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는 치열해지고 있는 차세대 비디오 게임 경쟁체제에 적극 대응하고, 변화된 소비자 구매 환경에 발맞춰 Xbox360의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구조개선을 진행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CJ조이큐브를 통한 단독 총판 방식에서 다수의 총판이 자율 경쟁하는 복수 총판 방식으로 변경된다.
7월2일 공식 보도자료가 배포되면서 시장의 딜러들에게 일제히 공문이 발송됐으며, 대리점 방식의 복수 총판 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MS는 앞으로 대형 할인점, 전문 게임매장, 온라인 쇼핑몰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시장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내부 영업 조직을 보강하고 인력도 늘릴 예정이다.
■ 한국MS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
한국MS는 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내)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함과 동시에 본격화되고 있는 경쟁체제에서 Xbox360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세일즈) 강화 차원”이라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MS는 오리지널 Xbox 시절부터 ‘단독 총판’ 파트너쉽 체제를 유지해왔다. Xbox는 ‘세중게임’이, Xbox360은 ‘CJ조이큐브’가 국내 유통을 책임지는 방식이었던 것. 세중게임이 사업을 포기한 다음에 잠시 한국MS가 오리지널 Xbox 유통을 맡았지만, CJ조이큐브가 Xbox360의 파트너로 결정되면서 다시 단독 총판 체제로 돌아갔다.
하지만 기존 유통채널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대내외적인 공감대가 형성됐고, 올해 발매된 닌텐도 Wii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장공세를 펼치자 위기의식을 느껴 변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 총판과 한국MS의 직판이 혼합된 유통형태
이번 Xbox360의 유통채널 변화는 엄밀히 말해 완전한 직접배급도 아니고, 완전한 총판 위임 방식도 아닌 ‘복합적인 유통형태’다. ‘복수 총판’과 한국MS의 직접 판매가 병행되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한국MS는 지난 4월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 ‘MS 스토어’도 B2C 판매 채널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결국 Xbox360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전방위 영업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MS 관계자는 “완전한 총판 위임 방식도 아니고, 완전한 직판 방식도 아니다. 새로운 유통방식을 적용해나가면서 한국MS의 직접배급 영역도 자연스럽게 조율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를 통한 한국MS의 온라인 직접 판매도 진행되고 있다.
■ 적자에 시달린 CJ조이큐브, Xbox360 유통 포기?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런칭 이후 지금까지 Xbox360의 단독 총판을 맡아왔던 CJ조이큐브는 최근 Xbox360 유통사업을 중단한다는 방침이 내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MS의 관계자는 “복수 총판으로의 변화는 CJ조이큐브와 사전에 논의를 거친 내용이다. 앞으로 CJ조이큐브가 계속 Xbox360 유통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MS와 CJ그룹 차원의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J조이큐브는 CJ그룹이 지난 2003년 4월 ‘씨씨씨코리아’라는 음반 및 비디오 유통대여 회사를 인수해서 사명을 변경한 계열사다. 이후 CJ조이큐브는 한국MS와 Xbox360 하드웨어·타이틀의 단독 총판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려왔다.
CJ그룹 안에서 CJ조이큐브는 영화 배급·상영 사업을 하는 CJ CGV의 자회사로 되어 있다. CJ CGV는 지난 5월 CJ조이큐브에 대해 40억 원 규모의 세 번째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여전히 CJ조이큐브의 재무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태다.
게임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이미 CJ조이큐브 내부적으로 Xbox360 유통사업 철수가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덤핑 판매 등 시장의 가격 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업정리를 선택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CJ조이큐브와 한국MS를 둘러싼 이상 기류는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6월, Xbox360의 시중 유통물량 80%를 맡아온 중간 유통상 ‘링크업’이 한국MS와 CJ조이큐브를 상대로 ‘불공정행위 민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하면서 잡음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한국MS는 CJ조이큐브와의 결별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CJ조이큐브의 홈페이지는 지난 5월29일부터 서비스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