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의 미국 개발 스튜디오 ‘L5 Games’는 올해 상반기 관심을 모았던 유아이퍼시픽게임즈(UIPG)를 사실상 그대로 흡수해 설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라비티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개발 스튜디오 ‘L5 Game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L5 Games’는 블리자드 노스 출신 개발진을 중심으로, 현지 개발인력 20여 명을 영입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L5 Games의 주요 구성원으로 소개된 개발자들의 이름이 상당히 낯익다. 바로 올해 초 블리자드 노스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됐던 UIPG의 핵심 멤버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 UIPG, 중국 CCP의 투자중단으로 사실상 해체
UIPG는 블리자드 노스에서 <디아블로> 시리즈를 개발했던 에릭 섹스턴, 미치오 오카무라, 브래드 메이슨, 켈리 존슨 등이 모여 설립한 회사였다. 중국 거대 공영기업 CCP의 투자를 받아 MMORPG를 개발하고 있었으며, 지난 3월에는 한국 지사격인 UIPG코리아를 설립하고 MO 게임을 만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금을 대던 CCP가 지난 6월말 투자를 중단함에 따라 UIPG코리아는 개발중이던 MO게임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때까지 CCP는 UIPG코리아에 대한 투자만 중단했을 뿐, UIPG 미국 본사에 대한 투자는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CCP가 사업계획을 변경함에 따라 UIPG 본사에 대한 투자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UIPG는 현재 법인을 폐쇄하기 위해 법률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UIPG의 핵심멤버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도중, 그라비티를 만나 새로운 개발 스튜디오 'L5 Games'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 그라비티, UIPG 인적자원 흡수해 스튜디오 설립
실제로 그라비티가 L5 Games의 주요 구성원으로 소개한 브래드 메이슨, 에릭 섹스턴, 미치오 오카무라, 켈리 존슨 등은 모두 UIPG의 근간을 이루던 핵심 인력들이다. 이외에도 에릭 권, 존 모린, UIPG 코리아의 이장욱 이사 등이 L5 Games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름이 UIPG에서 L5 Games로 바뀌었고, 일부 구성원에 변화가 있지만 사실상 그라비티가 UIPG를 흡수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그라비티는 엔씨소프트(아레나넷, 카빈 스튜디오), 한빛소프트(플래그쉽 스튜디오), 웹젠(레드5 스튜디오)에 이어 4번째로 블리자드 출신 개발팀과 인연을 맺은 한국 기업이 되었다.
미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L5 Games는 현재 개발팀 세팅을 마무리 짓기 위해 구인활동을 벌이는 한편, 새로운 MMORP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CP라는 거친 풍랑을 겪었던 UIPG 개발자들과 <라그나로크2>의 흥행부진으로 주춤했던 그라비티의 만남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