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블루홀을 마지막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끝났습니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뮤 오리진 2>처럼 등장과 동시에 꽃길을 걷는 신작 게임이 나오는가 하면, 신흥 강자들의 도전을 받으며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가 화려했던 만큼 2018년 상반기 게임업계의 침체는 특히나 눈에 띕니다. 각 게임사의 실적을 기반으로 상반기 그들의 행보를 짚어보고 국내 게임 시장의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2018년 상반기 넷마블의 누적 매출은 1조 82억 원, 영업 이익은 1,364억 원입니다. 전반적으로 매출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상황입니다.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2.9% 감소했기 때문에 상반기 중 매출은 1조를 넘었으나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반기 실적 발표 릴레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넷마블입니다. 대체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현상을 어닝쇼크라고 하는데, 넷마블 어닝쇼크는 다음날 오전 내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아니, 모바일게임 최고의 문제작 히트작 <리니지 2 레볼루션>이 있는데 어닝쇼크라고요? 바로 그 <리니지 2 레볼루션>의 흥행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매출 1조 2,273억 원, 영업이익 3,052억 원을 기록한 2017년 상반기 넷마블은 2016년 12월에 출시한 <리니지 2 레볼루션>의 성적이 한창 반영된 때입니다. 그것 자체로 큰 수익을 거둔 데다가 막 인수한 해외 게임사 '카밤'의 매출, 상장 직후의 수익까지 들어갔죠. 여러 요소가 호재로 작용한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한다면 어느 해든 좋은 평가는 받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개발비, 인건비, 마케팅 등의 '비용 증가'는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세에 있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영업이익'은 총 매출에서 개발비, 인건비, 마케팅 등 들어간 비용을 제외한 순수 매출에 가깝습니다. 총매출은 올랐는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 들이는 비용 자체가 늘었다는 이야기겠죠.
실제로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모두 컨퍼런스콜에서 마케팅과 IP 수수료, 근무 환경 정비를 비용 증가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나 넷마블은 게임업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조건을 대표하는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을 들이는 것은, 비정상이었던 부분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필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외 게임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이용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인기 IP, 마케팅 비용 증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특히나 넷마블은 매출의 71%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해리 포터', 'MARVEL', '킹 오브 파이터즈' 등 유명 IP 게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 '방탄소년단' 게임이 나올 예정이므로 IP에 제공하는 비용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문제는 이 점을 감안해도 불안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비용이 늘어날수록 신작이 일으켜야 할 마법, 매출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개발 기간도 짧아야 합니다. 하지만 2, 3분기에 낼 예정이었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기대의 신작 일정이 전부 '연내 발매'로 연기된 상태입니다.
2017년 말 퍼블리싱한 <테라 M>의 이른 부진, 위메이드의 <이카루스 M> 퍼블리싱 거부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성 흥행작인 <리니지 2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마블 퓨처 파이트>의 매출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넷마블 게임의 운영 논란은 이런 부분에서도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흥행이 입증된 IP도 이런 상황에서는 우려로 작용합니다. 이미 해외에서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가 수수료 문제로 매출 정산이 다음 분기로 미뤄졌고, 발매 초에는 과도한 과금 유도 구성으로 해외에서 혹독한 비판을 들었습니다. 마블 게임 중 독보적인 흥행을 자랑하는 <마블 퓨처 파이트>와 <마블 올스타 배틀>이 있지만 다른 게임 뿐 아니라 같은 마블 게임 내에서도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연매출 1조 클럽, 모바일 게임 세대 공룡 기업 넷마블. <리니지 2 레볼루션>으로 흥행을 거뒀지만 여전히 수많은 경쟁자, 내부의 불안 요소와 치열하게 싸우는 중. 영원한 패자는 있을 수 있지만 영원한 승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엔씨소프트는 자기 자신과 맞서 싸웠습니다. <리니지 M>으로 힘이 빠졌던 PC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2018년 상반기에 매출이 회복된 모습을 보여줬네요. 엔씨소프트의 2018년 상반기 누적 매출은 9,117억 원, 영업이익은 3,63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83%, 433%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국내 게임업계 실적에서 독보적인 상승세로 보이지만, 사실 2017년 상반기에는 영업 이익이 -58%를 기록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리니지 M>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비용으로만 368억 원을 사용할 정도로 사전 대규모 마케팅을 크게 진행했고, 기존의 <리니지>, <리니지 2> 등 PC 온라인게임이 부진을 겪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리니지 M>의 성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 건도 있네요.
