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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뒤로 가는’ 정부의 게임예산 지원

올해 게임산업 예산은 158억원, 사실상 줄었다

이재진(다크지니) 2008-01-07 18:25:20

문화관광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2008년 게임관련 예산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를 거치면서 상당부분 삭감되었다.

 

7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2008년 게임산업 예산을 심의한 예결위국산게임 글로벌 리그 및 국산게임 국제대회 종목선정 지원 예산 10억원을 없앴으며, 함께 나누는 게임문화 사업예산 3억원을 삭감했고, 게임물등급위원회 하반기 예산 22억원을 18억원으로 4억원 축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총 17억원이 깎인 셈이다.

 

 

◆ 물가상승률 고려하면 줄어든 게임예산

 

정부는 2008년 게임산업 예산으로 총 158억원을 책정했다. 2007년의 156억원에 비하면 2억원 늘어났지만, 부처 예산에 통상 3%가 반영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줄어든 액수다.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국산게임의 세계진출을 돕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국산게임 글로벌 리그 및 국산게임 국제대회 종목선정 지원예산의 전액 삭감은 너무나 아쉬웠다. 게임의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함께 나누는 게임문화의 예산 3억원 삭감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게임 심의를 담당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운영예산 4억원 축소 역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 관계자는 게임의 산업적 위상을 고려할 때 너무나 아쉽다. 당장 몇 억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식이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이 아쉬운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정부의 조직 개편에 맞춰 게임산업 관련 조직과 예산의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게임 개발지원 예산도 줄었다

 

2008년 게임예산 중에서 실질적인 개발지원이 이루어지는 게임산업 육성 부문은 지난해 75억원에서 72억원으로 3억원 줄었다. 게임산업팀의 관계자는 급변하는 게임산업과 게임문화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새로운 사업을 편성했기 때문에 예산이 소폭 조정되었다라고 밝혔다.

 

올해 문화관광부는 게임산업 육성 관련 예산 72억원을 차세대 플랫폼 활성화 공모전, 게임 아이디어 및 인디 게임 공모전, 우수게임 사전제작지원 공모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개발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신생 온라인게임 개발사 대표는 “솔직히 예산이 줄고 늘고 여부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정부의 지원은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 적다. 대형 퍼블리셔나 중대형 개발사는 못 느끼겠지만, 소규모 신생 개발사 입장에서는 정부의 보다 확실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게임위, 2009년 이후에는 예산지원 끊긴다

 

올해 하반기 예산이 22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어든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당장 게임물 등급심의 자체에는 지장이 없지만, 사후관리와 심의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등에 투입될 자금이 마땅치 않게 됐다.

 

올해 게임위가 국고에서 지원받는 예산은 상반기 22억원, 하반기 18억원으로 총 40억원. 4억원이 줄면서 예산의 10%가 축소됐다. 융통성을 발휘해 상반기 예산을 하반기로 나눠서 쓸 수도 없다. 상반기 예산은 훨씬 전에 결정된 것이고, 하반기 예산만 이번에 따로 결정된 것이라 정해진 기간 내에 모두 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게임위는 출범 당시 2008 6월까지만 국고에서 예산을 지원받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정자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해 말 국회에 요청해 예산지원 기간을 2009 12월까지로 연장받았다. 그러나 더 이상의 연장은 없을 전망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 시절에 정해놓은 심의수수료로 재정자립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2009년 이후에는 민간 자율심의로 넘어가거나 일부 심의기능만 수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의수수료를 대폭 인상해야 재정자립이 가능한데, 업계의 반발이 워낙 거세서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2010년부터는 예산지원도 끊어지면서 심의수수료만으로 운영을 해야한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는 2010년을 기점으로 게임심의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