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경영권을 지켜냈다.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했던 라이브플렉스와 네오웨이브, 경영 참여를 원했던 소액주주 연대의 시도는 모두 무산됐다.
웹젠이 경영권 방어는 28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주주총회 직전에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웹젠이 적대적 관계에 있는 네오웨이브의 발행주식 중 10.78%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네오웨이브는 상법상 ‘상호주 규정’에 의해 갖고 있던 웹젠 지분 6.33%(821,544 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즉, 네오웨이브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 소액주주 연대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웹젠이 확보했던 자사+우호 지분 22.97%에 약간 못미칠 전망이었기 때문에 네오웨이브의 의결권 상실은 너무나 컸다.
일정량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모여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주주총회에서는 보유 주식의 양이 곧 의결권 역할을 한다. 때문에 웹젠과 상대 세력은 모두 주총 직전까지 최대한 많은 소액주주의 위임장과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웹젠의 이번 주총에는 위임장을 포함 1,087명의 주주가 참석해 총 64.71%의 의결 주식이 안건 표결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이 중에서 웹젠은 74%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결과는 표대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9가지 첨예한 안건은 모두 웹젠이 원하는 결과로 끝났다.
라이브플렉스와 네오웨이브, 소액주주 연대가 추천했던 이사와 감사위원들은 모두 선임에 필요한 표를 얻지 못했다. 반대로 웹젠이 내세운 이사(최용서, 김형철, 주성훈, 윤영봉, 서범수, 최영환)와 감사위원 후보들은 모두 70%가 넘는 찬성표를 얻어 앞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사의 선임과 집중투표에 대한 정관의 변경, 이사수의 증원 등 외부 세력의 경영참여 시도와 관련된 시도 역시 모두 웹젠이 원하는 결론이 나왔다. 송길섭 이사의 해임 건의안도 부결되어 송 이사는 계속해서 웹젠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웹젠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난해 말 우리투자증권과 총 5억원 규모의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준비해온 바 있다.
일부 흥분한 주주들의 격한 고성과 욕설,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진행된 주주총회를 마친 김남주 대표는 “웹젠에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한 적대적 M&A(인수합병) 세력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기 위해 차분하게 주총을 준비해왔다. 앞으로 신규 타이틀의 런칭과 전문 경영인의 영입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젠은 '백기사'라 불리는 우리투자증권의 도움과 치밀한 준비 끝에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여전히 라이브플렉스와 네오웨이브는 웹젠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소액주주 연대도 다음 행보를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무엇보다 뚜렷한 실적 개선과 차기작의 흥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믿을만한 전문 경영인을 조속히 영입해 주주들과 외부 시선을 안정화 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웹젠은 곧 차세대 MMOFPS <헉슬리>의 정식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WoW> 개발진이 주축이 된 글로벌 기대작 레드5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T>도 런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