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결국 <APB>의 전세계 퍼블리싱 및 라이선스에 대한 권한을 포기했다.
웹젠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얼타임월드(이하 RTW)사와 체결한 <APB>의 전세계 판권 계약과 관련, 기존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계약 내용은 웹젠이 RTW에 선로열티 방식으로 개발비를 분할 지급하고 <APB>의 모든 퍼블리싱 및 라이선스에 대한 권한을 보유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번 재계약으로 인해 웹젠은 <APB>의 전세계 퍼블리싱 및 라이선스에 대한 권한을 포기하는 대신, RTW로부터 이미 투자된 비용 중 2/3를 금년 내에 회수하고 선투자에 대한 기여이익으로 상용화 이후 3년간 발생 매출의 15%를 지급 받게 됐다.
<APB>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밍스> <그랜드 세프트 오토>(GTA)를 개발했던 데이빗 존스의 첫번째 MMO게임으로서, 갱단과 경찰로 나뉘어진 진영간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GTA 온라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GTA>를 연상시키는 게임 플레이 장면으로 인해 <APB>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다.
<APB>는 PC와 Xbox360용으로 개발되고 있었으며, 웹젠은 지난 2005년 두 플랫폼의 전세계 판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APB>는 레드5의 <프로젝트T>와 함께 웹젠의 가장 강력한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꼽혀 왔다.
2005년 발표 이후 <APB>는 웹젠의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2005년 계약 당시 ‘2007년 1월에 게임을 첫 공개하겠다’던 웹젠의 약속이 점차 지연되더니, 지난 2007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2008년 1분기에 첫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시작되며 오픈베타테스트와의 시차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됐다.
이처럼 개발이 지연되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웹젠과 RTW의 관계가 악화됐다’거나 ‘웹젠이 <APB>의 판권을 상실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웹젠 내부에서도 “앞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비용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모른다”며 <APB>에 대한 고민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 발표된 ‘재계약’에 따라, 웹젠은 투자비용과 매출의 일부분만을 얻을 뿐 전세계 퍼블리싱과 라이센스에 관한 모든 권리를 잃게 됐다.
웹젠측은 퍼블리싱에 따른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웹젠 김남주 대표는 “기업의 역량과 현실적인 상황을 냉철하게 고려해볼 때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실익 추구가 우선시된다고 판단하고 <APB> 수익의 일부만 취하는 결정을 내렸다. 금번 재계약을 통해 고비용 구조가 개선되어 경영 효율화에 상당 부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재계약이 웹젠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웹젠의 한 주주는 “이미 <썬> <헉슬리>, <파르페 스테이션>의 연이은 부진과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가치가 땅에 떨어졌다. 오늘 발표로 인해 <프로젝트 T>가 출시될 때까지는 기존 게임과 <일기당천>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더 이상 웹젠에 아무런 기대를 걸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GDC 2008에서 공개된 <APB>의 캐릭터 렌더링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