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적인 주변기기 제조업체 로지텍을 인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0일 시장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월10일 로지텍의 주가가 12%나 오른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로지텍 인수설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 관계자가 “추측컨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로지텍을 인수할 것 같다. 로지텍의 한 주에 48 스위스 프랑(SFr, 약 4만원)을 지불할 것이며, 인수에 총 100억 스위스 프랑(약 8조 5,300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보도했다. 로이터는 11일에 또 한 차례 인수 관련 뉴스를 게재했다.
뉴스가 이어지자 해외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다.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 로이터가 보도한 만큼 ‘단순 루머’로 볼 수 없다는 의견과,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인수설이 나돌면서 1월10일 12% 상승했던 로지텍의 주가는 이튿날인 1월11일 7% 이상 떨어졌다.
결국 로지텍의 공동 창업주이자 개인 최대 주주인 ‘다니엘 보렐’이 나섰다. 현재 로지텍 회장을 맡고 있는 다니엘 보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로지텍의 공동 설립자다. 당신은 당신 자식을 팔 수 있겠는가? 팔 이유가 없다. 로지텍의 매각을 막을 수 있다면 내가 가진 6%의 지분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계속 갖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로지텍의 대변인은 각각 인수 논란에 대해 “답변을 거부한다”고 대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작 인수 당사자들은 빠진, 외부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의 근거는 간단하다. 전세계 마우스 시장의 약 35%, 키보드 시장의 약 30%, 웹캠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로지텍은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PC용 주변기기를 만들기 때문에 로지텍을 인수하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것.
부정적인 입장의 주된 근거는 ‘독점금지법률’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로지텍은 세계 PC 주변기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독점금지에 발목이 붙잡히게 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로지텍에 관심이 있었다면 직접 주변기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인수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