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이번 여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트로피는 누가 들게 될까?
오는 9월 8일 개최되는 LCK 서머 결승전에서는 '우승'에 목마른 KT ROLSTER(이하 KT 롤스터)와 '챌린저스 리그'에서 갓 올라온 슈퍼 루키 GRIFFIN(이하 그리핀)이 맞붙게 된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와 KeSPA(한국 e스포츠 협회)는 LCK 서머 결승전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양 팀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미디어데이에는 양 팀의 선수들과 코치진이 참여했다. KT롤스터에서는 오창종 감독, 정제승 코치, Smeb 송경호, Score 고동빈 선수가 참여했으며, 그리핀에서는 김대호 감독, Sword 최성원, Tarzan 이승용, Viper 박도현 선수가 참여했다.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부터 '빨간 머리 염색' 우승 공약까지, 양 팀과 나눈 공동 인터뷰를 직접 확인해 보자.
그리핀 김대호 감독: 처음 LCK로 승격되고 나서, 자신감 있게 결승전에 갈 거라 말했었다. 사실 2라운드에서 ‘결승전에 못 갈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무사히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에 진출한 이상, 최선을 다 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성원(소드) 선수: 결승전에서는 어디까지나 ‘이기적으로’ 플레이할 생각이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잘 하기 때문에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결승전에 임하려고 한다.
박도현(바이퍼) 선수: 우리 팀에게 있어 첫 결승전이다. 그만큼 재밌을 것 같다. 여태껏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 즐거울 것 같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결승에 임하겠다.
이승용(타잔) 선수: 결승이 앞으로 3일 정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결승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KT롤스터 오창종 감독: 결승전에서 ‘조연’을 많이 맡았다. 이번엔 꼭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KT롤스터 정제승 코치: 이번으로 두 번째 결승전이다. 작년에도 삼산 체육관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게 2년 전이다.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 왔고, 그리핀보다 많은 노하우와 경험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나 ‘결승전’이라는 무대 특성상 이런 노하우와 경험치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선수들의 기량도 최대로 올라온 상태기 때문에, 잘 마무리 해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송경호(스맵) 선수: 결승까지 힘들게 올라왔다. 그만큼 LCK 팀들은 많이 강하다. 이번이 마지막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
고동빈(스코어) 선수: 개인적으로 결승을 많이 왔었지만, 항상 졌다. 이번에는 1위로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고, 우승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이번엔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
그리핀이 이번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조금 떨릴 수 있겠는데, 현재 팀 분위기는 어떤가?
바이퍼: 모두 겉으로 드러내진 않고 있지만 많이 긴장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 결승 당일이 됐을 땐, 부담감은 떨쳐 내고 연습한 대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여섯이서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의 색깔을 모두 보여 줄 것이다. 초심 잃지 않고 잘 해 보이겠다.
KT롤스터는 1년 전 삼산체육관에서 패배한 이후 다시 결승전이다. KT롤스터의 팀 분위기는 어떤가?
스맵: 스코어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다녀와서, (스코어 선수까지 포함해)연습을 본격적으로 한 지는 얼마 안됐다. 그러나 팀 자체로는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히 길었다. 연습도 잘 되고 있고, 팀 분위기도 굉장히 좋다.
그리핀은 지난 정규 시즌에서 KT롤스터를 2번 만나 모두 패배했다. 그리핀 김대호 감독이 봤을 때 패인은 무엇인가?
김대호 감독: 지난 1, 2라운드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간단하다. KT롤스터가 더 잘했고, 그리핀이 더 못했다. 당연한 얘기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못했는지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피드백을 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잘 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KT롤스터 오창종 감독은 왜 그리핀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오창종 감독: 우리 팀은 그리핀처럼 싸움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에 우리는 싸움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싸움을 더 잘 걸고, 잘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이 부분이 잘 맞아떨어져서 승리할 수 있었다.
양 팀이 봤을 때, 서로의 장점을 꼽아 본다면?
김대호 감독: KT롤스터 선수들은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각 개인이 모인 팀원 전체의 합도 좋다. 개인 기량과 팀원의 합이 좋으면 뭘 해도 잘할 수 있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장점들이 있는 것 같다.
오창종 감독: 그리핀 또한 선수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 여기에 한타 싸움에서 ‘감각적인’ 전투를 수행하는데, 이 부분이 위력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도 그리핀의 감각적인 전투를 많이 보고 배웠고, 이를 역이용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이번 결승전도 재미있는 결승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의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김대호 감독: KT롤스터는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장점에 항상 딸려 있을 수 밖에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스맵 선수와 우칼 선수, 데프트 선수까지 ‘리스크를 안는 플레이’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이런 하이리턴 지향 플레이 스타일에는 하이리스크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결승전에선 그 ‘하이리스크’를 떠안게 하겠다.
정제승 코치: 그리핀의 단점을 콕 찝어 말하자면 ‘시야 플레이’의 미숙함이다. 시야가 없는 상황에서는 시야 미확보에 따른 불리함을 선수 개인 기량으로 메워야 하기 마련이다. 반면 우리는 시야 확보 능력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각 선수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경기에서 (KT롤스터의)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KT롤스터 입장에서, 그리폰 선수 중 가장 경계되는 선수가 있다면?
오창종 감독: 타잔 선수와 바이퍼 선수가 가장 경계된다. 타잔 선수는 스코어 선수가 잘 막아줄 거라 생각하지만, 바이퍼 선수는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이 까다롭다.
스맵: 타잔 선수를 가장 경계하고 있었는데, 아까 소드 선수가 ‘이기적으로 잘 하겠다’고 해서 많이 경계된다. (웃음)
스코어: 대외적으로도, 내부에서도 타잔 선수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만큼 가장 경계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만큼 내가 더 힘내서, 소드 선수 말마따나 ‘이기적으로’ 타잔 선수를 잘 마크하겠다.
