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일본 서비스를 담당하던 게임팟GMO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개발이 어려워짐에 따라 지금의 체재로는 고객 여러분께 만족을 드릴 수 없어 계속하기 곤란한다고 판단했다”고 서비스 종료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한국 <팡야> 서비스를 종료한 지 1년만의 일입니다.
서비스 종료가 아쉽지 않은 온라인게임은 드물 겁니다. 그게 10년 넘게 이어졌던 장수 게임이라면 더욱요. PC온라인게임의 입지가 좁은 일본에서 13년 동안이나 서비스했던 게임을 떠나보내는 일본 유저들의 마음을 해당 뉴스 댓글로 알아봤습니다.
9일, 일본 <팡야>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신규 일러스트 '졸업식'
# “그 게임 아직도 살아있어?"
gig***** (공감수 3960) : 가뜩이나 온라인게임이 난립하던 시대를 13년 간 달린 것은 대단하다. 내가 플레이했던 건 아니지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gig***** 님의 댓글은 게임이 13년이나 지속된 것에 놀라워하며 유저와 게임사에게 격려를 남기는 댓글입니다. 여기에는 27건의 대댓글이 달렸는데, 마찬가지로 공감을 표하면서 과거에 즐겼던 PC온라인게임을 나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imp***** : 업계 전설이라고 하면 <라그나로크 온라인>인데, 그거 아직 살아있어?
nmt***** : <트릭스터>가 끝난 뒤의 무력감. 추억의 게임이 점점 사라지는 것은 슬프다.
(´・ω・`) : <붉은보석>도 12년 반 됐나 (´・ω・`)
**tame : 온라인게임이라고 하면, 겅호의 <포트리스 2>에 빠져서 거기에서 만난 동료들과 <팡야>하거나 확실히 여러 가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시간 보냈구나. 아하하.
* 역주 :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포트리스 2> 일본 퍼블리셔입니다.
sas***** : 아직 하고 있구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유저끼리 의견을 교환했던 장이 마지막이라니 너무 그립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리니지>가 아직 계속되는 것이 놀랍습니다.
fus***** : 그런 가운데, <파이널 판타지 11>은 올해도 건강하게 15년차를 맞았다고 합니다. 옛날에 했던 게임이 아직도 서비스하거나 종료하거나 하는 소식은 왠지 마음에 와닿아요.
# “PC온라인게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
최근 <팡야> 못지않게 오랫동안 서비스된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도 서비스를 종료했죠. PC온라인게임의 수명, 콘솔 게임과의 차이점, 서비스를 종료하면 추억 외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또 PC온라인게임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며 게임의 세대 교체를 말하는 댓글도 제법 있었습니다.
tak***** : 인터넷은 의외로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할 때 반드시 거론하는 예시가 온라인게임. 지금은 패미콤 게임조차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고, 아니면 실제 기기에서도 놀 수 있지만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종료를 한다고. 뭘 어떻게 해도 두 번 다시 플레이할 수 없어.
den***** : 모두가 지금 하고 있는 <몬스터 스트라이크>, <퍼즐앤드래곤>, <FGO>, <그랑블루>도 언젠가는 끝날 것 같고.
eas***** (공감 2409) : 본사의 개발, 운영이 끝났는데 아직 일본에서 하는 것이 기적이었지…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도 그렇고, 온라인게임은 10년에 도달한 시점에서 이미 한계를 맞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는 동안 OS를 몇 번 옮겼는지.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열린 추수제 이벤트 갔어요.
kog***** : PC의 OS도 꽤나 대물림 됐는데… 게임기로 이야기하자면 PS2와 PS3 중간의 세대가 지금까지 플레이됐다는 이야기입니다. MS 전략 중 하나인 상위호환에 꼭 들어맞았다는 행운도 그렇지만, PC게임 수명의 길이에는 놀랍니다.
# "처음 봤을 땐 왜 골프 게임 이름이 빵집인가 싶었다니까."
온라인게임도 사회라면, 게임에서 익힌 기술과 경험도 추억이 될 수 있겠죠.. 댓글을 남긴 유저들의 많은 수가 자신의 경험과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전제 조건은 "지금은 플레이하지 않지만" 이었죠. 온라인게임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면 중간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이처럼 뉴스로 소식을 접하는 유저도 있는 법입니다.
ken***** : 처음 봤을 땐 왜 골프 게임 이름이 빵집인가 싶었다니까. 지금은 굉장히 그리워.
