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의 개발사인 T3엔터테인먼트가 <헬게이트 런던>의 한빛소프트를 전격 인수했다.
한빛소프트는 19일, 김영만 회장과 박춘구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48만4,952 주(25%)를 T3엔터테인먼트에 장외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추가로 20억 원 규모(1.29%)에 이르는 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T3엔터테인먼트는 한빛소프트 지분을 26.29%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 실질적인 회사의 주인으로 올라서게 됐다. 기존에 최대 주주였던 김영만 회장은 보유지분이 7.3%로 줄어들었지만, 향후 등기이사로 재임하면서 회사경영에는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당장 T3엔터테인먼트의 코스닥 우회상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T3가 한빛의 최대주주가 되었다고 해서 당장 두 회사가 합병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인수는 어디까지나 양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자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 한빛소프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인수는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빛소프트, 그리고 게임포털 플랫폼 확보와 대형 게임사로 도약을 원하는 T3엔터테인먼트 간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2년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1/4분기마저 18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 사이에 <그라나도 에스파다> <헬게이트: 런던> 등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게임들은 계속 기대치를 밑돌았으며,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블리자드의 패키지 게임들은 유통 계약이 종료됐다.
최근 전체 회사 직원의 1/3에 달하는 인원을 구조조정하고, 프로 게임 구단인 ‘한빛 스타즈’의 매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등 계속해서 자구책을 마련해 왔지만 무언가 획기적인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자금력과 <오디션> 등 킬러 컨텐츠를 가진 T3엔터테인먼트가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 만큼 자금 압박에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게 됐다. 또한 앞으로 선보일 신작 게임들의 서비스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20억 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확보하게 되었기 때문에 <에이카> <포포밍> <스파이크 걸즈> 등 당장 올 여름 이전에 선보일 게임들의 서비스와 마케팅에 있어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또한 향후 진행할 사업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디션, 당장 한빛온에서 서비스되지는 않을 것
T3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번 인수를 통해 약 80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 포털 ‘한빛온’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향후 선보일 신작 게임들의 서비스에 있어 탄력을 받게 되었다.
또한 한빛소프트가 일본, 동남아, 북미 유럽 등 해외 영업망에 강점을 갖고 있어 해외 진출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이나 향후 선보일 <오디션2> 같은 경우에는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판권을 예당온라인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한빛온에서 서비스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T3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예당온라인과의 판권 계약이 2010년까지 맺어져 있는 만큼 <오디션>과 <오디션2>의 서비스는 전적으로 예당온라인이 판단할 문제다. 물론 2010년 이후의 서비스나 ‘채널링’과 같은 다른 방식의 서비스는 어떠한 방향으로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한빛소프트 분위기, 기대 속 불안감 교차
한편 이번 인수가 외부에 알려진 19일 피인수자인 한빛소프트 내부는 비교적 차분하면서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진에서는 사전에 교감이 있었겠지만 당장 일반 직원들, 심지어 팀장 급의 실무자들 또한 오늘 오전의 언론기사를 보고 나서야 인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그저 다들 불안해 하면서도, 새로운 주인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조금 급하게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제대로 들은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회사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만큼 여기서 더 인원이 정리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T3엔터테인먼트가 다양한 신작 게임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한빛에서 서비스하게 된다면 더욱 더 많은 인원이 충원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일단 현재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기존에 정한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기 할 일을 하자는 분위기다. 앞으로 회사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 발표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신작 게임을 포함한 모든 게임들의 스케줄은 변동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와 T3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인수 이후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