는 등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시작부터 주인공이 '명탐정 코난' 속 범인 같은 외양으로 바뀌거나 사격장 데이트가 실제 군대 훈련처럼 진행되는 등, 스토리는 개그에 무게를 두고 패러디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공략에 대한 부담 역시 없다.
유저들의 반응은 "패러디가 재미있다", "덕력이 충만하다" 등 긍정적이다. 다만 일부 저작권 침해를 우려하는 시선은 있었다. 디스이즈게임은 대만 퍼블리셔인 룽청을 통해 <소녀전선> 개발사 MICA의 입장을 물었다. MICA는 "비상업적인 2차 창작은 장려한다. 공식 로고나 공식 저작권 사용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소녀전선>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 작품이라면 써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30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미소녀 캐릭터와 합리적인 과금 구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중 '스프링필드' 캐릭터는 우아한 외모를 가진 고등급 캐릭터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 탓에 국내 유저들은 애정 반 놀림 반으로 춘전(Spring field, 春田)이라는 별명을 지어 부르고 있다.
<배드엔딩 넘버 원> 배포자인 오모군은 "친구가 혼자 즐기려고 막 만들었다. 다음 학기에 어차피 유학 갈 거라 막 지르고 봤다." 면서 "여름학기가 끝나고 좀 더 손을 봐서 플레이 타임을 늘린 버전을 만들겠다" 라고 밝혔다. 게임은 오모군 블로그( //blog.naver.com/kxv1031/221057867690 ) 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