그리폰은 KT롤스터의 어떤 선수가 가장 경계되나?
김대호 감독: 굳이 한 명만 꼽자면 아무래도 스맵 선수가 가장 위협적이다. 스맵 선수는 라인전 뿐만 아니라 한타 합류 등도 감각적으로 잘 한다. 불안정한 모습도 보이지만, 오히려 이게 긍정적 요인이 돼 변수로 작용할 때도 있다. 계산하기 힘든 동물적인 플레이 때문이다. 그러나 소드 선수가 ‘이기적으로’ 잘 마크해 줄 거라 생각한다. (웃음)
타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장 중요한 라인은 미드라인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칼(Ucal)선수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어떻게 플레이할지 기대도 하면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
소드: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 이후 많은 생각을 했다. 다만 그 생각이 상대 선수에 대한 생각은 아니었다. ‘나’에 온전히 집중했고, 나와의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못하면 나 자신이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다.
현재 KT롤스터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한 상태지만, ‘결승전’ 자체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오창종 감독: 사실 우리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한 번 해봤는데, 그보다 준우승이 더 많았다. 그에 대해 부담이 있었지만 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롤드컵에 진출한 상태긴 하지만, 우리가 2년 동안 우승을 못했는데 이번에 우승하려면 긴장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양 팀 감독의 결승전 예상 스코어를 알려달라.
오창종 감독: 개인적으로 3:1 승리를 점치고 싶다. 한 번의 승리로 기세를 타고, 준비한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지면 쭉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1패는 변수에 의한 패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김대호 감독: 모든 경기가 어렵겠지만, 첫 판을 잘 이끌어 간다면 3:0으로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아무래도 이런 승부 예측은 굉장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빌 수밖에 없다. 최선의 상황을 그려보면, 첫 판을 수월하게 따냈을 경우 오른 기세와 상대의 1세트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치고 3:0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 팀 모두 교체카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한 교차 전략은 어떻게 끌고 갈 예정인가?
오창종 감독: 시즌 도중 각 라인별로 선수들을 기용했었다. 좋은 결과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지만, 경기를 뛰어 봤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승전에서 상대 전략과 분위기에 따라서 충분히 교체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호 감독: 초비 선수와 레더 선수(그리핀의 미드라이너 선수) 각각 장단점이 있다. 상황에 맞는 교체 카드를 꺼낼 것이다. 다만 우칼 선수는 초비 선수가 계속 상대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
3주라는 준비 기간이 있었다. KT롤스터는 고동빈 선수가 없었고, 그리핀은 모든 선수가 유지된 상태였다. 양 팀 모두 3주동안 어떻게 결승전을 준비했나?
김대호 감독: 자유로운 분위기로 연습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메타가 정형화 단계를 지나 오히려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러 가지 전술을 준비하는 쪽으로 연습했다.
오창종 감독: 아시안 게임 3주 동안 스코어 선수가 없었지만, 러쉬 선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색깔의 전략을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결승전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스코어 선수가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귀국한 후 그 감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양 팀 모두 우승했을 때 감회가 남다를 듯 하다. 각자의 사연도 있고.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공약을 한다면?
스코어: LCK 결승에서 이기는 것도 ‘성불’의 방법이지만, 꼭 롤드컵에서 이겨서 ‘성불’하겠다. (웃음) 우승하면 빨간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겠다.
김대호 감독: 우승하면 정말 기분 좋아서 뭔들 못하겠는가. 무엇보다 LCK에서 우승하면, 롤드컵에서도 우승하겠다는 공약을 하고 싶다. LCK 팀들에게 져가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배운 것들을 합쳐서 LCK의 이름을 걸고 우승하겠다.
소드: 그동안 필수라고 생각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 있다. 우승을 하게 되면, 그를 계기로 다이어트를 꼭 성공시키겠다. (웃음)
그리핀은 정규 시즌에서 티모, 오리아나 등 과감한 픽을 선보였다. 이번 결승전에서 깜짝 픽이나 히든 카드가 있을까?
김대호 감독: 챔피언 이름을 특정할 수는 없다. 전략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깜짝 픽이나 깜짝 변수 같은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좋은 챔피언인데 쓰이지 않는’ 다양한 챔피언들을 연습해 보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어떤 챔피언이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KT롤스터는 이런 그리핀의 성향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어떤 대처를 생각하고 있나?
정제승 코치: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그리핀이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에 우리도 많이 준비했기 때문에, 상호간 깜짝 픽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양 팀 모두 아프리카 프릭스와 어떤 관계가 형성되고 있나? 어떤 요청 같은 것이 들어 왔다거나.
※ 참고: KT롤스터가 LCK에서 우승할 경우, 아프리카 프릭스는 자동으로 롤드컵에 진출하게 된다.
오창종 감독: 아프리카 프릭스가 우호적인 건 사실이다. (웃음) 그러나 다양한 많은 팀과 연습해야 도움이 된다. 혹여 아프리카 프릭스와 연습할 때에도 최대한 그리핀 스타일로 스타일을 바꿔 해 달라 부탁하고 있다.
김대호 감독: 아프리카 프릭스와 일정이 맞지 않아 연습을 하지 못했다. (웃음) 하지만 지난 경기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치열한 경기였고,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를 떠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스코어 선수는 얼마 전 다리도 다치고, 아시안 게임도 다녀왔는데 건강 상태는 괜찮나?
스코어: 사실 지금 감기 기운이 조금 있다. 그러나 금방 나을 것 같다. 다리도 걷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