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2천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NHN의 공세적인 게임사업 행보가 심상치 않다.
NHN은 지난해 게임부문에서 매출 2,430억원(한게임 재팬과 중국 롄종을 합치면 3,553억원)으로 부동의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를 제치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NHN의 게임사업은 고스톱-포커 류를 비롯한 웹보드 장르에 편중돼, 시장이나 유저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정통장르 게임’의 라인업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NHN의 게임사업은 시작부터 매우 공격적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2008년 출시 타이틀만 해도 무려 9개가 몸을 풀고 있다. 여기에 아직 발표되지 않거나, 계약이 진행중인 게임까지 합치면 20여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블록버스터급 해외 게임인 <반지의 제왕 온라인>과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확정함으로써 막강한 투톱 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두 게임은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원작을 온라인게임화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에게 기대작으로 꼽혀 왔다.
캐주얼 장르는 레이싱 <고고씽>과 비행슈팅 <발크리드 전기>을 보유하고 있으며, 7일 발표한 <졸리 타이밍> <위로위로> <마이 뉴 카페> <MT> <조이서클>까지 모두 7개의 게임 라인업을 확정했다.
특히 NHN이 7일 발표한 게임 중 하니인 <MT>는 귀여운 캐릭터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턴제 슈팅게임이며, <졸리 타이밍>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게임화했다.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이 게임들은 NHN의 ‘게임 라인업 다양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NHN은 지난해 250억 규모의 ‘게임 퍼블리싱 펀드’를 조성했으며 게임산업진흥원과 함께 ‘한국 게임 개발환경 조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중소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골자로 한다. 이는 NHN의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자회사인 엔플루토와 파트너사인 네오플 역시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게임들은 NHN이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게임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NHN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 게임업체들은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게임업체 퍼블리싱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NHN이 퍼블리싱 시장에 나와있는 게임들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포털인 한게임의 풍부한 유저풀과 막강한 자금력은 퍼블리싱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스러워 했다.
또한 한 중소 퍼블리셔 대표는 "같은 조건에서 NHN과 우리가 경쟁하면, 아무래도 유저풀이 풍부한 NHN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진흥원과 함께 '한국 게임 개발환경 조사'를 벌이면서, 중소규모 개발사와도 상당한 유대관계를 맺은 것으로 안다. 여러 개의 라인업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문제 등 어려움도 있겠지만, 우리 같은 중소 퍼블리셔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