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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A “우리가 웨스트우드를 망쳤다”

존 리치티엘로 회장 “통합전략이 창조성을 저해했다” 자평

shiraz 2008-02-11 15:46:57

EA의 존 리치티엘로(John Riccitiello) 회장이 <커맨드&컨커>의 개발사 웨스트우드와 독특한 게임들로 인기를 모았던 불프로그(Bullfrog), 오리진(Origin)의 인수합병에 대해 EA가 그들을 망쳤다”고 자평해 관심을 모으고 있.

 

우리 EA가 그들을 망쳐놓았다, 상당한 기간 동안 나는 이들 기업의 인수에 직접 관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망쳤다고 말할 수 있다.(존 리치티엘로)

 

이 발언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DICE Summit 행사에서 나왔다. EA의 존 리치티엘로 회장은

“치솟는 개발비용 때문에 게임 업체들 사이의 인수, 합병은 필연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들었다. 이 가운데 웨스트우드는 실패 사례라는 것이다.

 

그는 EA가 웨스트우드를 망친 이유로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통합 전략”을 들었다. 이런 전략은 상부하달 방식의 기업 구조로 뒷받침이 되는데, 관료주의 하에서 개발자들의 창조성이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EA의 기업문화에 흡수되는 것이 무조건 행복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존 리치티엘로 회장은 이런 문제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시국가형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A는 이를 위해 지난해 4대 레이블 체재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그는 <심즈> 시리즈를 만든 맥시스(Maxis)를 성공사례로 들며 개발자들을 속박하기 보다는 그들의 힘을 북돋워주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잘 나가고 있었을 때, 우리는 수중 발레 선수가 아니었다고 말하며 획일적인 기업문화가 성공을 저해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A에 인수된 기업들이 이후에도 자신의 레이블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하던 일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EA가 인수한 팬더믹과 바이오웨어가 도시국가형 모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A만 도시국가형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설립을 들 수 있는데 인수 합병 이후에도 액티비전이나 블리자드의 개발 전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존 리치티엘로 회장은 만일 아직도 개발사를 인수해서 간판을 떼어내고 시키는 일만 해주기를 원하는 모회사가 있다면 당장 생각을 바꾸라고 지적했다. DICE 강연 마지막에 그가 한 말은 매우 인상적이다.

 

더 이상 커맨드&컨커 모델은 통하지 않는다, 믿을 만한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에게 열쇠를 맡기고 힘을 실어줘라. 그들이 스스로 큰 일을 하도록 만들어라.(존 리치티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