올해 엔씨소프트는 채용을 줄이고 마케팅 규모를 지난해보다 적은 257억 원으로 집행했습니다. 들어가는 비용이 비교적 줄어든 데다가, 작년 동기 대비 PC 온라인게임의 매출이 성장하면서 영업 이익 또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리니지 M> 출시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타격을 크게 받았던 <리니지>는 상반기 703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매출을 회복했습니다. 작년 말 부분유료화로 정책을 변경한 <아이온>도 작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343억 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소폭 상승한 모습이 보입니다.
또한 <리니지 M>을 비롯한 모바일 게임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우려점입니다. 1분기 모바일 게임 전체 매출은 1분기 -19%, 2분기에는 -21%로 지속적으로 낮아져 4,74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17년 3분기에만 5,510억 원의 수익을 발생시킨 '리니지'와 '대규모 신작'이라는 마법이 특히나 오래 가지 않은 인상입니다. 엔씨소프트 측은 "지난 5월 진행된 <리니지 M> 1주년 업데이트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며, 하반기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리니지 2 레볼루션>이 보여줬듯, 마법이 사라진 후에는 게임사의 운영 능력 등 그 역량이 특히나 눈에 띄게 됩니다. 엔씨소프트는 PC, 모바일 양쪽에서 지속적으로 신작을 선보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하반기 <프로젝트 TL> CBT부터 시작해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 2>, <리니지 2M>을 성장 동력으로 삼을 예정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이번 상반기 성적은 <리니지>의 라이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리니지>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줍니다.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엔씨소프트에서 대형 신작 IP가 사라진 지 오래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가 가진 힘은 너무나 압도적입니다.
클래식의 힘은 강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출시 15년이 지난 <메이플스토리>가 말이죠.
넥슨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 3,6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고, 영업 이익은 6,990억 원으로 26% 올랐습니다. 특이사항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한 7,793억 원을 기록했는데, 넥슨 측은 미국 달러 표시 예금 및 미수금에서 발생한 환차익의 영향이라고 전했습니다.
넥슨이 상반기에 중국에서 거둔 수익은 약 8,266억 원으로 총 매출의 60%를 차지합니다. 1분기 중 <던전앤파이터> 중국 10주년 기념 및 설날 이벤트로 지표가 크게 상승해 5,983억 원의 수익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절반 정도인 2,283억 원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균적인 중국 매출은 점차 상승하고는 있으나, 현재 중국에 진출한 게임이 골고루 좋은 성적을 얻었다기보다는 <던전앤파이터>라는 강력한 단일 게임의 힘이라고 분석됩니다.
