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
게임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면,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중요한 이슈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뾰족한 성과를 낸 경우는 드물었다. 부동산 가격이 학군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자녀 교육과 미래에 관심이 많은 부모 세대를 설득시키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2월 16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개최된 '제2회 게임문화포럼'의 시도는 의미있었다.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되, 학부모와 교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과 '직업'을 키워드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개발자컨퍼런스와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개최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청소년의 미래와 게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의 주요 장면을 사진과 함께 만나보자. 관련 강연은 별도 기사로 소개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게임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산하 게임콘텐츠산업과에서 관장한다. 이날 행사에는 콘텐츠정책국장이 직접 참여했다. 조현래 국장은 행사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게임을 부모님과 같이 즐기고 놀면 놀이가 되고 문화가 되는데, 부모님 몰래 혼자 하게 되니 중독과 과몰입으로 보는 것 같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 주변 사람들이 같이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같이 소통하면 과몰입이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개회사에 이어 게임에 걸맞은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미디어 예술가 이준작가, 선영 보컬리스트, 윤제호 사운드 아티스트의 협동 퍼포먼스인 ‘퐁(Pong)을 위한 즉흥, OBT’였다.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 <퐁>을 소재로 한 이 공연은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해 높은 호응과 함께 게임에 대한 친밀감을 불러오게 했다.
역시 게임행사에는 게임과 관련된 공연이 어울렸다.
강연 중인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
첫 강연은 한국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인 '교육'을 제대로 겨냥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는 ‘공부를 플레이 하라’는 주제로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게임을 활용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OECD 국 평균보다 150%나 많은 시간을 주입식 교육에 투자하지만, 안타깝게도 배움의 효과는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학자와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 실제 경험을 제외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롤 플레잉(역할 수행)과 시뮬레이션에서
나온다고 소개하며, 이 두 가지 모두가 가능한 게임이 공부에 매우 적합한 매체임을 강조했다.
단 1분이었지만 엄청난 몰이도를 보였던 퀴즈 배틀
김상균 교수는 실제로 강연 현장에서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교육용
퀴즈 앱 <클래스 카드배틀>로 진행된 1분간 퀴즈 배틀에서, 참가자들은 게임 요소가 들어가면 하기 싫은
시험도 몰입하고 싶은 것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이 '취업'으로 학부모들의 마음을 저격하려 했다.
‘게임으로 그리는 꿈과 진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윤 회장은 먼저 국내외 게임산업이 가진 위상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들을 소개했다. 이어 게임 개발이 본업이 되지 않아도 창조와 흥미를 유발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등 성공한 IT 기업인의 사례로 제시했다.
자신과 딸의 사연을 통해 부모가 자녀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건전한 게임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준희 회장은 강연 후 게임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거나 상담이 필요한 참가자들과 지정된 장소에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번째 강연은 현재 게임방송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인기 크리에이터 보겸이 진행했다. 그는 ‘게임만으로 한국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라는 제목으로 인기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보겸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대세 게임과 짧지만 임팩트 강한 인디게임을 방송으로 다루는 것이 크리에이터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열띤 팬들의 질문이 많았던 질의응답시간에서 그는 방송마다 진정성을 담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자신의 콘텐츠를 누구나 부담 없게 즐기게 하는 것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 2회 게임문화포럼은 강연 외에도 직업 상담과 힐링 상담 코너를 통해 청소년의 게임 진로와 게임 과몰입을 상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동반한 학부모의 참여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은 글로벌인디게임제작 경진대회에 출품한 50여 개의 인디게임을 개발자와 함께 직접 즐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