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홍준(자유한국당) 전 국회의원이 “엔씨소프트 본사를 마산해양신도시로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예비후보는 지난 26일 창원시 공약을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창원의 난제인 마산해양신도시에 ‘엔씨다이노스’의 모기업 엔씨소프트 본사를 이전하고 창동/오동동에 게임 콘텐츠 거리를 조성, 돝섬에 세계 최대 AR 게임랜드를 건설해 세계적인 게임 성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엔씨소프트가 지난 해 올린 매출은 총 1조 7000억 원이며, 순수익 비율이 삼성전자나 현대차보다 높다”고 강조하며 “마산해양신도시와 돝섬을 활용해 젊은이들의 창의도시를 만들도록 엔씨소프트 본사를 반드시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예비후보가 공약을 실현하는데는 몇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우선, 인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재가 중요한 게임산업 특성상 상시 인재를 수급할 수 있는 접근성이 중요한 요소인데, 생활이나 교통 인프라 등의 문제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인재 수급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중견 개발사 ‘네오플’의 경우, 2014년 본사 제주 이전에 따라 함께 이전하는 직원들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시 일부 인원이 여건상 이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현재 재직자가 3,500명에 달하며 기혼자도 상당수인 것을 고려하면 보유한 인재 규모를 유지하며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수도권 밖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데는 ‘세금 감면 혜택’이라는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63조에 따르면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3년 이상 본사를 두고 사업을 하다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법인은 6년간 법인세 전액, 이후 3년 간은 반액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하고 있어 조건을 만족한다.
엔씨소프트가 성남시 판교 사옥으로 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도 공약의 현실성을 지적받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3년, 약 1,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판교 일대에 지상 12층, 지하 5층 사옥을 지었다. 당시 엔씨소프트 사옥은 규모와 복지 시설을 대폭 확충해 화제가 됐다. 이전으로부터 불과 5년이 지난 시점에 또다시 사옥 이전을 고려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13년 완공된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게다가 엔씨소프트는 얼마 전, 성남시와 제2의 사옥(R&D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지난 2월 12일, 엔씨소프트와 성남시는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상호 협력할 것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와 엔씨소프트는 구체적인 사옥 부지(판교역 인근 공공부지)까지 확정한 상태다.
한편, 지난 2월 27일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한 윤대규(자유한국당) 전 경남대 부총장 역시 ‘엔씨소프트 e스포츠랜드’ 유치를 공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권/창원 후보자로부터 엔씨소프트 관련 공약이 이어지는 것은 연고지를 창원에 둔 엔씨소프트의 야구구단 ‘엔씨다이노스’가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