한국 매출의 주역은 단연 <메이플스토리>입니다. 출시 15년이 되어 또 꽃길을 걷는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4월부터 차근차근 스토리를 진행하며 '검은 마법사' 업데이트에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핫타임이나 이벤트 등으로 꾸준히 유저를 불러왔고, 그 결과 2분기에만 <메이플스토리>의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61% 상승했습니다. 넥슨이 한국에서 거둔 상반기 수익은 약 3,467억 원입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PC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넥슨의 상반기 매출 중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에 불과한 1,229억 원입니다. 철저한 현지화를 거친 <오버히트>의 일본 출시로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3% 상승했지만 한국 및 북미에서는 -34% 하락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넥슨의 주된 성장 동력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오래 운영해온 게임들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을 잘 다듬어서 운영하는 것은 PC 온라인 게임을 24년 동안 키워온 넥슨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바톤을 넘겨받을 후세대 게임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상반기 중 넥슨은 <카트라이더>,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바람의 나라>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메이플스토리>는 오랫동안 공들여 콘텐츠를 준비했고, 적절한 마케팅과 유저의 반응이 어우러지면서 폭발적인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볼 때, 당분간 넥슨의 전략은 신작의 큰 성공보다 기존 게임을 꾸준히, 차근차근 키우는 방향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상반기 최고의 신데렐라를 딱 하나 꼽으라면 펄어비스입니다. 2018년 상반기 누적 매출은 1,882억 원, 영업이익 883억 원, 당기순이익 800억 원입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42.2%, 147.1%, 당기순이익 165.9%로 모두 세 자리 수 성장을 했습니다. 이중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은 1,280억 원으로 약 68%의 지분을 차지합니다. 전부 국내에서 번 수익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보인 펄어비스의 행보입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운영 이슈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99% 매출 신장이 이뤄졌고, 대만과 일본, 북미 등 해외 전개를 위해 빠른 지사 설립에 나섰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검은사막> 리마스터와 추가 해외 서비스 준비는 물론,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작 개발과 인력 확충도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고품질 게임이라는 노 한 자루, 빠르고 기민한 준비라는 노 한 자루씩 들고 6개월을 숨가쁘게 보낸 펄어비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이 아니라 물이 들어올 것을 예측하고 미리미리 노를 준비해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리구두는 마법이 끝난 뒤를 준비한 자에게 남아있는 법입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문을 열심히 두드렸던 웹젠. 이번에는 노크가 아니라 '함마'를 가져왔습니다. 오랫동안 시리즈를 이어온 '뮤'의 신작 <뮤 오리진 2>의 히트는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상반기 매출 1,036억 원, 영업이익 370억 원을 불러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5% 증가했습니다.
한국판 <뮤 오리진 2>가 6월에 출시된 점을 감안해 1, 2분기를 나눠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눈여겨볼 것은 영업이익. 1분기 영업이익은 2,415만 원, 2분기 영업이익은 1,286만 원으로 -46.7%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2분기에 <뮤 오리진 2> 광고 선전비 등 비용이 증가해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인건비 등에서 비용이 크게 발생했습니다.
웹젠의 주요 매출은 <뮤 오리진 2>를 비롯한 뮤 시리즈가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합니다. 상반기 웹젠의 게임 매출은 1,035억 원이며 이중 뮤 시리즈가 82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담당합니다. 한국판 <뮤 오리진 2>의 매출 일부는 3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므로, 이 증가세는 작년 말 선출시한 중국의 <기적MU: 각성>의 힘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웹젠에게 2018년은 주력 타겟이 본격적으로 변경된 해입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웹젠은 국내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였지만 매출이 하락하면서 2017년은 중국 시장 개척에 큰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웹젠의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 비중은 2018년 1분기에 38:62로 역전됩니다. 마침내 웹젠은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잡은 인상입니다.
하반기에는 HTML5로 구동하는 새로운 뮤 시리즈와 더불어, 지금까지 웹젠이 타겟으로 삼지 않았던 캐주얼 게임을 낼 예정입니다. 거대한 성과에는 거대한 투자가 따르지만, 거대한 투자를 한다고 꼭 성과를 내리라는 보장도 없는 게임 시장. 과연 하반기에 웹젠이 비상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2017년의 슈퍼스타, 약육강식 생존 마스터의 신데렐라. 블루홀과 펍지주식회사는 과연 올해도 주인공이었을까요? 2018년 상반기 블루홀 연합의 총 매출은 약 129억 원으로, 2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펍지주식회사의 지분 및 매출의 힘으로 당기순이익은 1,249억 원이라는, 다소 기묘한 실적을 내놓습니다.
