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토요일, 닌텐도 Wii가 정식으로 발매되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차세대 게임기 3파전'이 시작됐다.
먼저 국내에서 출시된 Xbox360이나 PS3가 발매 당일 대규모 런칭 이벤트를 마련했던 것과 달리 Wii는 특별한 오프라인 행사 없이 조용히 판매가 시작됐다.
Wii 한국판의 전망은 다양하게 엇갈렸다. 게이머보다 일반인을 공략한다는 한국닌텐도의 전략이라면 100만대 돌파라는 성과를 거둔 닌텐도DS처럼 지상파 CF 등 물량공세를 통해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에 해외에 비해 16개월 정도나 발매가 늦었고 한국 전용 지역 코드가 수록돼 기존에 나온 일본판 Wii와 게임큐브 타이틀의 구동이 불가능해 판매가 위축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드디어 뚜껑이 열린 발매 첫 주말, 결과를 압축하면 전반적으로 ‘좋았다’라고 볼 수 있다.
◆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중심으로 인기몰이
Wii 발매에 대한 기대와 반응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고조됐다. 발매 전날부터 각종 Wii 커뮤니티에서는 예약 구매를 통해 구입한 Wii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정보를 공유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발매 당일 자신에게 배송된 Wii의 사진을 올리는 유저, 재빨리 Wii 체험 소감을 올리는 유저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발매 당일 아침부터 매장에 달려가 구입했다는 한 유저는 게시판을 통해 "아침 10시 조금 넘어서 매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몇 명이 줄을 서있었다. 아저씨부터 남녀 커플, 초등학생까지 다양했다"고 밝혔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의 게시판에는 Wii 구입 소감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가족간의 플레이가 많아졌다는 것. 특히 게임을 전혀 안 하던 형제자매는 물론, 부모님까지 Wii를 즐겼다는 후기가 눈에 많이 띄고 있다.
한 유저는 "20년 인생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즐겨봤다. 한 두번 시험 하시더니 진짜 복싱 선수처럼 상체를 숙이고 잽을 날리며 게임에 열중하셨고, 심지어 내가 게임에서 질 정도였다. 온 가족과 함께 즐긴 게임기는 Wii가 처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저는 "머리털 나고 처음 어머니와 게임을 해봤다. 매형과 게임하는 걸 재미있게 보셨는지 슬그머니 다가와 참여하셨고, 우린 제압당했다(웃음)"고 밝혔다.
대형 마트에서는 당일 선착순으로 구매자에게 1~2만원 할인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자체 행사를 벌이면서 Wii의 순조로운 판매가 이어졌다. 대부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구매자들이 Wii를 사갔으며 본체와 액세서리는 물론 출시된 게임들을 전부 구매, 이른바 '풀셋'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 게임 전문 매장은 '차분' 5월 성수기 기대
대형 마트에 비해 게임 전문 매장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부분 발매를 기다렸던 구매자들이 집 근처의 대형 마트를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예약 구매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각종 쿠폰을 활용해 오프라인보다 싸게 구입 가능하거나 다양한 특전을 제공하거나 무이자 할부로 부담을 덜어주는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기자가 게임 전문 매장 주변을 방문해서 지켜본 결과, Wii 구매자보다 오히려 닌텐도DS Lite 구매자가 많을 정도로 Wii에 대해서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게임 전문 매장이 밀집한 국제전자센터의 한 매장 주인은 "전문 매장의 경우 그동안 게임기 발매 당일에는 사람이 몰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Wii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평소 주말과 비슷했다. 현재 전체적으로 비수기이고, 국내에 발매 된 Wii가 한국 코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주로 가족 단위나 중장년층의 구매가 있었고, 본체와 <위스포츠>와 <처음 만나는 위> 패키지를 구매했고 그 이외의 타이틀은 그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다. 5월 어린이날 시즌이 돼 봐야 Wii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게임 매장에서는 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소비자가격 이상을 요구하거나 본체 이외에 몇 가지를 더 사야 제대로 된 가격을 받는 등 이른바 '끼워팔기'를 시도하고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를 하려는 고객들은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