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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총구는 아래로, 헐크 과한 힘줄 표현 안돼” 마블 배틀라인 개발자 인터뷰

데브캣 스튜디오 이희영 디렉터, 이근우 아트 디렉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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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이(세이야) 2018-08-04 10:00:05

데브캣 스튜디오 신작 <마블 배틀라인>이 코믹콘 서울 2018 현장에서 마블 팬들을 만났다. 넥슨은 마블 존에 꾸려진 <마블 배틀라인> 부스에서 각종 이벤트와 게임 시연을 진행했다. <마블 배틀라인> 한국어화 버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는 데브캣 스튜디오 이희영 디렉터, 이근우 아트 디렉터와의 인터뷰도 진행됐다. 검수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마블과의 작업 과정은 어땠는지, ‘마블 IP’를 이용해 카드 배틀 게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등 두 디렉터가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경험과 앞으로의 다짐을 풀어냈다. /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데브캣스튜디오 이희영 디렉터(왼쪽), 이근우 아트디렉터

 

<마블 배틀라인>이라는 게임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희영 <마블 배틀라인>은 위치 관계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일반적인 카드 배틀 게임처럼 보유한 카드나 덱 구성에 따른 전략도 짤 수 있고, 카드 위치에 따른 전략도 추가로 짤 수 있는 것이다. 게임에서는 카드가 가로, 세로, 대각선 일직선으로 배열되는 것을 ‘배틀라인’이라고 하는데 그 개념이 제목에 반영됐다.

 

마블 IP를 확보했을 때 어떤 게임을 만들 지 고민했을텐데, 카드 배틀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이희영 나 역시 마블 코믹스 팬이다. 마블 코믹스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많은 캐릭터와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영화가 인기를 끌며 원작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영화보다 좀 더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캐릭터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게임 장르, 즉 카드 배틀을 선택하게 됐다.

 

 

우리나라보단 북미쪽에서 더 인기를 끌 것 같다. <마블 배틀라인>은 어떤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생각인가?

 

이희영 일반적인 카드 배틀 게임은 진입 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부분들을 좀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었다. 체스나 장기처럼 전략적으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어 카드 배틀 게임을 해 보지 않은 유저라도 재밌게 할 수 있다. 이미지나 연출 등을 통해서는 마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블은 검수가 까다로운걸로 알려져 있는데, 검수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나?

 

이근우 일단 캐릭터를 그리기 전 캐릭터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받는다. 그리고 기본적인 완성 단계까지 데브캣 스튜디오 내부에서 작업물을 다듬었다. 최종 검수는 마블에서 진행하는데, 보통 이 단계에서 이슈가 발생한다. 

 

인상적이었던 일 두 개를 소개하면, 먼저 ‘캐릭터가 든 총의 입구가 유저를 향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북미 지역에선 총기 관련 이슈가 민감하게 다뤄지다보니, 총기나 폭발물에 관한 표현까지도 조심하는 것 같았다.

 

또, 헐크같은 근육질 캐릭터를 표현할 때 ‘힘줄’을 과하게 표현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 근육 위로 힘줄이 드러나면 마치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 단순히 퀄리티 검수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들을 민감하게 보는 것 같다. 

 

총구가 아래를 향하도록 그려진 ‘마블 배틀라인’ 일러스트

카드를 강화하는 시스템이 있던데, 카드 배틀 게임에서는 밸런스를 흔들 수 있는 요소 아닌가.

 

이희영 카드를 강화해 레벨을 높이는 것은 다른 카드 배틀 게임에서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우리는 <클래시로얄>을 참고했다. 꾸준히 플레이해서 덱을 성장시키는, 즉 나의 노력이 전투에 반영된다면 전략에 자신이 없는 유저들도 좀 더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략이나 머리 싸움만으로만 게임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으로 일부를 커버하고자 했다. 

 

이희영 디렉터는 <마비노기 듀얼>팀에도 있었다. 전작을 서비스하며 얻었던 경험이나 교훈이 있나? 있다면 이번 작 어느 부분에 반영됐나?

 

이희영 나는 내내 RPG 게임만 개발하다가 카드 배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마비노기 듀얼>이 처음이었다. 카드 배틀 게임을 개발하며 새로운 경험을 상당히 많이 했다. 어느 부분이라고 콕 짚어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부분에 전작에서의 경험이 녹아 있다. <마비노기 듀얼>에서 배운 모든 것이 <마블 배틀라인>에 영향을 줬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RPG 장르가 대세다. 카드 배틀은 어떻게 보면 마이너 장르인데,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왔나. 성과는 어느 정도 기대하나.

