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 사건'의 불똥이 온라인게임까지 튀었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윤길현 선수의 불미스런 언행으로 촉발된 소위 ‘윤길현 사건’이 온라인 야구 게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개발사인 애니파크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게임 내 ‘윤길현’ 카드의 거래량이 30% 이상 떨어지고, 시세 역시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애니파크의 한 관계자는 “게임 내에서 윤길현 선수카드를 사용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밸런스 패치 같은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변화가 생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태로, 현실 프로야구에서 발생한 사건이 온라인 야구 게임인 <마구마구>에 까지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게임 속 분위기를 전했다.
<마구마구>는 국내에서 활약한 주요 프로야구 선수들이 각각의 활약 연도별로 ‘카드’ 형식으로 등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간단한 예로 ‘1982년도의 박철순’과 ‘1990년의 선동열’, ‘2003년의 이승엽’이 모두 카드로 등장한다. 각각의 카드는 유저들 사이에서 ‘경매’ 형식으로 자유롭게 거래되는데, 능력치가 높고 자주 사용되는 카드일수록 거래가 활발하며 시세 또한 높게 형성된다.
윤길현 선수 역시 2003년과 2005년, 2006년, 2007년의 4가지 카드가 등장한다. 모두 최하 등급인 ‘노멀’ 카드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2007년 카드의 경우 해당 연도의 SK 와이번스 선수 카드로만 팀을 구성하면 ‘우승팀 보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요는 있는 편.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윤길현 선수는 현실에서뿐 아니라 게임에서까지 지탄 받는 신세에 몰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구마구>의 유저들은 게임에서뿐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윤길현 선수와 SK 와이번스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game4.netmarble.net/ma9/) 자유게시판에는 관련 글이 약 500개 이상 등록되어 있다. 애니파크 관계자는 “보통 이슈가 터지면 하루나 이틀 정도만 관련 글이 올라오기 마련인데, 이번 사건의 경우는 나흘이 다 되도록 관련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구마구>를 제외한 다른 온라인 야구게임에서는 이번 사건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슬러거>를 서비스하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관계자는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유저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는 있지만, <슬러거>는 게임 시스템상 유저들간 선수들의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보이는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라비티에서 서비스하는 <W 베이스볼> 같은 경우에는 게임 속에 아예 윤길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 윤길현 사건이란? 사진 출처: MBC ESPN ‘윤길현 사건’은 지난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 간의 경기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을 말한다. 8회 KIA 공격시 구원투수인 윤길현 선수가 11년 선배인 KIA 최경환 선수의 머리 쪽으로 가는 빈볼성 공을 던진 것. 이후 윤길현 선수는 당황하며 노려보는 최경환 선수 쪽으로 침을 뱉으며 다가가며 도발적인 제스처를 취했고, 결국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벤치 클리어링’ 사태까지 빚어진다. 게다가 윤길현 선수는 최경환 선수를 삼진으로 잡은 직후,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타자를 향해 과장된 제스처와 함께 욕설을 내뱉었고 이러한 장면이 TV 중계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았다. 경기 직후 프로야구 팬들은 KBO 및 SK, KIA 구단 홈페이지 등으로 몰려들어 지금까지도 윤길현 선수의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여파로 인해 한 때 KBO 홈페이지는 다운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