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 전미경제연구소는 젊은 남성의 게임 이용이 노동시간 감소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미국 주요 매체들은 노동시간 감소와 게임 이용은 관계가 없으며, 경제 상황이라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도를 통해 반박했다.
전미경제연구소는 '고급 레저와 젊은 노동력 공급'이라는 논문을 통해 "2004년부터 21세에서 30세 사이 젊은 남성의 노동시간이 여성, 노인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31세에서 55세 사이 중·장년층 노동 시간이 8%(163시간) 줄어든 반면, 21세에서 30세 사이 젊은층 노동 시간은 12%(203시간) 줄었다.
이와 달리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젊은 남성의 여가시간은 주당 2.3시간 늘었으며, 그 중 60%가 게임 이용에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젊은 여성의 여가시간은 주당 1.4시간 씩 증가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젊은 남성의 경우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을 게임 이용에 소비했다"고 설명했다.
# 워싱턴포스트: 젊은 남성뿐만 아니라 누구나 게임을 많이 한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미국 고용노동국 자료를 통해 전미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반박했다. 게임의 이용은 젊은 남성 노동자 외에 남녀노소 모두 증가한 영역이며, 여가시간의 변동은 없다고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 하루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2003년 약 10분에서 2016년 약 15분으로 50%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3년 이후 게임 이용 시간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남성은 물론 여성의 게임 이용 시간도 함께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3년 이후 남성(50%)보다 여성(58%)의 게임 이용 시간 비율이 조금 더 증가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주장이다.
아울러 워싱턴포스트는 2003년 이후 게임 이용은 증가했지만 미국인의 총 여가시간에 변동은 없다고 말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다른 시간의 감소로 상쇄되어야 한다. 2003년 이후 TV 시청을 제외한 사교, 독서, 예술 활동의 시간이 줄었다"고 언급했다.
(좌측부터 연도별) 미국 남, 녀 하루 평균 게임 이용 시간 (출처: 워싱턴포스트)
# 쿼츠: 두 차례 경제 위기가 노동시간 감소의 원인
미국 경제 전문 매체 쿼츠는 지난달, 전 미국 재무부 소속 경제학자였던 어니 테데스키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이용과 노동시간 감소의 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어니 테데스키가 21세 이상 30세까지 미국 남성을 대상으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노동시간이 꾸준히 증가한 사실도 확인됐다.
어니 테데스키는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청년들은 2001년과 2008년 두 차례 경기 침체를 겪었는데, 그 사이 노동력을 회복할 적절한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말부터 젊은 남성의 노동시간은 2017년 5월까지 주당 평균 33시간으로 2.3% 증가했다"면서 청년들이 2008년 당시 불황을 벗어난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