 

이희영 아까 말했듯 마블 IP를 사용하며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일단 내가 카드 배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웃음) 성과는 당연히 잘 나오면 좋겠다. 

 

 

해외에는 이미 소프트론칭을 했다. 소개해 줄 만한 인상깊었던 성과 지표가 있나.

 

이희영 소프트론칭을 6월 말에 했다. IP 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게임과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많은 차이가 있더라. 미국의 마블 코믹스 팬들이 apk파일을 확보해 플레이하고, 스토리 전 분량을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셨다. 마블 팬들은 지금까지 봐 왔던 팬들과 많이 다르다. 플레이 양상도 그렇고.

 

일러스트 스타일이 대체로 비슷하더라. 아티스트들이 일괄적으로 맞추고 있나?

 

이근우 처음에 아트 스타일을 잡을 때 많이 고민했다. 시장에 나와있는 마블 게임들을 보니 코믹스 스타일의 아트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통적인 코믹스 풍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작업중인 아티스트는 일곱 명이고, 계속 게임 아트에 종사하던 분들이다. 기존의 한국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스타일과 북미 코믹스 풍을 융화하는 방향으로 작업했다. 아티스트간 스타일 차이가 너무 나지 않도록 어느정도 디렉팅을 하기도 했다. 마블의 아트 가이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아트 외 게임의 다른 파트도 마블과 협업하나? 협업한다면 어떤 부분인가?

 

이희영 스토리나 설정을 엄격하게 보더라. 영어, 한국어 번역도 모두 꼼꼼히 신경쓰고. 캐릭터의 성격이나 원작에서의 말투, 캐릭터간 관계에 따른 태도까지 본다. ‘이 캐릭터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라든가 ‘이 캐릭터는 저 캐릭터에게 좀 더 예의바르게 말해야 한다’ 같은 식이다.

 

게임에 어떤 요소가 들어간다면 그 요소가 세계관에서 어떻게 작동, 또는 존재 가능한지를 마블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했다. 다른 게임들을 만들때는 코어 시스템을 먼저 만들고 마지막에 스토리를 얹었는데, 이 게임은 스토리와 세계관을 먼저 만든 다음 코어 시스템을 짜맞추는 식으로 작업했다. 이렇게 작업한 건 처음이라 재밌기도 했다.

 

게임 밸런스나 플레이에 대해서는 데브캣 스튜디오가 정한 방향을 인정해 줬다. 특별히 수정을 요구한 부분은 거의 없다.

 

시연 버전에는 캐릭터의 한국어 음성이 없던데, 정식 론칭시에는 한국어 더빙이 들어갈 수도 있나?

 

이희영 한국어 더빙은 현재 준비하고 있다.

 

 

카드 배틀 게임은 보통 일정 주기로 다량의 카드가 든 팩을 업데이트 한다. 업데이트 형식과 주기는 어떻게 할 예정인가?

 

이희영 처음엔 시즌제 팩 업데이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블 영화가 개봉할 때 추가 카드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 중이다. 일단은 카드를 많이 만들고 있다. 영화가 계속 개봉할 거라 그 부분이 업데이트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마블 코믹스는 멀티 유니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어떤 유니버스냐에 따라 캐릭터 설정도 달라지는데, 여러 버전의 캐릭터는 스킨 형태로 구현되나?

 

이희영 그것을 게임 시스템 상에서 납득 가능하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캐릭터가 다른 버전으로 존재하면, 한 덱에는 같은 캐릭터 카드를 여러 장 넣을 수 있나 같은 것들이다. 덱을 이용해 전투를 하게 되는데, 그럼 두 캐릭터가 함께 존재하게 되지 않나. 우리는 일단 하나의 캐릭터만 존재하도록 설정하고 시작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다. 아마 가능할 것 같다. 

 

지금은 세로로만 즐길 수 있는데, 가로 모드가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있나?

 

이희영 준비는 하고 있다. 화면을 가로로 만들면 지금 화면과 내용이 많이 바뀌게 돼서 어떤 식으로 구성할 지 고민 중이다.

 

<마블 배틀라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이희영 카드 배틀 게임은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진입장벽 때문에 어렵게 인식되고 있다. 허들을 낮춰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전략도 살아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이근우 카드 배틀 게임이다보니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마블 IP를 이용한 게임이라 북미는 물론 한국 유저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아티스트들 많이 고민하고 있다. 열심히 작업해서 한국에 정식으로 론칭되면 다채로운 일러스트를 선보이도록 하겠다.  

 

 

 

코믹콘 서울 2018 마블존에 꾸며진 ‘마블 배틀라인’ 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