* 역주 : 일본어로 빵 가게를 뜻하는 パン屋는 '팡야'와 비슷하게 발음합니다.
tok***** (공감수 1925) : 대학 시절에 빠졌습니다. PC게임을 재미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팡야>의 타격감은 특별했습니다. 대회에서 1등을 하지 못하거나, ‘토마호크’를 못 치거나 경기에서 유린당하거나… 아마추어 수준에서 한계를 느껴 은퇴했지만 과금의 문을 두드렸던 첫 게임입니다. 신세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yar***** : 게이지에 자 대고 연습했지.
red***** : 과거에 많이 플레이했습니다. 과금 아이템도 사서 새벽에 마구 연습했습니다. <팡야> 친구도 많이 생겼습니다. 즐거웠고 좋은 추억입니다. 감사합니다.
nam***** : 그립다! 젊은 시절 잘 했던 게임인데. 유일하게 푹 빠져서 한 온라인게임이었다. 토마호크를 처음 쳤을 땐 감동ㅋ 오랫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li***** : 대학 시절에 했어요! 30인 대회에서 트로피 따냈을 때의 기쁨이나 토마호크로 홀인원 했을 때의 성취감과 우월감, 이때다 하는 상황에서 실패했을 때의 긴장감. <팡야> 안 한지 10년 정도 지났는데도 추억이 많은 게임입니다. 수고하셨고, 감사의 기분을 담아 팡야!
mar***** : 확실히 캐릭터 디자인한 분이 몇 년 전에 돌아가시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없어진 것도 있었구나. 그래서인지 새로운 캐릭터들이 너무 인기가 없었다. 코스도 몇 년 동안은 활기 있게 나오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안 나오고. 그래도 좋아하는 게임이니, 날개를 달고 싶어서 4만 엔 쓴 건 후회하지 않는다. 요즘은 한 달에 한 번이나 들어가면 다행이지만, 이 소식을 계기로 캐릭터의 스크린샷 많이 찍어둘까. 지금까지 고마웠어.
Goo***** : 중학생 때 신세를 졌습니다. 비현실적인 부분도 많았지만, 덕분에 골프 규칙은 부드럽게 외웠으려나요. 감사합니다.
# "그립다. 모두 건강한가?"
온라인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많은 것을 사라지게 합니다. 캐릭터와 스토리, 손에 익은 기술과 시간은 물론 함께 만난 사람들까지. 특히나 오래된 온라인게임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만난 인연이 현실로 닿거나 그리움이 되곤 합니다. 함께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댓글은 <팡야> 서비스 종료 기사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났습니다.
y_5***** : 그립다. 모두 건강한가?
min**** : 결점도 여러가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잘 만든 게임이었어. 처음엔 유저 기획 대회도 잔뜩 있어서, 당시 게임으로는 진보적인 운영에 흥분했던 것도 좋은 추억. 최근 그 때의 동료들과 전혀 만나지 않았는데, 모두 잘 지내고 있을까?
wah***** : 그렇구나. <팡야> 끝나는구나. 난 이제 하지 않지만 서비스 시작하고 6년인가 7년 정도는 계속 했었습니다. <팡야> 캐릭터 디자이너님이 요절하는 등 매우 슬픈 일도 있었지만, 새 캐릭터를 정기적으로 탄생시키거나 이벤트를 열고… 솔직히 한국에는 별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팡야>는 좋아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서비스 종료까지 몇 번 플레이해볼까^^
kei**** : 다들 비슷한 느낌. 최근 몇 년 간 게임을 전혀 안 했지… 처음에 <팡야>를 플레이한 건 첫 아이가 보육원에 가던 무렵. 이젠 그 아이도 고등학생인데.
nic***** : 고등학교 친구들과 처음으로, 유일하게 빠진 온라인게임이었습니다. 당분간 하지 않았는데 막상 없어지면 알면서도 섭섭하구나. 운영하시는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Iku**** :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는, 일하고 돌아오면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온라인 <팡야>로 함께 놀곤 했습니다. 지금은 세 아이의 부모가 됐고, 놀 틈이 없어져서 멀어졌는데 어떤 의미로는 잊지 못할 게임입니다.
cbw***** : 아직 하냐고 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13년이나 계속된 건 대단하네. 뿌리 깊은 팬들의 댓글이 많고, 아까워하는 마음이 잘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