영업손실이 적지 않은데 당기순이익이 매출보다 훨씬 높은 이유는 블루홀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들, 특히 펍지주식회사의 공입니다. 블루홀스콜, 블루홀피닉스와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모두 상반기에 영업손실을 봤지만 <배틀그라운드>의 펍지주식회사는 2018년 상반기 영업이익 2,371억 원, 순이익 1,55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블루홀 본사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봤지만 오로지 펍지주식회사의 힘으로 그 모든 손실을 메꾸고도 남았다는 뜻이죠.
독특한 점은 매출 유형입니다. 2018년 상반기 블루홀의 온라인게임 매출은 54억 원이며, 콘솔은 45억 원, 라이선스와 기타 매출은 2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대비 온라인 분야의 매출은 떨어졌으나 대신 콘솔 분야 매출이 새롭게 발생했습니다.
<테라>는 출시된지 오래됐고 <배틀그라운드>는 한 번 사면 거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풀프라이스 게임. 2018년 6월 기준, <배틀그라운드>는 Xbox One 버전을 포함해 누적 판매량 4,500만 장을 달성했습니다. 사실 <배틀그라운드>는 '12시의 마법'이 꽤 오래 갔습니다만, 서서히 마법이 풀려가는 것을 눈치채고 있죠. 앞으로는 콘솔 진출과 배틀패스 등의 추가 수익으로 매출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또 한가지, 모바일의 움직임입니다. 블루홀의 자회사 블루홀 피닉스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처럼 규모 있는 게임이 아니라 캐주얼 스포츠 등 작고 가벼운 게임을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트렌디타운>, <환생기사단>, <히어로스카이>를 개발한 이노스파크가 블루홀에 합류, 모바일 역량을 키워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나름대로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준비하는 초석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배틀그라운드>가 참 여럿 살립니다. 카카오 게임 부문도 2분기 매출 1,116억 원을 거두며 분기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카카오 게임 부문은 2018년 상반기에 매출 2,172억 원을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게임 매출이 2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 그룹 전체의 상반기 총 매출은 1조 1,443억 원이며 이 중 게임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18%에 해당, 비중 자체는 2017년 상반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수익 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발생하는 유형에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C 분야 매출의 증가입니다. 현재 카카오 게임 부문은 다음 게임의 후신으로, 펄어비스 <검은사막>의 퍼블리셔이자 <배틀그라운드 카카오>, PC방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8년 4월부터 PC방 서비스가 정식으로 유료화되면서 PC 매출 비중이 48%로 거의 절반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반면 모바일 게임 비중은 46%로, 전 분기에 비하면 11% 줄었습니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은 펄어비스와 웹젠, 넷마블과 이펀컴퍼니가 매출 각축전을 벌이면서 카카오 퍼블리싱 게임이 밀려난 상태입니다. 다만 상반기 <그랜드 체이스 for kakao> 등의 활약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음양사>부터 올 6월 말 출시한 <블레이드 2>까지, 카카오는 규모에 비해 다소 아쉬운 게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카카오의 게임 전담 회사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가 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빈 곳을 잘 채워준 <그랜드 체이스 for kakao>과 <위 베어 베어스>, 그리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게임 덕분에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한때 수많은 게임사가 카카오 아이콘을 달고 싶어했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격해지고 플랫폼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탈 플랫폼을 시도하는 게임사가 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제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게임 퍼블리셔이자 카카오프렌즈 IP 홀더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합니다.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해 '대박' 캐주얼 게임 신화를 일궈냈던 파티게임즈는 지난 4월 '주식 거래 정지' 처분을 받아 국내 게임업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2017년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파티게임즈는 14일, 2018년 반기 보고서도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티게임즈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5.8% 하락한 32억 원입니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커피>와 <아이러브니키>로 캐주얼 게임 붐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를 찾지 못했고, <아이러브니키>의 운영 문제와 6개월 '없데이트'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혹여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도 게임 사업을 바로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파티게임즈는 게임 아이템이나 가상통화 거래소, 바이오 산업 등 게임 외 분야에 비중을 더 크게 둔 바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다가오는 31일까지 파티게임즈 기업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